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트 우드 의 아메리칸 고딕
아티스트 그랜트 우드 Grant Wood의 <아메리칸 고딕> 속 인물은 커플로 많이 오해 받는 작품이다. 마치 평범한 농부 부부의 모습처럼 보인다. 앞머리가 시원하게 벗겨진 남성은 입을 앙 굳게 다물고 있어 자기 주장이 강할 거 같이 느껴진다. 깊게 패인 볼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하며, 오른손은 삼지창 처럼 생긴 농기구를 들고 있다. 농기구를 잡고 있는 오른손은 그림에서 잘렸지만 꽤나 큰 손으로 힘들게 농사일을 하는 점이 엿보인다. 왼쪽에 서 있는 여성은 남자 쪽을 바라보고 있다. 미간에 희미한 주름이 보이니 무언가 탐탁치 않은 표정이다. 두 인물의 옷차림도 보면 단정하고 둘 다 뻣뻣하게 부동자세로 있는 느낌이다. 둘이 싸운 건가 싶게 만드는 이 둘의 무표정은 그림 속 스토리를 파헤치고 싶은 마음을 건드린다.
그랜트 우드는 1930년대부터 지역주의 예술 운동을 선동하며 당시 미국의 사실적인 풍경을 재현했던 작가다. 미국의 대공황시기에 익살스러운 이미지를 통해 중부 지방의 농촌 가치들을 지키고 사람들의 사기를 북돋고자 했다. 그래서인지 농촌이라는 지역적인 특색이 강하기도 하다.
그랜트 우드가 이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는 엘던 마을을 지나고 있을 때 한 오래된 집을 발견하게 되며 시작되었다. 그 집은 카펜터 고딕 양식의 집이었으며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상당히 만연했던 스타일이었다. 그랜트 우드는 우연히 마주하게 된 이 집을 보고, 모던한 스타일도 아닌데 어느 누가 이런 집에 살겠냐는 핀잔을 주었다고 한다. 이 후 “아메리칸 고딕 사람들”이라는 단어를 붙이며 이 단어와 어울릴 만한 인물을 그려 넣은 것이다.
둘은 커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랜트 우드의 상상으로 만들어낸 아버지와 딸이다. 인물 묘사를 위해 실제 모델로는 그의 친 여동생과 우드의 치과의사를 모델로 삼았다. 그 당시 가정주부 여성들은 이 그림을 보고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아마도 나이 차 많은 부부 같은 모습인 데다 수수께끼 같은 스토리를 그랜트 우드가 감쳐 뒀을 거라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대공황 시기를 겪던 미국인들은 우드의 그림 속 필요이상으로 진중한 남녀의 표정을 보며 한번은 피식 웃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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