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얼마나 자주 읽으시나요

매일 하는 독서, 매일 쓰는 브런치 [에세이 21]

by 연서글서


책은 읽지 않지만, 작가는 되고 싶은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가 정상인 것일까?라는 화두를 먼저 던지고 시작해 본다.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조용하지 못했다. 온 주변 사람들에게 광고를 하고 다녔다. "저 브런치에서 글 쓰고 있어요. 올해 기필코 정식 책 출간을 노리고 있어요." 지인들은 모두 축하와 응원을 해주었다. "점심시간에도 책 읽는 연서는 글을 참 잘 쓸 거야."라는 반응이 대체로 많았었다.


나는 회사 점심시간 1시간 중 반은 독서하며 보낸다. 병렬 독서를 지향하는 편이어서 출·퇴근길에는 이북 리더기로 전차책을 읽고, 점심을 먹고 난 후에는 불 꺼진 사무실에서 독서등을 켜고 따로 비치해 둔 책을 읽는다. 퇴근 후에는 그때그때 끌리는 책을 방에서 꺼내 식탁에 앉아 읽고(책상이 있긴 한데 읽을 자린 없다), 주말에는 책을 들고 카페로 나가 읽는다. 나는 늘 책을 곁에 둔다.


나의 책 읽기는 브런치북 연재 『집책광공 사유독서』를 통해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매주 일요일 미리 선정한 책 한 권을 완독 후 독서리뷰를 남긴다. 이를 활용해 일주일 최소 1권의 책은 어떻게든 읽고 있는 중이다. 요즘은 브런치 독서클럽 라이브 독서도 이용한다. 그렇게 다독의 흔적을 자랑삼는다.



2025년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 종합 독서율은 38.5%, 10명 중 6명이 1년에 책을 단 1권도 읽지 않는다고 답했다. 심지어 종이책 비율은 28.8%이다. 종이책과 전자책을 읽는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오디오북 독서는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를 보인다. 특이한 점은 독서 인구가 줄어듬과는 달리 역설적이게도 누구나 글을 쓰려고 한다. '모두가 말하고 싶어 하지만,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는 시대'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말만 할 줄 알고 듣지는 않는 사람, 떠오르는 모습이 있을까? 책을 읽지 않으면 꼰대가 된다고 했다. 요즘은 '젊꼰(젊은 꼰대)'들도 엄청 많아졌다. 꼰대력은 이제 나이 든 사람들만의 산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가 꼰대가 되어 가고 있다. 자신의 생각만이 옳고 한 우물에만 빠져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정보의 바닷속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짜' 세계는 점점 더 옹졸하게 좁아진다.


올해에는 반드시 독후감 공모전에 참여하기 위해서 협성 독서왕 2025년 수상작과 심사평을 찾아보았다.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에 특이한 점이 하나 있었다. 모든 심사위원들이 언급한 부분으로, 책을 읽지 않고 AI를 통해 만들어낸 '가짜' 이야기 그대로 가져다 공모전에 제출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심사평을 보는 내가 다 부끄러웠다. 읽지도 않은 책에 대한 독후감을 도대체 왜 제출한 것일까? AI를 활용해 글을 쓴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그러셨나요?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본 내용이 떠오른다. 한 글자씩 가린 출판사 이름을 나열한 저격글로 AI가 만든 딸깍 출판물을 내는 출판사라는 타이틀을 적시하며 불매하겠다는 내용인 것으로 기억한다. 웹소설, 웹툰을 넘어 일반 저서 출판계에도 AI 생산의 작품들이 많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AI 딸깍으로 써진 책이라니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가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고 있는 사람으로서, 사람이 오랜 시간 집필해서 쓴 양질의 글이 모여 책이라는 가치를 부여받을 자격이 있으며 저자가 되기 위한 출판은 목적과 수단이 뒤 바뀐 정말 잘 못 된 것이라 생각한다. 보여주기 식은 결국 허상 밖에 남지 않는다.


책은 읽지 않지만 글을 쓰려는 사람이 많아진 이유에는 AI가 한 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읽지 않고 쓰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노력 없이 쓴 글을 타인이 읽어 주기 바라는 것은 엄청난 욕심이라고 말이다. 사람이 쓴 책을 읽고 습득해 자신 만의 글쓰기를 익혔으면 한다. 그런 고로 나는 책 한 권 완독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책 읽기에 완독이 필수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나는 가볍게 읽다 마는 것이 아닌 정독을 하며 한 권을 완독 했을 때의 그 성취감을 느껴봤으면 한다.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의 도파민은 오래도록 남는다. 휘발되지 않는다. 언제고 다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계속 되살아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독서 공유(Text-Hip) 열풍으로 1년에 책을 1권 이상 든 20대가 23년 대비 0.8%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 독서량은 2.4권 밖에 되지 않는다. 거꾸로 보면 1년에 3권만 읽어도 평균을 넘어서는 것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얇은 책, 쉬운 책, 읽고 싶은 책, 유행하는 책으로 시작해 독서 인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출판계가 유래없는 호황을 맞아 진짜 사람이 쓴 책들이 각광받는 시대가 되었으면, 그중 하나가 나였으면 좋겠다.




나의 생각을 나열해 글을 쓰려고 하니 자꾸 이리저리 튄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생각을 정리하고 절제하며 쓰기란 수행에 가깝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고민해 쓴 글이 완성되는 기쁨이 크다. 이만큼 쓰기까지 오래 걸렸지만 성취감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비록 발행 시간이 늦어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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