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씨 Dec 27. 2019

간단한 그러나 가장 효율적인, 정장

득템의 행운은 사이즈부터.

옷을 멋지게 입는다, 혹은 이쁘다는 개념은 언제나 주관적이다.

오버사이즈의 맨투맨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선호하는 사람, 셔츠에 타이까지 맨 깔끔함을 선호하는 사람 등, 직장이나 나이를 벗어나 수백 가지의 취향이 있는 법이니까.


하지만 '잘 차려입었다'라는 수식어는 언제나 정장을 입은 남자에게 붙는 혹은 정장에서 파생된 스타일의 옷을 입은 남자들에게 붙는 수식어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이쁘다, 멋지다의 간단한 수식어뿐만 아니라 '프로페셔널해 보인다' 혹은 '섹시하다'까지, 정말 정장을 수식하는 부정적인 수식어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방법으로 정장을 찬양하는 말은 많다.


하지만 첫 정장은 언제나 실패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말 잘 맞는 정장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잘못 사기 시작하면 차라리 JYP의 비닐 바지보다 못한 스타일이 되어버리는 정장, 과연 어떤 정장을 사야 나도 그 프로페셔널함 그리고 섹시함을 갖출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

1. 사이즈 팁.

- 어디서든 득템은 가능하다. 구매할 때 뭘 어떻게 보는지 잘 알면 말이지.

2. 스타일에 따른 장점 살리기.
- 다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알면 더 멋져질 수 있다.

3. 계절에 맞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원단을 찾기.

- 린넨부터 캐시미어까지.

4. 시간, 장소, 행사(TPO)에 맞춰서 정장 스타일링하기

- 수트 하나로 다 해결하자.

순서로 글을 적으려고 한다.


혹시나 새해맞이 정장을 구매하려고 한다면, 글을 한번 읽어보고 난 후에 구매하시길 추천한다.

물론 모두 주관적인 의견이다. 언제나 그렇듯 이건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니까.


아빠 양복 혹은 양아치 양복

정장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갖고 있는 공통점이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결론은 단순하게 내려진다.

너무 큰 사이즈를 입었거나, 너무 작은 사이즈를 입었거나.

몸에 맞지 않은 사이즈의 정장은 아무리 고급 원단으로 만들어졌더라도 그 옷을 입은 개인의 이미지를 깎아먹는 데에 일조하는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한다.


아빠 양복 그 자체. 이건 좀 아니야..


사실 사이즈에 관한 조언과 이야기는 매년 아니 매달마다 나온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 세계에 퍼져있는 다수의 경험자들이 매번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구글링을 30분만 해봐도 대충 맥락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는 알 수 있으니까. 하지만 100명이 있다면 100가지의 사이즈가 있듯, 미묘한 차이는 어디서든 나타난다.


확실하게 이 미묘한 차이를 잡으려면 영국 드라마 피키 블라인더스의 영국인들 마냥 맞춰 입는 게 답이지만, 우린 그들처럼 매일 양복을 입는 게 아니니까.


이분들 옷은 다 맞춤입니다. 시즌1에 보면 중국인 아저씨(!)가 다 맞춰줍니다. 세탁소였나..?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깔끔한 핏의 양복은 과연 뭘 신경 써야 할까. 솔직하게 전문가가 아닌 우리가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그나마 자가 진단이 가능한 부분은 재킷의 어깨, 가슴, 팔 그리고 전체적인 기장이다.

(바지가 궁금할 경우 네 번째 이야기를 확인하면 된다. 양복바지인 슬랙스를 기준으로 설명해 둔 것이니까.)



어깨는 양복의 생명이니까.

어깨의 경우 패드가 들어간 Structured(혹은 Constructed/padded),  패드가 없는 Unstructured(Unconstructed/unpadded) 간단하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Unstructured(좌)/Structured(우).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왼쪽과는 다르게 rope 디테일(살짝 올라온 팔)이 보인다. (출처: AOS)


이 두 단어는 꼭 일단 알고 가자. 둘은 다른 스타일이고 사이즈를 채택할 때도 약간 다르니까. 마니카 카마치아(Spalla manica a camacia 혹은 Neapolitan shoulder), 컨티넨탈(Continental shoulder), 파고다(Pagoda) 등의 약간 전문적인 향기가 나는 단어는 나중에 맞춤할 때의 이야기.


