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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쌤 Jun 18. 2017

너넨 좋겠다, 공부만 하면 되잖아

올챙이 적을 잊은 개구리이야기  

지난 달, <아빠는 딸>이라는 영화를 봤다.

뻔한 내용이라 생각했지만 재밌는 장면들이 많아,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본 영화였다.


사춘기 딸과 아빠가 일주일 동안 몸이 바뀌게 되어

아빠는 딸의 인생을, 딸은 아빠의 인생을 살아보게 된다.

고등학생 딸의 인생을 살게 된 아빠가 모의고사를 보게 된다.

딸에게 "공부만 하면 되는데, 뭐가 힘들어"라고 하던 아빠였다.

모의고사를 잘 봐서 딸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고 싶었던 아빠는 밤새워 공부까지 한다.

그러나 시험결과는 딸의 점수보다 훨씬 떨어지게 된다.


그때 아빠는 생각한다.

 왜 공부가 쉽다고 생각했을까
나도 그 땐 그게 참 어렵고 힘들었었는데..

나도 암산이 안되서 손, 발까지 동원했던 때가 있었을 텐데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공부, 격달로 찾아오는 시험기간에 받는 스트레스때문에

신경성대장염을 달고 살았고

친구들과 생기는 오해로 인한 다툼으로 학교에 가기 싫었던 적도 있었고

좋아하는 연예인 오빠 생각에 잠못 이루기도 하고

사고 싶은건 많은데 살 돈은 없고.


지금 돌아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 그땐 인생의 전부인것 처럼 느끼며 고민하며 살았다.

그런데 자꾸 그 때를 잊고, 학생들한테 쉽게 이야기 한다.


너넨 좋겠다. 공부만 하면 되잖아.


경험해 보니 그거 별거 아니야,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야 라는 말이

잔인한 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그들이 사는 세상의 전부인데.


 기억해야 겠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올챙이 적 기억못하는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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