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내일을 산 자만이 알 수 있음을
3월 24일 월요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오토바이 운전자 박 모(33) 씨가 부업으로 배달일을 하던 중 싱크홀에 빠져 참변을 당했다. 지인들은 "주 7일 일하던 성실하고 좋은 친구였다"라고 입을 모았다. 싱크홀에 빠진 박 씨는 사고 18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3월 25일 화요일. 한종희(63) 삼성전자 부회장이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한 부회장은 TV 사업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성공한 샐러리맨의 대표'로 주목받았다. 재계는 물론 외신들도 그의 소식을 주요하게 보도하고 있다.
두 분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하루 차이로 유명을 달리한 두 사람의 기사를 접했다. 한 사람은 생계를 위해 부업으로 배달일을 하던 중 참변을 당했고, 한 사람은 대기업 삼성전자에서 부회장으로 사업을 이끌다가 별세했다.
두 사람의 비보를 접하며 많은 생각이 든다. 생존을 위해, 회사를 위해 '일'이라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들. 도로 위를 달리든, 사무실에 있든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살아갈 수 있는 우리들. 먼 나라에서 포격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희망을 간신히 붙잡고 살아가는 난민들. 모두 살아가기 위해 살기 위해 숭고한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생각한다.
반면, 그들은 어떤가. 영원히 살 것처럼 권좌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국민을 오도하며 통치하려는 자와 그 무리. 당연하고 상식적인 삶을 위해 하루 '일'을 마치고 거리에 나가 소리쳐야만 하는 국민의 마음을 그들은 알까.
오늘 두 분의 기사를 접하며 한 치 앞도 모르는 삶을 생각한다. 내일은 내일을 산 자만이 알 수 있다. 그러한 내일을, 오늘 떠난 이들이 도무지 만날 수 없는 그 내일을, 그토록 소중한 내일을 그들은 왜 파괴하려는 것일까. 아무도 내일을 살 수 없고 오늘을 약속할 수 없음을. 그래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하루가 절대 평범하지 않고 감사 그 이상임을 그들이 알길 바란다. 그 삶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