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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 Sol Dec 04. 2021

2021년 내가 사랑한 음악들

그동안 나를 휘감은 음악들이 꽤 있었지만, 글로 옮기기까지 필요한 동력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모두가 그러하겠지만 저 역시 스스로에게 반드시 주어야만 하는 시간이 있었으나, 그 양이 채워지지 못해 자주 앓았기 때문입니다. 사족을 달자면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유튜브 뮤직을 사용한 이후에는 신곡을 캐치업하는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멜론을 사용할 때는 새로 나온 앨범들을 꽤 자주 훑어보았는데, 유튜브 뮤직이라는 곳은 불친절하게도 홈 화면에 신곡을 바로 내놓지 않더군요. 다만 제가 듣는 음악들이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유통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다시 멜론으로 돌아가긴 어려웠습니다.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전부.. 뭐랄까 잘 안 맞더군요. (특히 애플뮤직은 6개월 공짜여도 안 쓰게 되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아래는 2021년 한 해동안 제가 사랑했던 음악들입니다. 멜론처럼 한눈에 리스트로 훑긴 어렵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며 하나씩 링크를 첨부해 보려고 합니다. 순서는 상관없고,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려고 합니다.



#1

SAAY - OL'ME MYSELF

https://youtu.be/HiD87DIvDTQ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300번 이상은 들었을 것 같아요. 아이돌 그룹 출신의 SAAY 인생의 정수가 담긴 가사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말들 위로 아슬하게 걷는 건 쉽지가 않아."
"남들 시선을 안은 채 외로운 방향으로만 가."


보통 영어로 유려하게 뱉어내는 멜로디로만 기억되었던 가수인데, 뒤늦게 재발견한 트랙입니다. 2018년에 발매된 앨범의 뒷부분에 있던 트랙이라 이제야 발견한 것이 애석할 지경.. 직접 작사한 사실을 안 순간부터 한동안 퇴근길의 한곡 반복을 담당했던 노래입니다. 'Based on true story'라는 말이 가지는 힘이 고스란히 전해져요.

트랙의 마지막 사운드로 책장을 넘기는 효과음 역시 아티스트의 서막이 새롭게 열리는 인상을 줍니다. 이전 트랙인 'BORN IN 1993'과 연속해서 듣다 보면 한 편의 성장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2

SUMIN - What do you think


https://youtu.be/MzA2Kbr82U0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인 수민이 프로듀서 슬롬과 함께 프로젝트로 발매한 앨범의 트랙입니다. 텀블벅으로 펀딩을 진행해 새로웠고요. 음감회에 시간이 맞지 않아 가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타이틀 '곤란한 노래'보다 이 트랙이 더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슬픈 상황에 대비되는 발랄한 리듬 때문이었습니다. <미니시리즈>라는 앨범 콘셉트에 딱 맞춘 앨범의 흐름이 가장 돋보이는 트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헤어짐이 눈앞에 닥친 절체절명의 순간을 노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상황의 반전을 꿈꾸는 여느 인간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곡입니다. 이 곡도 아마.. 500번은 들었을 것 같네요.



#3

Little simz - Tiny desk LIVE


https://youtu.be/Nkt93coQzqg


지금껏 숱한 타이니 데스크 라이브를 보았지만 이 정도로 눈과 귀가 열광했던 영상은 없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라면 영상의 첫 곡 'Introvert'는 꼭 끝까지 들어보셨으면 합니다. 영상에서 폭발하는 이 아티스트의 멋짐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꼭 두 눈으로 확인해 보세요. 


"I'm a black woman and I'm a proud one"


여담으로 이토록 환호하던 Little simz의 곡 'Venom'이 스트릿 우먼 파이터 파이널에서 홀리뱅의 무대로 등장했을 때의 환희는 대단했습니다. 두피의 땀구멍이 열리는 기분이더군요. 특정 아티스트들의 콜라보레이션을 원하는 사람들의 염원이 왜 생겼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4

XXXTENTACION - everybody dies in their nightmares


https://youtu.be/7JGDWKJfgxQ

Tired of feeling like I’m trapped in my damn mind
Tired of feeling like I’m wrapped in a damn lie

이 곡을 이 글 안에 같이 포함시켜도 되는지 잠시 검열의 시간이 있었는데요. 많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포함해보겠습니다.

2017년, XXXTENTACION이 죽기 이전에 발매된 곡입니다. 당시엔 크게 감흥이 없었는데, 작년에 갑자기 생각나서 들었다가 올해 다시 생각이 나서 여름쯤에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이 곡은 사실 텐타시온 때문에 들었다기보다는 샘플링이 된 아티스트 Shiloh dynasty의 음색이 듣고 싶어서 찾아 듣게 돼요. 아주 예전에 인스타그램에 짤막한 샘플링 비디오들을 전부 다 훑어봤던 기억이 지금까지도 강렬하게 남아있어요.



#5 

류이치 사카모토


https://youtu.be/X6td9KUZMfw

가끔씩 류이치 사카모토를 듣고 싶은 날이 있어요. 올해는 그런 날이 꽤 자주 있었던 것 같고요. 세상에 나와있는 사카모토의 다큐도 모두 본 날이 있었습니다. 암을 이겨내고, 다시 음악을 만들고. <Async> 앨범을 들었을 때 그 전위적인 소리에 충격을 받은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그 이후 수많은 영상과 공연이 탄생했습니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에게 영감을 받고, <솔라리스>를 얘기하는 다큐를 통해 비로소 <Async>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던 적이 있었어요. 

https://youtu.be/pygwK0sBUdM

2017년, 'Andanta'를 듣고 소나무 결을 훑으며 음악에서 받은 영감을 그대로 표현한 비디오가 아직도 미완으로 있답니다. 언젠가는 미완성된 그때의 콘셉트로 영상을 다시 만들어 세상에 내보이고 싶어요.




다음 편으로는 <수민이라는 거대한 세계>라는 글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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