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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일드랜드 Apr 17. 2017

#39. 천사들의 놀이터로의 캠핑 - 자이언 캐년 2일

꾸는 꿈이 아닌, 이루는 꿈!

오늘은 Lava Point 로 간다.






우리가 캠핑한 'South Campground' 는 자이언 캐년 캠핑장 중 가장 안쪽에 위치한다. 따라서, 화장실/물/쓰레기장 말고는 아무런 시설이 없으며, 보통 이런 캠핑장들은 예약을 미리 받지 않고, 그날 그날 선착순으로 입장을 시킨다. (솔직히, 맘 내키면 출발하는 우리같은 사람들에겐 이게 더 좋다. 별로 몇 달 전부터 스케줄 확정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의 브런치]






아침 7시에서 8시 사이에 (계절마다 다름) 체크인을 시작하고 선착순으로 입장하기 때문에, 전날 저녁에 가장 가까운 마을인 Hurricane 에 있는 Walmart 에서 노숙을 하고 새벽에 캠핑장으로 들어온 것.

[이미지출처 : google.com]






일단, 자리를 배정받으면 최장 14일까지 연속으로 캠핑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일정을 14일로 잡은 것!) 아예 살림을 꾸리고 눌러앉지 못하도록, 연속 14일 이상은 캠핑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며, 이건 대부분의 캠핑장이 비슷하게 운영된다. (이런 깊숙한 곳에 위치한 캠핑장들은 대부분 국립공원에서 직접 운영한다.)

[이미지출처 : nps.gov]






또한, 이 곳은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야 한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연간패스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격은 $80.

[사진출처 : nps.gov]






캠핑장은 그냥 산속에 텐트를 치는 유유자적한 분위기다. 이런걸 보다가 한국 캠핑장을 보면 돗대기 시장 같다.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의 브런치]






각 캠핑 구역에는 딱 2개의 시설만 있다. 불을 피우는 Fire Place와 피크닉 테이블. 뭐 이거면 충분하다.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의 브런치]






이런 깊은 산속에 위치한 캠핑장에는 보통 샤워실이 없다. 따라서, 직접 만들어서 운영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규칙은 샤워한 물을 바닥에 그냥 버리면 안된다는 것, 그래서 보통은 샤워실이 내장된 캠핑카를 끌고오는게 일반적이지만, 난 간이 샤워시설을 만들어서 사용했다.

[사진출처 : pinterest.com]






먼저, Solar Shower 라고 부르는 간이 샤워기를 구매했다. 팩에 물을 채워넣고 낮에 햇빛이 잘드는 곳에 두면, 하루종일 물이 데워지고, 그 열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유지를 한다. 이번에 처음 써 봤는데 생각보다 아주 쓸만하다. 해가 떨어진 뒤에 샤워를 했는데, 그때까지도 상당히 따뜻했다. (참고로 이 지역은 사막지역이라, 해가 떨어지면 바로 시원 내지는 쌀쌀해진다.)

[사진출처 : coleman 홈페이지]






나무에 매달아 놓으면 중력에 의해서, 전기나 가스 없이도 따뜻한 샤워를 할 수 있다. 100% 무공해, 무 에너지 샤워 시스템이 되겠다. (10불도 안한다. 대박!) 캠핑장에 따라서, 나무에 이런 Solar Shower 를 매달지 못하게 금지하고 있는 곳도 있다. 따라서, 반드시 캠핑장에 문의를 하고 설치해야 한다.

[사진출처 : coleman 홈페이지]






샤워한 물을 모으기 위해서, 애완동물용 풀장 패키지를 구입하고, ($35) 여기에 물이 차면, 따로 구입한 하수탱크에 물을 모은다. ($100)









이 탱크는 용량이 꽤 커서 (15갤런, 약 60리터) 1~2사람이 2주간 샤워한 물을 다 모을 수 있다. 따라서, 집에 돌아갈 때 한번만 물을 비워주면 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게 샤워시설을 운영할 수 있다.

[사진출처 : tote-n-stor 홈페이지]






오늘은 우리 캠핑장 반대편 쪽에 위치한 Lava Point 를 가본다. 우리가 위치하고 있는 South Campground 를 내설악이라고 한다면, Lava Point 는 백담사를 통해서 올라간 대청봉쯤으로 보면 된다. 그 깊은 산속까지 차량이 들어갈 수 있도록 도로가 뚫려있다. 차를 타고도 1시간을 넘게 가야하는 어마한 거리.

[이미지출처 : google.com]






어제 갔었던 Angels Landing 에서 등산으로 Lava Point 에 갈 수도 있다. 8시간을 계속해서 오르막을 가야하는 험한 코스이다. (아래 지도에 6시간으로 나온건 오르막을 계산하지 않은 것.)

[이미지출처 : google.com]






올라가는 길인 Kolob Terrace Rd 의 경치가 예술이다. 그냥 그림이다.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의 브런치]






산위로 한참 올라갔는데 갑자기 드넓은 평원이 펼쳐지고,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의 브런치]






그림같은 집이 나타난다. 저 집엔 누가 살까?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의 브런치]






Lava Point 바로 옆엔 Kolob Reservoir 라는 저수지가 있고,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의 브런치]






Lava Point 에도 캠핑장이 있다. 근데 여긴 달랑 캠핑자리 6칸만 있고, 물도 쓰레기통도 없고, 푸세식 화장실 2칸만 달랑 있다. 근데, 오~ 이게 진정한 캠핑장이라는 느낌이 팍 온다. 캠핑장에 사슴이 그냥 풀을 뜯고 있구나!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의 브런치]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캠핑장도 깊은 산속 옹달샘에 위치하고 있지만, 여긴 정말 태초의 자연인 것 처럼 글자 그대로 첩첩 산중에 위치하고 있다. 대청봉 꼭대기에 캠핑장이 있다고 보면 된다. 아니 백두산 꼭데기라고 해야 더 옳겠다.






다음번엔 물탱크를 제대로 준비해서 이 캠핑장에 꼭 와봐야 겠다. 문제는 달랑 6칸 뿐이고 선착순이라, 한시간을 차를 타고 여기까지 올라왔다가 자리가 없어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을 여러번 반복해야 할 듯.. 오늘도 혹시나 하고 자리현황을 봤더니, 당연히 6칸 모두 차 있다.


바람을 넣어서 사용하는 휴대용 쿠션을 펴서 누워본다. 그래.. 이러려고 온거지..


두시간 저러고 멍때리다가 도시락 까먹고 내려왔다. 끝.





자이언 캐년 여행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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