이탈리아 가정식, 그리고 밤 마실
모든 게 완벽에 가까웠던 그 날, 좋은 하루에 나는 마음속 풍요로움을 느낀다.
조용한 카페에서 맛보는 핫초코 한 잔, 늘어가는 이야기, 이탈리아 가정식, 한강으로의 밤 마실, 돗자리 위에서의 맥주 한 캔.
음식을 남기면 혹 "맛이 없었는지", "입에 맞지 않았는지"를 걱정하고, 미안함을 느끼는 주인장이 있는 진짜 '가정식' 집. 먹는 이를 생각하며 배려하는 이런 곳에서의 한 끼 식사는 언제나 기분이 좋다.
봉골레 파스타가 맛있는, 하지만 저번보다는 조금 못했던, 그렇지만 다음에 또 가 봉골레 파스타를 시키게 될 그 곳.
비 온 뒤의 청량한 밤 공기는 기분을 정화시켜 준다. 단순히 "좋다."는 말로는 왠지 좀 부족한, 그런 기분 좋음.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는 땀방울을 씻어주는 시원한 바람이 기분 좋다. 그리고 그 기분 좋음을 느끼려 조금 더 걸어본다. 그 길에서 만나게 되는 멋진 야경에 감탄하고, 그것이 마치 날 위해 준비한 선물인 것처럼 괜한 고마움을 느낀다.
집에 분명히 몇 개씩이나 있는 돗자리인데, 조금 아깝다고 생각하면서도 잔디 위에 앉고 싶어 기분 좋은 사치를 부려본다. 각자 음료와 맥주를 마시며 조금 전 포장한 식은 피자 한 조각을 입에 문다.
잠시 돗자리 위에 누워본다. 눈을 감는다. 아, 정말 좋은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