Unstructured/Unconstructed, 통칭 언컨의 경우, 어깨가 잡혀있지 않은 스타일이기 때문에 다른 겉옷을 고르 듯이 나의 어깨가 잘 맞고 내 어깨라인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실루엣의 재킷을 구매하면 된다.

쉽게 말해 평범한 아우터를 구매할 때의 사이즈 팁과 똑같다.


문제는 Structured/Constructed.

우리가 알고 있는 정장 재킷 어깨의 경우는 대다수가 이 패드가 들어가있는 어깨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이것도 강하게 들어있느냐 약간만 들어있느냐의 차이가 있겠지만, 대다수의 국내 기성복 수트엔 약하게나마 패드가 들어있다. 이 경우 잘못 입었을 때의 큰 문제는 어깨가 울어버리거나 패드가 옆으로 삐쭉 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를 피하고 잘 맞는 재킷을 고르는 좋은 포인트는 어깨가 깔끔하게 일자로 떨어지는 가를 확인해야 한다.


이렇게 깔끔하게.


만약 재킷을 입었을 때 어깨가 깔끔하게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SUV 타고 갈만한 오프로드가 되어있다면 조용히 벗어서 걸어두자. 아무리 이쁘더라도 그건 안 맞는 거다.


깔끔하게 떨어진다면 두 번째 단계, 어깨가 너무 크지 않은지를 봐야 한다.입었을 때에 슈트 재킷의 어깨 부분이 내 어깨뼈 끝 부근에 잘 맞는지 아닌지를 확인하자. 만약 운동을 많이 해서 자기주장이 강한 어깨를 지녔다면 경우 어깨뼈가 아닌 어깨 끝 부분을 맞추자. 쉽게 말하자면 정장의 어깨가 내 어깨를 자연스럽게 감싸는 지를 확인하자물론 몇번 입어보고 '음, 내 어깨는 양복을 위한 어깨가 아니군'하면서 포기하지 말자. 어깨가 잘 맞지 않을 경우는 참 많다. Divot(어깨 패드가 따로 붕 떠버리는 상황)이라는 표현이 따로 있을 정도니까.

(물론 이는 어깨 크기만의 문제가 아닌 암홀이 너무 높거나, 작거나 하는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즉 너무 작은 암홀이나 얇은 암홀의 자켓을 살 경우 Divot이 발생할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이건 좀 많이 떴다. 이렇게 될 경우엔 벗어두자. (출처:Wellbuiltstyle, 'How a Suit Should fit')


맞춤이 아닌 이상 완벽한 어깨를 찾기란 어렵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이것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만약 Divot의 존재가 눈에 너무 거슬린다면 최대한 패드가 적게 들어간 양복 재킷을 찾거나, 언컨 재킷을 찾도록 하자.


입어볼 수 있는 시간이나 체력적 여유는 부족하고, 내 침대 위에서 구매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면 여기에 팁 하나 더. 인터넷 구매 시에 가장 간단하게 잘 맞는 어깨를 찾는 방법 중 하나로 아무것도 입지 않은 내 어깨에 +1cm 정도의 어깨 기장을 지닌 재킷을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속에 입는 이너의 두께를 감안하여(봄/가을의 경우 셔츠, 겨울의 경우 얇은 니트) 구매하는 방법으로 입어보는 것보다는 부정확하지만 인터넷 구매 시 아빠 핏이나 기뉴 특전대를 피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잘 떨어져야 하는 곳은 어깨만 있는건 아니다.

가슴의 경우 전체적인 몸통의 사이즈와 관련이 있다. 작을 경우 가만히 있는데 멱살 잡힌 모습을 보일 수 있고, 클 경우엔 잠옷 입은 것처럼 보이는 가능성이 높다.

보이지 않는 손의 멱살 잡이.

흔히들 '앞섬을 최대한 당여서 명치에 붙이고 몸과 옷 사이에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가 최상의 사이즈라고 하지만, 주먹이 세로인지 가로인지 아니면 주먹 하나가 꽉 차게 들어가는 건지 아닌지를 알려주는 건 없다.

그러니 전문가가 아닌 착용자로서 체크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1. 셔츠/니트를 입고 재킷을 걸쳤을 때, 재킷이 나의 가슴께 몸통을 살짝 안는 느낌으로 감싸는 것.

