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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ris Jul 22. 2018

그만 놔주라고 해야 하나?

그녀는 자기가 하고 있는 게 뭔지 정확히 알았던 적이 없다고 했다. 좋아한다는 말은 수도 없이 했지만 복잡한 마음을 설명하기에는 충분치 않았다고.  평소 감정의 토대 없는 관계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하던 그녀였다.  서로에게 사랑이라는 말은 암묵적인 금기어 란다.  여느 연인들처럼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라고 했다.  


“우리는 뭘까? 혼란스러워.  기다리지 말아야 하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내가 비집고 들어갈 그의 시간을 살피고, 끊임없이 그를 향하는 내 욕구와 감정들에 매몰되는 것 같아.   기를 쓰고 주위를 환기해보지만 소용없었어.  우리 힘들겠지? 그 사람도 힘들게 하고 말겠지?  너무 아프고 안타까운 지금이 제일 덜 아픈 때인 것 같아.”


그녀에게 해줄 말이 없다.  옆에 두는 것도 떠나오는 것도 고통인걸 알기에.  눈물 흠뻑 흘리게 안아줄밖에.   그녀를 품에서 내어두고 돌아오는 길,  사랑이 뭔가 싶었다.



글 : iris

사진 : i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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