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으르 오르려 원자력병원 건너편 '공릉산백세문'을 통과하여
한시간 남짓 올라가면 백사마을 갈림길이 나온다.
백사마을, 중계동 104번지라 그렇게 불리운다
60년대 청계천 고가도로가 건설되면서 이주한 철거민촌으로 시작된 마을이면서
이제는 다시 재개발로 밀려날 위기에 있는 곳이기도하다.
산에서 내려오면서 바라도 보이는 마을은 서울의 어느한동네와 다르지는 않다.
멀리보이는 교회의 십자가탑이 그마을에서 제일 높아보인다
재개발 계획이 시작 되었는지 문이 굳게 잠기고
사람의 왕래가 없었던듯
썰렁하기만하다.
동네 골목골목에는 어린 개구장이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그골목은 막힐듯 다시 이어지며 낯선이의 발자국 소리가 반갑지 않은지
집집마다 강아지소리가 시끄럽다.
그를 말리는 주인 할머니 소리가 괜히 미안하게 느껴진다.
여전히 정돈된 안마당은 몇십년 정든 집을 떠나야하는 주인어르신의 근심이 묻어 나온다.
비틀비틀 비탈길에 이제는 아이들마져 보이질 않고
그리움이라도 남기고 가려는 나그네는 그들의 고단하고 애절한 삶에
사치스러움을 숨길수 없어 얼른 자리를 피하고 만다.
한겨울 부지런히 연탄을 옮겨다 나른 리어커는 한쪽 모퉁이에 나란히 봄을 기다리고.
간판이 없어도 무슨 가게인지 아는 동네 사람들은
같이 살아온 가전도구들의 내구성을 이곳에서 연장 시켰을것이라는...
이제 정겨움이라기 보다는 을씨년스럽게 변해버리는 골목이라.
사진을 찍고 나오는 내모습에 내가 놀라버린다
멀리 아파트의 지붕과 이집의 지붕 색깔은 왜 똑같은 붉은색일까
잠시 궁금해하다가 어릴적에 어머니손에 빼어진 이빨을 던진 곳이
저런 지붕이었다는것을 생각해낸다.
봄맞이 준비를 하는 몇몇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그나마 이곳이 아직 살고 있는 마을이구나 보여준다.
잠시 가야할길을 잃은 나그네에게 배낭을 맨 모습을 알아채시고는 산에 오르는 길을 알려주시는 어르신에게
아버지의 야윈 어깨가 슬쩍 보였던것같다.
서둘러 길을 재촉하고 마을 뒷산을 빠져 나와 다시 불암산 능선에 함류한다.
정상부근은 사암으로 이루어져 북한산 만큼이나 험하다는데
이제는 계단으로 오르막을 만들어놔서 산을 망쳐놓았다는
사람을 뒤로하고 계단을 오른다.
때론 고단하고, 힘들어도
같은 서울안에 몇정거장 안가서 이런 좋은 경치가 있고 오를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