2. 제일 윗 단추(투버튼 재킷 기준)를 잠갔을 때 재킷의 브이존(쇄골부터 제일 윗 버튼까지의 공간) 주위의 재킷이 내 가슴의 라인에 따라 자연스러운 경사를 그리는 것.


영종대교 마냥 시원하게 뻗은 라펠. 위와는 다르다.


첫 번째의 경우, 몸에 타이트하게 딱 맞는 옷을 입을 경우 '멱살 핏'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맞춤 정장의 경우 내 몸을 측정하여 만든 옷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만들어질 수 있지만, 기성복의 경우 '타이트하게 딱 맞는' 슬림핏의 재킷은 일생 생활의 움직임에서만으로도 '멱살 핏'의 주름이 질 수 있다. 한치수 크게 입거나 혹은 얇은 이너를 통해 공간을 주어 내가 움직일 때만 살짝 자연스러운 주름을 노려보자.맞춤이 아닌 기성복의 경우 '최고'보단 '최소한의 최악'을 찾는 게 가장 우선이다.


두 번째의 브이존은 어깨와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오프로드가 생겨나는 것은 결국 사이즈가 작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멱살 핏'이 된다는 것. 어깨에서 오프로드를 피했지만 가슴께에서 발견된다면 조용히 내려놓자. 아쉽지만 그 옷은 당신 옷이 아니다.



아빠 양복처럼 보이는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인 기장.

양복은 옷이 지닌 '라인'이 착용자에게 '멋짐'을 주는 것이라고 본다. 어깨에서도 가슴께에서도 자연스러운 경사를 찾으며 오프로드를 피하는 이유도, 이 라인을 살려서 멋을 보이기 위함이니까. 하지만 이 '라인'만큼 중요한 것이 다름 아닌, '기장'이다. 위에서 라인으로 멋짐을 챙겼다면, 완벽한 기장으로 그 멋짐을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하는 법.


팔의 경우 단순 순서만 기억하자 위에서 아래로 재킷, 셔츠, 손목을 기억하자.

완벽한 재킷의 팔 기장은 팔꿈치를 굽혀 팔을 올렸을 때 재킷> 셔츠> 손목 순으로 보이는 것이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셔츠의 1cm가량이 보이는 것이 가장 적절한 재킷의 팔 기장이다. (손을 내렸을 경우엔 손목이 보이지 않되, 셔츠가 살짝 보이는 기장을 찾아보자)

깔끔하게 맞는 기장의 셔츠+재킷 조합. 핏줄은 옵션.


팔이 너무 짧을 경우 셔츠의 커프스(손목) 부분이 너무 많이 보여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나올 수 있고

너무 길어서 셔츠를 다 덥고 손등까지 내려올 경우 밸런스를 망치게 된다.


이게 뭐람


위에서도 말했지만 어깨와 가슴의 사이즈가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아준다면, 팔의 기장은 밸런스를 고정시켜주는 느낌이라고 볼 수 있다. 어깨/가슴이 다 잘 맞더라도 팔이 짧으면 기껏 잡은 밸런스를 망가뜨리게 되니 꼭 신경 쓰자. 인터넷 구매의 경우 어깨부터 내 손등 시작 지점까지 길이를 잰 후에 거기서 -1cm를 하자. 아무래도 셔츠가 보일 정도의 공간을 주기 위해서라면 여기서 만큼은 조금 짧게 가야 한다.


팔이 아닌 전체적인 총장의 경우 스타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기장은

1. 내 엉덩이를 살짝(2/3 지점까지) 가리고

2. 차렷 자세를 한 후에 내 손바닥 1/2~2/3 지점에 재킷의 끝 기장이 오면

잘 맞는 재킷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림으로 보면 이런 느낌?

인터넷 구매의 경우 카라를 포함한 총장의 기장인가 아니면 카라를 제외한 총장의 기장인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전자의 경우 2cm 많게는 3cm 정도를 총장에서 제외한 길이를 실제 총기장으로 생각하면 간단하다.

하지만 그저 '총장'으로만 적혀있을 경우, 자신의 상체가 상대적으로 긴 체형이라면 76cm 까지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하체가 더 긴 축복받은 체형이라면 76cm 이상 넘어갈 경우 살짝 고민해보자.과도하게 길어서 엉덩이를 전부 덮거나 혹은 엉덩이를 넘어서는 재킷의 경우 약간 나이 들어 보일 수 있으니 총장이 너무 길 경우엔 정말 마음에 들 경우가 아니라면 피하자. 물론 너무 짧게만 입을 경우 깡총 올라온 상의의 기장에 더 우스꽝스러워질 수 있다. 


