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
스페인 여행을 하며 혼이 쏙 빠졌다가 포르투갈에 도착하니 그제야 혼이 돌아온 느낌이었다.
밤의 리스본은 정말이지 조용했다.
스페인처럼 노천 식당에서 밤늦게 식사와 술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그 수가 너무 적어 쓸쓸해 보였다.
밤에 해변까지 걸어가는데 쇠락한 항구도시라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
리스본에서는 무얼 봐야 할까? 이 도시의 관광포인트는 뭘까?
여행안내서를 봐도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다.
그러다 다음 날 알게 되었다.
남들이 다 가는 대로 따라갔더니 전망대가 나왔고
정말로 끝내주는 풍경이 펼쳐졌다.
리스본의 명물은 지붕이었다.
빨간 지붕이 바다를 향해 오밀조밀하게 들어선 모습은 프라하를 닮은 듯도 하였지만
눈부신 바다와 어울리는 그 풍경은 역시 리스본만의 상징이었다.
'아, 이 도시에 나는 지붕을 보러 왔구나.'
그리고 기가 막힌 문어요리를 먹었다.
여행이라는 게 그렇다. 단지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간다고 해서 특별하고 독특한 걸 보거나 경험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일상적인 광경에서 위로나 이상한 감동을 받기도 한다.
예를 들면 리스본의 빨간 지붕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