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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연 Oct 05. 2020

내가 개를 키울 줄이야

05 소란함은 나의몫


우리 집 거실 테이블 네 다리, 거실의 바닥, 케이블 전선과 다양한 케이블 머리들은 바다의 입질로 인해

본연의 날것으로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주말 아침잠 음미하고 싶은데 소란한 소리에 잠을 깼다.

거실로 나가보니 남편이 화가 나있다.

“그렇게 교육을 시켰는데 바다가 또 입질하잖아..”


아이를 낳고 배부르고 등따슨 아이가 이유 없이 울 때 울음의 의미를 알 수가 없어 육아서적을 거짓말 더해 100권쯤 읽었다. 요즘은 알 수 없는 바다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어 반려견 책들을 본다.

얼마나 읽으면 너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


바다가 우리 집에 오고 나서 남편과 나는 강아지 관련 동영상 수십 편을 보았다. 훈련사는 강아지를 교육할 때 화를 내지 않고 꾸준하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똑같다.

 “꾸준하게 차근차근 포기하지 말고”

아이를 성내지 않고 평온한 마음으로 가르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 아이를 가르칠 때는 저 애가 상무님 자식이다 라고 생각하며 가르치라고 할 만큼 내자식 가르치기는 참으로 인내가 필요한 일이다. 그렇게 육아 서적을 보았건만 책 보는 그 당시만 아이들에게 적용하고 시간 지나면 그때 다짐 어디로 갔는지 다시 이전의 내가 되어 있다.

아이들의 훈육은 선생님에게 맡기고 엄마는 따뜻한 사랑만 줘야 하는 존재, 무의식 속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모습 이어여 한다는 법륜스님의 말씀에 아이의 문제집 벅벅 찢었던 내 모습을 반성하며 엄격한 엄마의 모습은 지워버렸다. 강아지를 교육하면서 오버랩되는 나의 미숙했던 육아가 혹여 아이들에게 상처로 남은 건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사랑하는 마음은 알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내 사랑들. 마음 둘 곁이 필요할 때 엄마가 생각나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어찌 됐든 남편이 집중하여 강아지 교육 영상을 시청한 만큼 부디 실전에 응용하여 나의 아침잠을 지켜주기를 바라며 나는 남편도 포기하지 않았다.



강아지가 입질할 때

강아지가 입질할 때 “악”이라고 짧고 굵게 소리를 내며 강아지가 있는 공간에서 나온다. 10분이 지나고 나서 강아지에게 돌아간다. 입질할 때마다 이 방법을 사용한다. 점점 입질하는 횟수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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