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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랑연두 Jun 05. 2024

(스웨덴 운전면허) 테스트 수업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잘 안 되네

처음 갔던 운전학원의 수업 시간이 내 스케쥴이랑 잘 안 맞아서 근처의 다른 학원에 테스트 수업을 받아봤다.


테스트수업은 감독관처럼 방향을 지시하면서 운전자의 운전실력을 평가하는 모의고사 느낌의 수업이다.


첫 번째 학원에서 할 때는 머리로는 룰을 알아도 응용이 안 되는 수준이라서, 그냥 수업하듯이 알려주는 수준이었고, 이번에는 룰은 아는데도 여전히 몸에 베지 않아서 애매한 수준이었다. 시험 볼 때보다 조금 더 잘했던 것도 있고(신호등 없는데서 좌회전) 더 이상하게 한 것도 있고(라운드어바웃) 똑같이 못 한 것도 있었다(고속도로에서 가속).


이게 모르는 길로 가서 길을 찾기 시작하면 속도 보는 걸 놓치고 속도에 신경 쓰다 보면 어디로 가야 되는지를 까먹는다. 그리고 규정속도가 40이면 37-8로 가라는데 오르막 내리막이 조그만 있어도 금세 41이 되고 32가 되는데 조금 넘으면 넘었다고 뭐라 하고 낮으면 낮았다고 뭐라고 하니까 너무 힘들다. 규정속도보다 1도 넘으면 안 된다면서 천천히 가면 또 천천히 간다고 뭐라고 하니 속도를 엄청 민감하게 신경 써야 한다. 주위 차들 보면 당연히 내리막에서는 조금 넘기도 하니 어느 순간 규정속도 맞춰서 가는데도 추월당하고 있고.. 한국에서 운전하듯 속도를 그냥 흐름에 맡기고 싶은데 "1km도 가속은 안 된다"니 실기 합격하고 싶으면 지키는 수밖에.


그리고 고속도로 들어갈 때..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시험 보는 지역은 대부분 진입로가 다 오르막이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충분히 액셀을 밟았다 생각해도, 생각보다 속도가 많이 올라가지 않더라. 이번에는 심지어 들어가기 전부터 속도 빨리 올리자!라고 마음먹었는데도 느리다고 지적을 받았다.


아무튼, 끝난 다음에 강사의 평가. 안전하게 운전하는 건 알겠다. 좌우 잘 살피면서 잘 간다. 근데 오른손 법칙이나 라운드어바웃, 고속도로는 좀 룰을 더 따를? 필요가 있단다. 그리고 맨날 듣는 그놈의 "계획(planerings)"을 좀 더 할 필요가 있단다. 계획을 잘하는 건 어디로 가려고 할 때 가는 곳에 맞춰서 차선 변경하고 잘 깜빡이 켜고 방향 바꾸고 등등을 미리 대비해서 진행하는 걸 말한다. 지금도 아예 못 하는 건 아닌데 한 40퍼센트 정도라며.


그리고는 나보고 어떠냐고 물어본다. 내가 느끼기에는 사실 잔실수들이 좀 있어서 아직도 좀 더 여기 운전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어 보였다. 그래서 완벽하진 않아라고 답했던가.. 그랬더니 얼마큼 수업이 필요한 거 같다며 역으로 물어보네. 벌써 어찌어찌 4번 수업+시험 1번까지 5번이나 타본 거라. 더 많이 돈 쓰긴 싫은데 그렇다고 애매하게 봐서 떨어지고 싶지는 않아서 한 3-5번이라고 하니까. 3번 보는 것도 괜찮은데 시험 보는 날 2번 더 받아서 5번을 받으면 완벽할 거 같단다.


상술이라 생각되긴 했지만 좀 더 자신감 있고 익숙해진 상태에서 시험을 보고 싶어서 그냥 5번을 결제하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내일 1번, 일요일 2번, 월요일 2번 수업받고 시험 보러 간다. 비록 감독관은 학원은 비싸니 그냥 옆에 타서 보는 것만 해도 괜찮다 했지만 말이다. 사실 어제는 지인분께 너무 감사하게도 차를 빌려서 그 일대만 2시간 반동안 구석구석 몰아주셨다. 덕분에 신호 없는 교차로 가는데 좀 더 감이 생기고 어느 정도 자신감도 생겼다. 하지만 예상한 길과 다른 길로 가니까 또다시 어버버 했다. 한두 번 더 하고 바짝 정신 차려서 시험 볼 수도 있지만 그냥 수업료를 더 써서 평안을 찾아야겠다 싶어 졌네.


인간적으로 이 정도 했으면 붙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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