그러니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재킷의 적절한 총장을 찾는 것은 위의 3가지만큼 중요하단 것을 꼭 기억하자. 이 네 가지를 머릿속에 넣고 구매를 시도하자.



먼저 다 사본 곳에 대한 팁.

모든 옷을 맞출 수 있다면 트레이닝 복까지 맞춰서 입고 싶은 맞춤 덕후인 필자이기에 정장도 맞춤으로 구매하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의 원단으로 맞춤을 하더라도 50~60만 원가량 들고, 내 통장과 심리적 건강에 많은 타격을 주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


아웃렛과 세일, 그리고 저렴한 브랜드가 이 차가운 현실 속  한줄기 따듯한 희망이지만

브랜드마다 너무 달라서 인터넷으로 구매하더라도 선뜻 사기 어려워질 당신을 위하여 C 씨가 이때까지 사본 모든 브랜드의 팁을 남기려고 한다.

(C 씨는 키 176/66의 마르고 팔이 긴 긴팔원숭이 체형으로 재킷의 경우 95~100을 입고 바지는 29~30 사이즈를 입고 허벅지와 종아리가 상대적으로 굵은 편이다.)


ZARA

- 시즌 트렌드 한번 따라가고 싶다면 사도 좋아, 기본 양복을 사려고 한다면 안사는게 좋아

SPA 브랜드이니 만큼 가장 저렴한 가격대를 자랑하고, 다양한 스타일을 자랑한다.

다들 아는 ZARA의 장점 가득(트렌드가 확실하게 반영된, 화려함 가득)한 양복이 대다수이다.

하지만 찌푸릴 정도의 퀄리티를 지닌 옷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마감처리, 옷의 재질 등. 물론 많이 줄었다)

당시의 트렌드를 강하게 반영한 옷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트렌드를 따르고 싶다면 구매해도 좋지만 매년 평범하게 입을 슈트를 구매한다면 딱히 추천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한 가지, 바지의 기장이 상당히 애매하게 길 때가 많다. 사면 수선은 꼭 거쳐야 하는 통과 의례 수준이기 때문에 수선비용을 생각해둬야 한다.


Heathen & Miro(헤든 앤 미로)와 Havana CP

- 라르디니와 브루노 쿠치넬리 맛 보세. 다양한 스타일, 낮은 가격, 괜찮은 재질. 하지만 얼마나 오래 갈까.

보세 양복계에 유명한 브랜드 2곳.

다수의 인터넷몰에서 파는 남성 슈트/재킷을 만들어서 판매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브랜드들이다. 슈트의 스타일은 참 이쁘게 만들며 재질도 가격에 비해서 놀라울 정도로 괜찮다. ZARA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이 브랜드 옷을 추천할 정도. 사이즈도 본래의 사이즈대로 간다면 적당하게 잘 맞는 브랜드 들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옷의 마무리가 살짝 부족할 때도 있고(실밥이 보이거나, 조금 격하게 움직이면 뜯어지는 소리가 나거나)

모든 인터넷 몰마다 사이즈 표기가 달라서 어떤 게 맞는지 모른다는 점. 

그리고 시접이 적어 수선이 약간 어렵다는 점.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가 위의 모든 것을 커버하기 때문에 돈은 부족하지만 다양한 스타일, 색 혹은 재질을 시도해보고 싶다면 한 번쯤 둘러보자.


ZEN

- 당장 내일 모레 양복 입을 일이 생겼는데 옷장에 양복이 없다면

SUIT SPA라는 이름으로 비교적 낮은 가격대를 자랑하는 브랜드. 꽤나 많은 곳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스타일도 제법 다양하다. 사이즈는 본래의 사이즈대로 가면 잘 맞고 한 가지 특별한 점은 재킷 대부분이 '아시아인'의 체형에 맞게 디자인되어있다는 것. 긴팔원숭이 체형의 나에겐 팔이 너무나도 짧았지만, 이 말인 즉 팔 수선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적절하게 잘 맞는다는 뜻이니 장점이다.

재질도 걱정할 필요 없고, 생각보다 좋은 퀄리티의 옷이 나올 때도 있다(물론 가격이 조금 올라가지만)

만약 정장을 입고 가야 하는 자리에 정장이 없어 급하게 구매해야 할 경우, 이곳을 고려해보자.


