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는 꿈이 아닌, 이루는 꿈!
이번에 다녀온 캠핑은 캐년랜드 (Canyonlands), 오지 중의 오지다.
이 한 곳을 2주간 캠핑했다.
식수도 없는 곳이 많고, 대부분이 오프로드로 되어 있어서, 4륜 구동이 필수인 험한 곳. 왜 이런 데를 갈까? 그건 사람의 접촉이 드문,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시설도 전무한, 대 자연 한복판에서 절경을 즐기는 것. 그것을 꿈꾸는 캠퍼라면 이곳은 지상낙원이 될 것이다. 다음은 White Rim 에 위치한 Murphy 캠핑장.
캠핑장엔 아무런 시설이 없다. 단지 이곳이 캠핑장이라는 조그만 팻말과, 화장실 한동이 전부. 그냥 사막 한가운데 텐트를 치는 거다. (물론, 난 텐트를 치지 않는다. 차에서 잔다.) 아래 사진은 White Rim 에 위치한 Airport 캠핑장.
가다가 멋진 광경이 나오면 그냥 차를 세우고 누워서 경치를 감상한다. White Rim 투어 중, 경치가 아름다와서 아무데나 차를 세우고 누워버렸다.
캐년랜드는 그랜드 써클에 속해 있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고, 그랜드 써클 투어에서 빠지는 경우도 많은데, 그 이유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캠핑지이기 때문이다.
그랜드 써클은 미국 서부 사막지역에 위치한 유타(Utah) 주와 아리조나(Arizona) 주에 걸쳐있는 캐년들을 연결한 여행코스로, 그랜드 캐년, 브라이스 캐년, 아치스, 캐년랜드, 캐피탈 리프 등 5대 캐년을 말하는데, 보통 여기에 모뉴멘트 밸리, 엔텔로프 캐년, 홀슈밴드도 포함한다.
캐년랜드는 크게 3가지 지역으로 나뉜다. (Island in the Sky, The Needles, The Maze) 이 3개의 지역은 콜로라도 강과 그린리버 강에 의해서 나뉘어져 있고, (아래 사진의 파란색 선) 이것을 건너는 다리가 없으며, 대부분 오프로드로 되어 있기 때문에 각 지역을 오가는데 적게는 2시간에서 길게는 7시간까지 걸린다. 즉, 스케줄을 짤 때는 완전히 다른 여행지로 보고 짜야한다.
북쪽지역인 'Island in the Sky' 는 그나마 접근이 용이한 편. 포장도로를 통해 둘러볼 수 있는 절경이 몇군데 있고, 캠핑장도 있다. 다음은 이 지역의 대표적 뷰포인트인 'Grand View Point Overlook'.
하지만, 이 포장도로 구간은 하루면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구성으로 되어 있을 뿐, Island in the Sky 지역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100마일 (160킬로미터)에 이르는 오프로드 코스인 'White Rim' 투어를 해야한다. 다음 사진은 'Shafer Canyon Overlook' 인데, 절벽밑으로 'White Rim' 오프로드가 실선으로 보인다. 바로 저 길을 따라서 100마일 사막을 일주하는 것.
캐년랜드의 동남쪽 지역은 'The Needles' 라고 부르는데, 이곳은 훨씬 접근이 어렵다. 포장도로로 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고, 대부분의 구간이 오프로드로 되어 있기 때문에 4륜구동 차량이 아니면 접근조차 어렵다. 하지만 그 안에 놀라운 절경들이 숨겨져 있다.
이 지역은 입구에 있는 캠핑장을 제외하곤 식수가 제공되지 않는다. 따라서, 오프로드로 들어가기 전에 사용할 모든 물을 싸짊어 지고 가야한다. 아래는 이번 캠핑에서 사용한 물탱크로, 7갤런 (약 27리터) 짜리인 이것을 포함해서 총 100리터를 싸들고 들어갔다.
다행히 (?) 'The Needles' 대부분의 구간은 하이킹으로 걸어서 접근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 험한 오프로드 진입 없이도 대부분의 경치를 볼 수 있긴 한데, 어마한 길이 (주요한 포인트는 대부분 8시간 코스) 를 매번 겹치는 구간을 통해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입구는 같고 중간에 분기되는 식) 아주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하이킹으로 가 본 Squaw Canyon.
마지막으로 서남쪽에 위치한 'The Maze' 지역은 너무 험하고 어려운 지역이라서 이번에 갈 수가 없었다. 난 상당한 하드코어 캠퍼다. 더군다나, 이 캐년랜드 한 곳에만 2주간 캠핑했다. 그런데도 갈 수가 없었다. (그 이름처럼, 미로같이 구성된 The Maze 지역 사진. 아쉽지만, 이 사진은 직접 찍지 못했다.)
도대체 어느정도길래 나같은 하드코어 캠퍼도 못 갔을까? 첫째, 화장실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 직접 화장실을 가지고 다녀야 하며, 둘째, 당연히 볼일 본 것을 전부 수거해서, 지정된 장소에 버려야 하고, (즉 몇일동안 그걸 들고 다녀야 한다는 소리), 세째, 물은 당연히 없고, 네째, 매우 험한 오프로드라서 앤간한 차량으로는 접근조차 어렵고, 다섯째, 길이 험해서 Island in the Sky 에서 바로 옆인 이 지역으로 이동하는데만 7시간이 걸린다. 한마디로 오지 중의 오지이다.
이번 캠핑에 이용한 차는 소나타가 아니다. 소나타로는 Island in the Sky 극히 일부지역 밖에는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에, SUV 를 섭외해서 다녀왔다. Chevy Suburban Z71 4륜구동이다. The Needles 지역의 핵심 노른자위이자, 최상급 난이도의 오프로드 중 하나로 꼽히는 Elaphant Hill 에서 찍었다. Elaphant Hill 을 다녀오고 나면, 일단 일정 수준의 오프로더로 인정을 받는다.
시스템은 모두 그대로 이식했다.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달고, 뒷좌석을 모두 뜯어내고 매트리스를 깔고, 냉장고를 설치하고 배터리를 설치했다. 소나타 보다야 훨씬 넓었지만, 2열 시트가 분리도 안되고, 그렇다고 완전히 접히는 구조가 아니라서, 사실 그닥 넓은 느낌도 없었다. (소나타 트렁크에 들어갔어야 할, 냉장고 등 짐들과 전부 같이 매트리스를 깔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 다음 사진은 Elephant Hill 을 들어가는 진입로. 뒤에 설명하겠지만, 내 인생 최고의 경험이 되었다.
이제 본격적인 여행이 이어집니다.
왜 캐년랜드가 '바닷속으로의 캠핑' 인지는 다음회에서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