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는 소중한 내 친구에게
- 유리상자 - " 사랑해도 될까요 " 가사의 시작 구절이 생각난다.
다소 늦은듯한 나이지만 초등 친구가 드디어 결혼을 한단다.
내가 서울로 올라오기 전 부산에서 태어나고 학창 시절을 보내는 동안 늘 함께 였던 단짝 박혜경!
코 찔찔 초등학생 시절부터 그 많은 고민 달콤하고 쓰고 아팠던 우리만의 이야기,
작은 오해로 헤어지고, 만나고를 반복했던 우리의 십 대...
내 인생에서 가장 깊이 혼란스러웠던 그때 너와 공유했던 사소하고, 은밀한 추억들이 문득문득 떠올라 혼자 웃기도 했지~
기억나니? 여중시절 넌 집에 갈 땐 꼭 나와 함께 가야 한다고 다른 반인 나를 기다리고 난 반 친구들과 좀 더
놀다가 그만 기다리는 널 잊고 집으로 먼저 돌아갔고
늦게 까지 날 기다리다 내가 학교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삐져 혼자 집으로 와서 울었던 일도 있었고...
우리 2학년 방학 땐 여럿이서 옷가방만 싸서 무전여행을
떠나자며 잔뜩 계획을 세웠는데 혜경이 너의 고자질로
계획을 세웠던 나와 친구들 3은 담임선생님 앞에 불려 가 엄청 혼났지! "주동자가 누구냐~" "반성문을 써와"
"화장실 청소 2주간 청결히" 그랬었어.
꼼꼼하고 완벽한 계획이었는데... 그 일로 우리 얼마간 서로 아는 척도 하지 않고 말도 없이 지냈었어.
너를 떠올리면 늘 나의 어리숙하고 못난 모습들도 함께있어.
그래서 일 거야. 가끔 얼굴도 벌겋게 달아 올라~
그리고 이 이야기는 꼭 하고 싶었는데...
아직까지 하지 못했네~
여고시절 우린 다른 학교를 다녔지만 주일이면 꾸준히 같은 교회를 다녔고, 함께 성가대도 했고,
각종 교회 행사들도 많이 참석했었는데...
우리와 교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오빠를(교회 오빠) 혜경이 네가 참 많이 좋아했어.
아주 오랫동안~ 헌데 우리 집에 놀러 온 네가 그 교회 오빠가 나에게 얼마간 꾸준히
보낸 편지 모아둔 것을 보았던 순간부터 우린 아주 긴 시간 서로 어색했고, 점점 멀어졌어.
그땐 나도 무엇인가에 화가 났던 것 같아.
너에게 왜 설명하지 않았을까? 네가 생각하는 그런 상황 아니라고...
그때 먼저 다가가 말하지 않았던 거 많이 후회했어.
얼마 뒤 졸업과 함께 난 서울로 이사를 왔고, 너와는 아주 멀어져 버렸지.
벌써 여고 졸업 한지가~ 까마득하지...
2년 전부터 우연히 페이스북을 통해 너를 만나고, 어색한 짧은 인사를 나누고, 조용히 너의 소식을 나의 소식을
우린 지켜보며 지냈지.
친구들에 비해 일찍 결혼한 나였기에 더욱 널 따로 찾아가 볼 생각을 못했나 봐.
페북 사진에서 만나는 나의 어린 시절 소중한 친구는 오늘 예쁜 신부의 모습이구나!
결혼식에서 직접 축하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아쉬워.
너랑 소식 나누지 못하고 살았던 긴 시간 속에도 난 자주 너를 만나고 그리워했단다.
건강하고 사랑 가득한 결혼생활 만들어가길 바래 .
결혼생활 가끔은 힘들고 외로울 때가 있을 거야 그땐 경험 먼저 한 내가 너에게 힘이 되어 주는 친구의 자리에 있고 싶다. 부엉이를 품에 안고 곧 너를 만나러 갈게.
(부엉이선물= 재물과 행운을 불러오고 자녀들과 가정을 지켜주는 의미도 있다고해, 튼실한 부엉이를 데려갈께)
그땐 우린 조금 덜 어색해하겠지 대한민국 아줌마의 자격으로
만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