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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쌤 Sep 03. 2015

아직도 학교가 좋다

철부지 수학선생님의 좌충우돌 학교 이야기 Intro

"선생님, 그러고 학교 오면 교장한테 안 혼나요?"


중학교 때부터 친구들이 나에게 수학 문제를 많이 물어봤다.

내 설명이 이해가 잘 간다는 친구들의 말에 우쭐해지는 그 시간이 참 행복해서 수학선생님이 되어야지 라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아이들 앞에 섰다. 


후드티에 운동화 차림, 일주일에 한 번씩 바뀌는 매니큐어 색깔, 여전히 써클렌즈를 고집하는 26살의 여자사람.

아이들에게 나는 '날라리 선생님'이다. 후드티, 매니큐어, 써클렌즈는 학생들에게 벌점 부여 항목이다. 어느 날 한 학생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게  다가와하는 말.

"선생님, 그러고 학교 오면 교장한테 안 혼나요?"

자기는 선생님이  이러다가 잘릴까 봐 무섭단다.  선생님처럼 하고 학교에 오라는 충고를 남기고 나가는데, 정말 한참을 웃었다.


2013년 12월, 남중에서 근무하며 자존감 한창 높아지던 시절

아침마다 '너 정말 그러고 갈 거야?'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뒤로 한 채 출근을 한다. 

선생님 같은 선생님은 싫다.  

거기에다 수학선생님 같이 생긴 수학선생님은 더더욱 싫다.


가르치기로 마음먹고 아이들 앞에 서는 것 같아서. 

누군가를 가르치고 변화시키기엔

나도 아직, 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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