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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하영 Dec 28. 2016

사연 있어 보이는 얼굴에 끌리시나요?

연애에 서툰 당신에게 보내는 작은 선물

연애를 실패하는 사람들을 본다.
참 많이 본다.

아... 실패라는 말이 다소 부정적으로 들린다면..
음... 조금 서툰? 이라고 하면 조금 나으려나?? ㅎㅎ

나의 연애 역사는 그리 깊지도, 길지도 않으나 참으로 다행하게도 착하고 다정한 남편을 잘 골라잡아 햇수로 4년, 내년이면 5년을 알콩달콩 햄볶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나름 사람보는 안목이 있는 것으로 셀프 평가해본다 ㅋㅋ 막 내맘대로

내가 20대 때엔 지금과는 사뭇 달라 참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또 하고 미련하게 굴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무의식적으로 끌렸던 남자상에 일단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

20대 초반의 여성들을 보면 대개 말이 없고, 나대지 않으며, 결정적으로 뭔가 사연있어 보이는 듯한 남자에게 끌린다.
여기서 키 포인트는 바로 사연 있음직한 얼굴!! 이다.

음... 연예인을 예로 들자면...
아.. 이 사람이 연예인이라고 부르기엔 뭣하기도 하지만 여튼 얼굴이 많이 알려져있으니 예로 들자면

허지웅이 그러하다. 먼지웅 죄송^^;;
그리고 강신주(거리의 철학자라고 불리는 사람)

아 그러고 보니 둘 다 이혼을 했다^^;;

나 역시 그랬었다.
그러나 그 사연있어 보임이 사실 불행의 씨앗임을 알게 된 이후엔 얼굴에 나 사연 있어!! 라고 써 있는 사람들을 부러 피해왔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배제가 옳은 것이었음을 매일 확인하며 살고 있다.

사연 있어보임이란 나의 언어로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뭔가 엄청 어려운 환경 속에서 (부모의 이혼이나 재혼, 파산, 때론 자신의 이혼 등 ) 상처받았던 경험이 고스란히 얼굴에 드러나있는 얼굴을 말한다.

여성들은 이런 남성들을 보면 그들이 겪었을 불행의 깊이를 가늠해보며 그들을 그 불행의 늪에서 단 1cm라도 끌어올릴 수 있는 구원자로써 자신을 상정해본다.

그저 안쓰럽고 불쌍하고 뭐라도 있음 가져다주고 싶은 연민을 느낀다. 그리고 그것이 사랑이라고 착각한다. (음.. 일종의 자기효용성이랄까? 그에게 쓸모있어 보이는 자신이 막 그려지는 것이다) 자신을 엄청난 이해심과 자비로움을 가진 사람인 것으로 막 진짜 막 심하게 착각한다. (안타깝게도 몇몇 나쁜 남자들은 그녀들의 이러한 착각을 나쁘게 이용한다)

그래서 그에게 뭐든 도움이 되고 싶고 그에게 나라도 있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에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련을 놓지 못한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자주 그러하듯 그 사람을 사랑했던 이유때문에 이별 또한 그 이유로 하고 만다.

대개 사연 있는 얼굴은 당사자가 그 문제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아직도 불행하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며 해결할 가능성은 미정이라는 것이다.

불행한 환경이나 경험들이 자신을 망치지 않도록 가만있지 않는 경우, 그래서 뭐든 해보려고 노력하는 경우는 그래도 괜찮은 경우다. 그러나 이런 경우의 사람들은 그렇게 사연있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지 않다.

때론 활기차고 철없어 보이기도 하며 가벼워 보이기까지한 이들이 몇 번 만나 이야기 나누거나 문득 비치는 얼굴에서 삶의 고단함이나 연륜, 지혜가 묻어나올 때 우린 이 사람 뭐지?? 내공이 대단한데! 란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은 이런 이들이 진짜 자신의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거나 이미 벗어난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

이 또한 예를 들어본다면
이승환
신동엽
이경규

흠.. 약간 애매한 사람은 김구라, 김장훈?? 뭔가 내공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안쓰럽고. 애매하게 양쪽에 한다리씩 걸치고 있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물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음으로써 불행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불행의 고리를 끊는 일은 결국 개인의 몫이라는 것이다. 애인이나 배우자가 그 역할을 완전히 대신해줄 수는 없다.

때론 감당할 수 없는 환경이나 불행들로 아무것도 시도해보지 못한 채 완전히 압도 당한 사람들을 본다. 나 역시 그랬던 적이 있다. 그 불행이 모두 그들의 잘못이라는 것은 아니다. 우리 중 그 누구도 부모를 선택할 수 없으며 자신에게 벌어진 모든 일들에 100퍼센트 책임이 있지는 않다.

그러나 결국 그 일들을 감당하고 이겨내는 것은 각 개인의 몫이라는 것이다. 슬프고 안타깝게도 말이다. 지옥을 경험하는 삶 중간 어디쯤에서 배려심과 이해심이 마치 마더 테레사와 견줄 정도인 연인이나 배우자를 만난다면 그 또한 그의 복이겠다. 하지만 우리는 나이 들어감에 따라 자신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임을 알게 된다. 깊은 슬픔을 간직한 누군가를 그저 지켜보는 것은 달콤하고 로맨틱할 수 있겠으나 그런 사람과 엮여 연애나 결혼 생활은 하는 것은 때로 썩은 동아줄을 잡고 같이 몰락하는 길일 수 있음을 말이다.

그래서 대개 사연 있어 보이는 얼굴의 사람들에게 관심 갖는 이들은 20대 초중반의 여성이거나 나이가 있어도 연애 경험이 많지 않은 여성일 경우가 많다.

음.. 같은 이유로 20대 여성들은 별거중라는 혹은 이혼을 앞두고 있다는 유부남의 타켓이 될 가능성이 높다.

건강한 몸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 더 우선되어야 할 것은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결혼해서 살면 살수록 그리 느낀다.

그러므로 자신이 부처나 예수와 같은 인내심과 사랑, 자비로움을 가진 경우가 아니라면 사연 있어보이는 얼굴을 가진 사람이 아닌 유쾌한 사람을 만나길 바란다. 그 유쾌함 뒤에 숨은 진지함과 지혜까지 발견한다면 금상첨화일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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