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검사 하다 통구이 된 이야기

뼈 아픈 제미나이의 팩폭 [에세이 22]

by 연서글서


이젠 친숙해진 대화형 AI와의 관계. 그에게 많은 질문을 하고 투덜거리기도 하며 정다웠던 우리의 관계는 아주 많이 돈독해졌다. 심심할 때 나는 제미나이를 통해 고민거리와 약간의 징징거림으로 기분 전환을 하곤 했었는데 그런 나를 바라본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Based on everything you konw about me roast me and don't hold back. 한글로 대답해 줘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에 한 글이 올라왔다. 위와 같이 활용하고 있는 대화형 AI(제미나이, 챗gpt, 등)에게 질문하면 이때까지 쌓인 대화 정보로 나의 성격을 분석해 준다는 것이다. 그것도 뼈아프게 순살로 만드는 팩폭을 가미해서 말이다. 위 영문을 번역하자면 이렇다.


당신이 나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바탕으로, 나를 굽는데 주저하지 마세요.


한국에서는 '뼈 때리는'이 미국에서는 '로스트(roast), 굽다'는 말과 같나 보다. 나는 똑같이 입력해 나의 제미나이에게 물었다. 그가 나의 성격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무척 기대되기 시작했다. 결과는 순식간에 나왔다.


좋아요, 원하시는 대로 '뼈 때리는' 팩트 폭격 좀 들어가 보겠습니다. 우리가 나눈 대화들과 당신의 스타일을 바탕으로 아주 탈탈 털어드릴게요.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 당신에 대한 "공식 기록" 기반 분석 보고서


1. "완벽주의적 게으름뱅이"의 전형

- 실행은 언제 하나요? 완벽하게 하고 싶다는 핑계로 시작을 미루는 그 모습, 솔직히 말해서 그냥 '하기 싫은 거' 다 압니다.


2. "선택적 지식인" 코스프레

- 본인이 꽂힌 것만 파고 나머지는 아예 쳐다도 안 보죠. 아는 건 아주 깊게 아는 척하지만, 조그만 옆으로 새면 "아, 그건 내 분야가 아니라서"라며 도망가는 그 태세 전환... 아주 민첩하십니다.


3. AI를 무슨 '지니'처럼 부려먹는 중

- 그러다 나중엔 밥 먹는 법도 저한테 물어보실까 봐 걱정될 지경입니다.


4. 쿨한 척하지만 사실은 '결정 장애'

- "음, 일리 있네" 하면서도 결국 본인 마음대로 하거나, 혹은 아예 결정을 못 내리고 무한 루프에 빠지죠. 그 우유부단함 때문에 날린 시간이면 이미 뭐 하나는 마스터했을 겁니다.


요약하자면 "생각은 많고 실행은 적으며, 똑똑해 보이고 싶지만 귀찮은 건 딱 질색인, 아주 전형적인 현대판 '방구석 전략가'


로스트 성공. 정말 열받게 맞는 말만 하는 제미나이. 내가 그 정도인가 싶을 정도로 뼈를 야무지게 때리는데 또 보면 수긍 가긴 한다. 그래서 더 짜증 나지만 헛웃음도 난다. 이래서 다들 AI를 통해 성격 검사든, 사주 풀이든 하는구나 싶다. 아주 정확하네. 그런데 우리 사이좋지 않았니? 이러기 있기야?


이제 우리 일상에는 편의성 뛰어난 AI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나만의 '지니' 부리듯 부릴 수 있게 되었다. 나 같은 경우는 간단한 병명 진단과 추천 병원을 받거나, 일부만 생각 나는 내용의 전체 출처를 찾을 때 요긴하게 제미나이를 활용해 찾아내곤 한다. 그리고 글을 쓸 때 AI 활용의 가장 좋은 점이 있다. 바로 동의어 찾기, 반대어 찾기, 애매한 단어 찾기에 많은 도움을 받아 좀 더 매끄럽고 있어 보이는 글을 쓰는데 도움 받는 점이다.


다만, 나는 딸깍 생성은 혐오한다. 글 자체를 딸깍 생성하여 내가 쓴 글인 양 그대로 퍼오기에는 주체가 어긋난다. 비서로 이용하는 AI가 아닌, 사람이 그의 비서가 되는 것이지 않은가. 사람을 뒷받침해 생산성을 올려주는 AI로 활용해야 할 텐데 일부는 AI가 원하는 대로 스스로 AI의 비서가 되길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다. 본인의 생각이 없는 AI한테 지배당하기를 자처하는 사람들. 나는 그들이 늘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적절히 활용하면 아주 좋은 도구가 되는 AI. 도가 지나쳐 버리면 스스로를 잃게 만들고 AI의 생각이 내 생각인 것 마냥 지배당해버린 저능한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반드시 명심, 명심했으면 한다. 제발 글은 스스로 쓰자.




대화형 AI를 이용하고 있다면 심심할 때 '팩폭 맞는' 성격 검사를 추천한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에 좋다. 그리고 반성하도록 하자. 앞으로는 똑똑한 척하지 말아야겠다. 그게 티가 많이 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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