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lieCosmetics #카일리제너 #솔드아웃마케팅
온라인 판매 시작 1분 만에 수십 만 개 제품을 완판했고, 립스틱 컬러마다 솔드아웃 싸인이 내걸린다. 매장 하나없이 오로지 온라인으로, 불과 19살인 소녀 카일리 제너가 이뤄낸 성공 실화다. 단순히 스타 마케팅과 팬덤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 묵직한 성공에 한국의 언니 뷰티 브랜드들이 주목해야 하는 이유.
대박(wildly successful)의 기록
이 성장률 실화냐?
평균 연성장률 25%(WWD 추정).
2016년 7월 론칭 후, 18개월만에 $420,000,00 매출.
2022년까지의 예상 매출은 무려 100억. 바비 브라운도 무려 25년 걸렸다는 전설의 매출액
죄송합니다, 솔드아웃입니다
$29달러짜리 Kylie LIP Kits를 시작으로 Kyshadow, Kyliner에 이르기까지 연이은 솔드아웃 행진. 2016년 7월 론칭한 아이섀도 팔레트의 경우, 론칭 1분만에 웹페이지를 다운시키며 솔드아웃. 참고로 각 컬러는 무려 30만개씩 제작한다. 그럼 도대체 몇 개를 판거야...?
사장님이 유명해요
그 유명한 카다시안네 집안의 막내딸. 론칭 당시인 2016년에는 불과 18살. 2017년 <FORBES>의 '30 under 30'의 RETAIL&ECOMMERCE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는데, 심지어 그해 수상자 중 유일한 십대였음. 얼마전 충격적인 비밀 임신 소식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는데, 출산 후에는 아마 더 유명해질듯.
매장? 없어요. 온라인only 수익 모델이라 더 짭짤
오프라인 매장은 없다. 인스타그램 계정 @thekylieshop으로 홍보하고 연결되는 웹사이트 kyliejennershop.com에서 판매하는 게 전부. 뉴욕,LA,시카고 등에서 총 7개의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팝업스토어의 운영 기간마저 '제품이 다 팔리면 닫습니다'였다. 그러니 팝업스토어가 열때마다 수천명이 줄을 설 수밖에....심지어 전용 생산 공장도 아직 준비하고 있는 중이란다.
Super-Fan과 함께 만든 Super-Sales
1. 안달나게 하니까, 갖고 싶어졌다
카일리 코스메틱은 유통 채널을 하나로 줄임으로써 의도적인 '병목현상'을 만들었다. 그로 인해 야기되는 소란과 불평들이 뉴스가 되고, 접속 폭주로 인한 사이트 다운이나 솔드아웃 소식은, 뜻밖에 '미투metoo' 쇼핑욕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제가 되었다. 어렵게 얻어낸 제품인만큼 선취득자들의 품질에 대한 과한 갈채가 이어진 것은 부가적 이득이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쟁취해서 얻어낼만큼 가치있는 제품이었노라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해주었다. 좋은good 제품이 어느새 더좋은better 제품으로 변모하는 순간이었다.
2. 제품력의 비밀은 “플레인 고져스plain gorgeous”
대단히 특별하지는 않지만, 갖춰야 할 것은 다 갖췄다. 립컬러의 경우 Highly-pigmented, 즉 색소를 듬뿍 넣어 발색력과 지속력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매트 립스틱은 매트하게, 메탈릭은 번쩍이게, 크림 립스틱은 유연하게 발리게 했다. 성분에 대한 언급? 컬러의 영감? 그런게 왜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조차 없었다.
컬러 구성에 있어서도, 특이한 컬러를 추가하기보다 '아닌' 컬러를 빼는 전략을 폈다. 결과적으로 Lip kits의 모든 컬러는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모두 갖고 싶은 컬러들로 구성되었다. 안사본 사람은 있어도 하나만 산 사람들은 없게된 중요한 이유라나 머래나.
3. 온라인 유통을 위한 영리한 "어포더블 프라이스Affordable price" 플레이
리퀴드 립스틱과 립라이너 2종으로 구성된 Lip Kits의 $29. 리퀴드 립스틱 4개가 들어있는 리미티드 에디션은 $40. 주 소비층인 10대, 20대 소비자들이 $33짜리 디올글로우나 $37짜리 아르마니 립스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느끼는 건 당연한 일. 배송비가 비싼 미국 시장 특성을 고려, $50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무료 배송 정책을 펼쳤다. 온라인으로 밖에 주문할 수 없으니, 자연스럽게 두 개 이상의 제품을 장바구니에 넣게 되었다.
4. 불친절하니까 쿨하다
온라인 only 브랜드이면서, 건방지게 모든 판매는 final이다. 심지어 교환 및 환불, 중간 취소도 불가하다. 얄짤없음. Kylie의 패션 뷰티 노하우 및 제품 론칭/리스톡 정보를 알려주는 어플리케이션은 유료로, 한달에 $2.99나 내야한다. 그래도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는다. 잘나가는 카일리 코스메틱이니까.
5. 시행착오도 공개하는 소녀 브랜드의 흥미로운 성장 드라마
처음부터 완벽한 라인업을 갖추고 시장에 나오는 성년 브랜드보다는, 미성숙한 소녀 브랜드가 커가는 걸 지켜보는 게 더 뿌듯하기 마련. 립키트 단일제품으로 시작했지만, 조금씩 카테고리를 추가해가는 것도 현명해보인다.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피드백은 SNS를 통해 받고, 중요한 지적은 카일리가 아마도 직접 언급하고 정중하게 사과하고 빠르게 교체한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이 배송이 늦거나 분실사고가 잦다고 지적하자 '눈에 띄게 만든 배송박스로 인해서 나쁜 사람들이 중간에 훔쳐가서 분실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공표하고, 배송박스 디자인을 튀지 않게 바꿨다. '짝퉁' 제품이 유통되자, 인스타그램에 직접 가짜 제품 사진을 공개하고 판별법을 알려주니, 사람들은 이 인기많은 제품을 더 소유하고 싶어했다.
