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칼럼을 발행하며
* 글에서 지칭하는 칼럼은 4월 14일 조선일보 오피니언 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딛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지난밤, 나는 오랜만에 선 잠을 잤다. 두 가지 걱정 때문이었다. 첫 번째는 다음날 해내야 하는 편집의 정량적 양 때문이었고, 두 번째는 조선일보 페이지에 올라갈 칼럼 때문이었다.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것은 언제나 가지 않은 길 위에 있다. 우리가 만들어 내는 건 그 어떤 것과도 중복되지 않는 새로운 영상이다. 그 안에 담긴 모든 것이 새롭게 만들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하말넘많을 포함한 유튜브 제작자는 언제나 미지를 개척하는 프런티어다.
지면에 실리는 칼럼 역시 기존에 존재하는 똑같은 내용이 아닌, 자신만의 생각과 세상을 글로 담는다. 익히 알고 있는 단어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문장들을 세상에 내놓는 일. 그러나 그 단어들이 아무렇게나 쓰여서는 안 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자신만의 논리를 뒷받침해야 하는 일. 아직 많은 글을 써보지는 않았지만, 오롯이 혼자만의 깊은 고뇌를 감당해야만 하는 글쓰기는 인고의 작업임이 분명하다.
영상과 글, 두 가지 중 어느 것이 더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다. 다만 영상이 아닌 글을 가지고 몇 날 며칠 머리를 싸매고 있는 일은 참 오랜만이었다. 이 글이 지면으로 태어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걱정이 몸 안에 피어났다. 오랜만에 느낀 감정이었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글을 전체적으로 세 번 갈아엎었다. 세부 주제가 바뀌고 구조가 뒤바뀌고 단어들이 뒤섞이기 일쑤였다. 내용을 더 풍부하게 하고 싶은 욕심에 정해진 분량을 넘어버렸다. 애석하게도 세 문단 정도를 싣지 못했다. 원하는 구조대로 글이 발행되지 않았다.
그래서 걱정이 됐다. 나의 의도보다 납작한 글로 읽히진 않을까? 지면을 들여다보며 이게 나의 최선이었을지 고개를 갸웃거릴 때마다 무람없이 달릴 댓글이 아른거렸다. 새로운 도전은 늘 호기롭게 시작되지만 겁이 많은 나는 언제나 걱정이 많다. 걱정병 인간의 숙명이다.
그래도 미지의 세계에 들어선 나는 또 글을 쓸 것이다. 이왕 시작한 일. 이것이 섶을 쥐고 불 속에 뛰어드는 일일지라도 생각한 바를 후회 없이 적어내 보려 한다. 지금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