신원 SIEG

- 얇은 친구들을 위한 양복.

SIEG 자체의 경우 본래 내가 입던 사이즈 그대로의 옷을 구매해도 되지만, Fahrenheit처럼 젊은 사람을 겨냥한 라인의 경우 전체적으로 옷이 슬림하게 디자인되어있으며 한 사이즈 작게 나온다는 것을 명심하자.

기장의 경우 전체적으로 짧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 기장 덕에 젊은 느낌이 가득하다는 장점이 있다.

만약 당신의 몸이 남들보다 크다면 SIEG가 아닌  다른 브랜드를 찾아보자. 여기엔 전체적으로 슬림한 스타일의 남성을 위한 정장이 많다. 가격대는 보통의 정장 브랜드의 가격, 신원 몰 아웃렛의 경우 정말 낮은 가격에 좋은 옷을 팔기도 하니 한 번쯤 확인해보자.


BON

- 슬림과 레귤러 그 사이 어딘가.

한국 브랜드 중에 C씨에게 가장 잘 맞는 브랜드.

팔 길이와 전체적인 총장, 어깨를 비롯한 재킷의 사이즈가 적절하게 다 잘 맞는다. 특히나 재킷의 경우 팔 기장이 잘 맞는데 다시 말하자면 팔이 좀 길 수도 있다.

과도하게 타이트하지 않고 슬림과 레귤러 사이에 위치한 재킷의 사이즈는 만족스러운 착용감을 지니고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슬림한 바지.

SIEG를 비롯한 젊은 층을 겨냥한 한국 정장 브랜드에서 나오는 정장 바지의 경우 슬림핏이 대다수인 경우가 많은데, BON 역시 마찬가지이다. 살짝 낙낙한 느낌의 바지를 좋아하는 C씨에게는 조금 아쉬운 점이지만,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는다.

가격도 아웃렛에서 구매 시 생각보다 낮은 가격대로 구매가 가능하니 한 번쯤 둘러보자.


Maestro Blue Lounge

- 무난하고 차분하지만 약간의 위트를 섞어서. 아저씨와는 다르다! 아저씨와는!

2030을 노리는 다른 브랜드보다 3545를 노리는 브랜드이기에 상대적으로 낙낙한 사이즈와 조금 높은 가격대에 형성되어 있는 기성복 브랜드. BON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낙낙한 사이즈로 무난하고 차분한 색이 많고 그 Maestro 어디 안 가기에 퀄리티도 괜찮다. (특출 나게 어디가 길거나 하지도 않다.)

무난하고 쉽게 걸칠 수 있는 평상복 같은 정장을 볼 수 있고 온라인에서 구매 시 SIEG와 BON에 비슷한 가격대를 지니고 있으니 한 번쯤 둘러볼 만하다.


LBM1911

- 이탈리아 자켓이 뭐가 다른지 궁금하다면 한번 쯤? 팔만 좀 어떻게 수선 해보자.

루비암으로도 알려진 이탈리아의 브랜드. 라르디니, 브루노 쿠치넬리 등의 비싼 이탈리아 브랜드보다는 낮은 가격대지만 그래도 가격대가 좀 있는 브랜드. 다양한 패턴, 컬러, 재질을 자랑하고 대부분의 재킷이 언컨(Unconstructed)으로 크게 어깨뽕을 걱정할 이유도 없다. 

문제점이라면 구매할 수 있는 장소가 다양하지 않다는 것, 가격, 그리고 팔의 기장.

유럽에서도 매한가지지만 이 브랜드는 한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장소가 한정적이다. 네이버 등의 포털사이트에서 구매하려고 하면 100은 훌쩍 넘는 가격을 자랑하고, 유일하게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곳은 YOOX 정도? 그것도 사이즈는 한정적이다. 오프라인 구매 장소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할 정도, 실착이 힘들기 때문에 전적으로 나의 사이즈를 잘 알고 있어야 구매하기 편하다. (IT 사이즈로 대부분 나온다는 것도 알아두자. 95, 100이 아니라 46, 48이다)

YOOX 등지에서 구매할 경우 가격은 최소 140달러(한화 대략 16만 원)까지 떨어지지만, 거기에도 400달러 이상 넘어가는 재킷이 많고 내가 원하는 모델이 내가 원하는 가격에 내 몸에 맞는 사이즈로 나올지는 미지수. 대충 재킷 하나 사려면 40만 원은 줘야 한다고 생각하자.