6.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은 비결은 ‘진솔함’
카일리 제너는 이미 트레이드 마크인 통통하고 매력적인 입술은 ‘의느님’의 힘을 빌린 립-필러 시술의 결과임을 밝힌 바있다. 사춘기 시절부터 얇고 작은 입술이 불만이라 이것저것 다 해봤지만 무용지물이었다고 솔직히 터놓았다. 사람들은 그녀 특유의 솔직함, 그리고 소녀처럼 다정하고 친밀한 화법을 사랑한다.
카일리코스메틱의 인스타그램과 웹페이지는 한결같이 '1인칭 카일리 화법'을 사용하고 있다. 제품이 품절되어 매우 미안하며, 언제까지 입고될 거라고 얘기하는 주인공은 카일리다. 동영상으로 신제품 출시 전 티징 메시지를 들려주는 것도 카일리이며, 자신의 팔에 직접 발색력 테스트를 해보이기도 한다. 공장에서 제품 생산을 확인하는 약간은 연출인듯한 모습까지 리얼하게 공개하고 있다. 심지어 개별 배송 상자 안에는 동글동글 예쁜 손글씨로 쓴 카일리의 엽서도 들어있으니, 슈퍼팬들이 열광한다. 다이렉트-투-커스터머 세일즈의 열쇠는 개별적인 친근함이라는 걸 이 무서운 십대 소녀가 증명해 보이고 있다.
7. 안궁금이었는데...자꾸 떠드니까 궁금해졌다
카일리 코스메틱은 품절 제품의 입고일을 알리는 '리스톡Restock' 뉴스를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는 최초의 브랜드다. 사실 리스톡까지 걸리는 시간은 2~3일에서 길어봤자 일주일 내외로 그리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리스톡은 인스타그램 상에서 '공유'할만한 가치있는 '뉴스'가 되곤했다. “그거 알아? 솔드아웃되었던 카일리 제너 립스틱 있잖아, 그게 오늘밤에 다시들어온대.”라는 식. 누군가의 인스타그램에서 '리스톡'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카일리 코스메틱을 알게되었다는 간증은 더이상 셀 수 없을 정도다.
카일리 코스메틱 인스타그램 운영의 비결은 이처럼 끊임없는, 하지만 어제와 다른 '수다'에 있다. 새로운 컬러가 나오고, 새로운 포뮬러가 나오고, 계속 품절이 되고, 언제 채워지는 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패키지가 바뀌면 왜 바뀌는지, 할인을 하면 왜 해주는지(자신의 생일에 맞춰 할인을 겸한 기부 프로모션을 진행했다)도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화장품의 미래는 '맞춤 화장품customized beauty'에 있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 하지만 그전에 소비자와 좀더 가까운 사이가 될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정중하고 젠척하는 화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8.SNS는 홍보가 아닌 판매의 창구라니까!
카일리 코스메틱이 증명한 것은 한마디로 "SNS를 통해 팔기에 최적의 카테고리는 메이크업"이라는 사실이다. 사람을 끌어모으는 것도 어렵지 않고, 파는 건 더 쉽다. 가격도 적정하고, 눈깜짝할 사이 지나가는 트렌드의 속도에 맞춰 판매할 수 있으니까. 적절히 소량만 생산해서 치고 빠지는 'Go Fast' 전략을 시도해볼 수도 있다. 물론 몸집이 큰 기성 브랜드에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신규 브랜드라면 인스타그램과 쇼핑몰을 밀접하게 결합시키는 판매 전략을 펼 수 있을 것.
그런데 이와중에 궁금증 하나. 한국 화장품의 양대 산맥인 A사와 L사는 왜 아직도 메이크업 아티스트 또는 스타 메이크업 브랜드를 구상하지 않는 걸까. 전세계가 기다리고 있는데....
9. 내가 납득할 수 있는 CSR 마케팅을 부탁해요
흔한 화장품 사회공헌CSR은 구매 금액의 일부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지구 반대편 어린이에게 전해지고, 사막화가 진행되는 이국땅에 나무를 심는데 쓰인다는 것들이다. 카일리 코스메틱의 기부 캠페인인 'SmileTrain'과 'TeenCancer America'의 가장 큰 특징은, 기부 혜택을 받는 당사자들이 타겟 소비자들인 십대라는 점이다. 자신의 주변에 있을 수도 있는 십대 암환자들을 도울 수 있으며, 어려운 친구를 직접 추천할 수도 있다. 십대 시절 유독 강해지는 연대의식(peer relationship)을 적중했다는 것은 해마다 커지는 기부금 액수가 증명한다. 카일리는 자신의 생일날이면 세일을 시작하고, 판매액의 일부를 기부하도록 유도하면서, 일정 금액 이상 구매/기부시 멋들어진 파우치를 나눠주며 독려한다. 슈퍼팬들이 열정적인 조공으로 그녀의 착한일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
10. 기대되는 장차의 오프라인 전략
카일리는 언젠가는 온라인 only 전략을 거두고 '매스' 브랜드로 가겠다고 공언한바 있다. 하지만 그 또한 백화점 입점이나 세포라 한구석을 채우는 선택이 아닐 것임은 분명한다. 얼마전 카일리 코스메틱이 ‘Kylie 트럭’이란 명칭에 대한 법적 사용권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추측과 기대가 뜨겁다. 과연 푸드트럭처럼 움직이는 화장품 매장이 탄생할 것인가 아니면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유통 채널을 창조할 것인가. 목을 빼고 지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