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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Oct 31. 2024

열넷





Story/Mixed Media







요가에서

외다리로 팔을 하늘 높이 들고 길게 서는

'나무자세'가 있다.

그런데 이상한게

눈을 뜨면 그 자세가 가능하지만

눈을 감으면 당장 비틀거리며 어렵게 된다.

고갱은 눈을 뜰 때보다

눈을 감을 때 더 많은 것을 그릴 수 있다고 했지만.

눈을 감아야

가능한 꿈의 세계를 생각해보면

뿌리없이 흔들리는 정신은

눈 뜨고는 상상할 수 없다.

속절없이 짧은 세상살이에 1/3은

눈 감고 자도록 태엽을 감아 놓은 하느님을

이해할 수 없다고 늘 원망했지만

그 시간 눈을 뜬들 무엇하리....

절벽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이미 저 세상 가버린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달리기에 한서린 사람처럼 도망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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