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에 불을 붙여주는 그림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이 격렬하게 표현되어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작품인 유줸 델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입니다.
낭만주의 하면 이 작품이 빠질 수 없을 정도로 드라마틱하고 웅장한 느낌이 강합니다.그림을 보고 있으면 레미제라블 뮤지컬의 음악이 흐르며 사람들의 함성과 총성이 들립니다.
유줸 델라크루아는 역사의 아픔을 그림으로 남겼는데요. 이 그림의 배경은 1830년 7월에 일어난 7월 혁명입니다. 요즘 프랑스가 연금개혁 시위 때문에 심란한 것 처럼 19세기 프랑스는 사회적으로 불안정했습니다. 부르봉 왕조 루이 18세는 왕권과 귀족들을 중심으로 유리한 구제도를 복귀하고자 7월 칙령을 발표합니다. 이 칙령은 출판의 자유를 제한하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하원을 해산시키며 국민 의견의 통로를 막았습니다. 반정부 시민들은 귀족들에게 유리한 제도에 대해 불합리 하다 느끼며 3일간 걸쳐 격렬한 투쟁을 하게 되었고, 유줸 델라크루아는 이 역사적인 모습을 격렬한 느낌의 그림으로 남긴 것입니다.
유줸 델라크루아는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작품은 상당히 와일드하며 대형 사이즈이기 때문에 알아보기 어렵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주제에서 벗어나 이국적인 문화, 역사적인 사건, 동물들을 극적이고 잔인할 정도로 역동적인 분위기로 그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연극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오바하는 느낌이 드는 것도 특징입니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은 델라크루아의 대표작입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인물은 삼색기를 높이 들고 있는 여인, 마리안느 입니다. 마리안느는 프랑스 공화국을 상징하는 여인으로 오늘날까지도 프랑스 관공성 상징적 이미지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혁명으로 이뤄낸 자유와 이성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마리안느는 민망하게 웃통을 벗고 오른손에는 프랑스 국기를, 왼손에는 총을 들고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여인 뒤로 총을 든 남자들이 따라 옵니다. 남성의 복장을 보면 양복과 모자를 잘 차려입은 부르주아지 계층의 남성인 것을 알 수 있고, 그 옆에는 농민의 옷을 입은 남성도 보입니다. 이들은 이기겠다는 기세로 총을 들고 함성을 외치며 돌진합니다. 나라를 위한 혁명에는 남녀 노소 가리지 않습니다. 제일 오른 쪽에 위치한 어린 소년은 양손에 권총을 들고 용감하게 나아갑니다.
델라크루아는 죽음을 맞이해 길가에 깔린 채 방치된 인물들의 처절한 모습을 가감 없이 묘사했습니다. 마리안느와 시위대들은 시체들을 밟고 지나가야 하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습니다. 델라크루아는 자신이 이 혁명에는 직접 참여를 하지 않았지만 승리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프랑스 국민들의 모습을 역사화로 담고자 극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델라크루아는 애국심, 자유를 위한 투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상징적인 이미지들을 넣었는데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자신의 계급을 나누지 않고 한마음, 한 뜻이 되어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인물들을 섞어서 배치하였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정장을 입은 남자와 농민은 외관적인 모습은 다르지만 같은 이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마리안느가 들고 있는 프랑스 국기의 3원색 (파랑색, 흰색, 빨간색) 도 반복적으로 보여집니다. 이 삼원색은 하늘에서 볼 수 있는데요, 총성과 거대한 사람들의 함성을 몰고 오는 듯한 하늘의 톤이 다채롭게 표현되었습니다. 델라크루아는 선동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더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파란 하늘에 앞으로 퍼지는 흰 구름을 넣고 붉은색을 가미해 그림자를 만들었습니다. 하늘의 역동적인 움직임은 수직으로 뻗어나가는 인물들과 함께 힘이 느껴집니다.
스쳐 지나가면 모르게 상당히 교묘하게 옷의 색을 삼원색으로 표현했습니다. 마리안느 앞에 무릎을 꿇고 응시하고 있는 남성의 옷에서도 삼원색이 발견됩니다. 빨간 두건과 허리띠, 파란색 셔츠와 허리 주춤에 껴 있는 흰색 손수건이 보입니다.
델라크루아의 작품을 보면 그의 색감과 마리안느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삼각형의 구도 때문인지 무엇인가 해 나가 승리해야 할 듯한 힘을 느끼게 됩니다. 죽어있던 열정에 불을 붙일 것 만 같은 강한 에너지 같달까요.
그림 속에 묻혀 있는 상징적인 이미지의 모습들은 델라크루아가 실제로 본 것은 아니지만 영웅적이고 꿈 같은 기운을 불러냅니다. 승리를 하며 자유를 얻게 되는 짜릿함을 느끼고 싶어하는 화가의 바램이 느껴집니다.
“I have undertaken a modern subject, a barricade, and although I may not have fought for my country, at least I shall have painted for her. It has restored my good spirits”.
- 델라크루아 1830 10월 형에게 쓴 편지
델라크루아의 그림 배경은 프랑스 국가의 역사적인 순간으로 해석되지만 개인의 시선으로 끌어와 보게 됩니다.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할 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는 그만큼의 강한 의지와 확고한 방향성은 필수입니다. 마리안느와 사람들의 발 밑에 깔린 사람들의 희생과 죽음은 내가 살아온 삶 속에서 투쟁하고 겪어온 지나간 과거와 생각들입니다. 방해물은 외부적이기도 하지만 내부적인 것들도 많지요. 자기부정, 후회나 미완성 된 것들을 무참히 밟고 소리를 치며 행진하고 나아가야 한다는 메세지를 주는 것 같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시기에 힘이 되는 그림입니다.
델라크루아의 대표 낭만주의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