팔의 기장 역시 유럽인 체형에 맞춰져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길다. 사이즈와 스타일에 따라 판이하겠지만 대체적으로 길다. 리얼 버튼 디테일(추후에 다룰 예정이지만 대부분이 아는 재킷 소매를 버튼으로 여미는 그 디테일 맞다) 덕분에 수선이 까다로운 건 덤.

다만 이 모든 단점을 씹어먹는 재질, 컬러, 스타일 때문에 돈이 생기면 한 번쯤 내 몸에 맞는 재킷을 하나 구매하는 것은 추천한다. 슈트 덕후인 C씨가 한번 사고 반해서 두벌을 연거푸 질렀으니까..


Tombolini

- 어디서 살지, 뭘 살지 모르겠다. 사면 좋긴한데 말이지.

사실 별로 유명하지 않고 한국에선 무명에 가까운 브랜드. (네X버에 치면 게르마늄 팔찌가 나온다)

LBM1911처럼 이탈리안의 화려한 색감과 디자인, 퀄리티를 자랑하는 브랜드로 LBM1911과는 다르게 팔 기장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 좋다.

LBM1911과 마찬가지로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YOOX 하나 지만, 여기에서도 정말 다양한 가격대를 자랑하고 있다. 물론 낮은 가격대에서 원하는 스타일을 원하는 사이즈로 구매하려면 행운이 따라야 한다.

이외에 실착은 한국에선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예전에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한번 팝업샵 형식으로 나온 적이 있지만 그뿐...) 그러니 구매 방법은 인터넷이 유일무이하다.

다만 사이즈에서 약간의 차이가 보이는데 95-100 사이즈를 입는 C씨의 경우 IT48 사이즈가 굉장히 넉넉하지만 IT46 사이즈는 정말 타이트하게 맞는 감이 있기에 특별하게 구매하고 싶은 스타일이 있는 경우가 아니고선 비추. C씨처럼 정말 다양한 옷을 추구하고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구매는 하지 말고 구경만 하자.


Brooks Brothers

- American Sack Style의 시초, 덩치가 좀 있는 당신에게 추천.

아메리칸 스타일의 정점 브룩스 브라더스의 경우 전체적으로 넉넉한 사이즈의 옷이 많다. Sack style이라고도 불리는 브룩스 브라더스 특유의 핏으로 이탈리아 혹은 국내 브랜드와는 다르게 사이즈가 상대적으로 크다. 여기서 문제점은 팔과 전체적인 기장도 조금 길다는 점. C씨처럼 마른 체형의 경우 어울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클래식한 멋을 지닌 재킷과 정장이 많지만, 숏 사이즈가 아닌 레귤러 사이즈를 구매할 경우 자칫 잘못하다간 아저씨와 할아버지 그 사이 어딘가에 계신 분들이 어울릴 법한 스타일의 재킷을 입을 수도 있다.

가격은 대체적으로 높게 형성되어 있고(90만 원대), 이 가격대와 어울리는 퀄리티를 지니고 있다.

몸이 상대적으로 크고, 너무 슬림한 옷은 맞지 않고 또 평생 입고 지낼 정장을 구매하려고 한다면

한 번쯤 고려해보자.


Polo Ralph Lauren

- 아이비리그 느낌에 멋진 핏을 첨가하면 을매나 멋지게요.

아이비리그 패션, 다양한 컬러를 자랑하는 니트 브랜드 그 폴로 맞다. 여기서도 정장 혹은 슈트 재킷을 판다.

브룩스 브라더스의 낙낙한 사이즈와는 다르게 몸에 착 감기는 딱 맞는 핏을 자랑하고 전통적인 정장의 모습보다 조금 더 활동적인 스포츠 코트나 블레이저를 더 많이 팔다.

또한 전체적으로 적당한 기장감을 자랑한다.

(팔이 그렇게 길지 않지만, 짧은 편은 아니기에 개인에 따라서 수선이 필요할 경우도 있다)

적절한 기장과 사이즈 그리고 특유의 매력 가득한 옷이지만 뚜렷한 단점은 다름 아닌 가격. 

특별한 아이템이 아니고, 직구로 구매하는 경우가 아닌 경우 재킷은 최소 40만 원은 생각해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낙낙하게 입는 맛.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