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다들 알고 계실지도..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그동안 뮤지컬 파리넬리 공연을 준비하느라 통 글을 쓸 여유가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남장여자 역할을 하다 보니 소리에 대한 연구가 끊임없었거든요 ^^ 이제 첫째 주 공연을 마치고 한 숨 돌리면서 오랜만에 무슨 이야기를 쓸까 하다가 '뮤지컬 공연을 관람을 하고자 할 때 알고 계시면 좋을만한 팁'들을 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공연을 보는 날을 언제가 좋다라고 꼭집어 말씀드리기란 어렵지만 배우들의 에너지가 공연의 질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파워풀한 공연을 보고싶다! 하시는 분이라면 보통 첫 번째 주 일요일 마지막 공연이 가장 배우들의 에너지가 높은 때이기 때문에 이때 공연을 관람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일요일 낮/밤 공연이 있는 경우 밤 공연으로!^^
이날 배우들의 에너지가 높은 이유는 바로 '시파티'라고 하는 공연의 시작을 기념해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함께하는 파티가 있기 때문에 모두들 들떠서 이기도 하고요, 다음날인 월요일이 휴일이기 때문에 더욱더 에너지가 강합니다.
이때를 놓치셨다면 일요일 공연이나 마지막 공연 때가 에너지가 가장 높으니까 참고하세요!
뮤지컬 투란도트는 대부분 오페라 투란도트를 각색한 줄 알지만 사실은 오페라 투란도트 역시 희곡 투란도트를 각색한 것이기 때문에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보고 느꼈던 감정을 뮤지컬 투란도트에서 똑같이 느끼기를 기대하시기 보다는 비슷한 장면이나 같은 장면을 어떻게 다르게 각색했는가를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자면 오페라 투란도트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라는 곡이 뮤지컬 투란도트에서는 '부를 수 없는 나의 이름'으로 재해석되었다는 것을 알고 보시면 훨씬 큰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이죠.
뮤지컬 파리넬리의 경우에는 18세기에 실존했던 인물인 '카를로 마리아 미켈란젤로 니콜라 브로스키'에 대한 일대기를 뮤지컬로 새롭게 창작해서 만든 뮤지컬입니다. ( 2016/05/06 오후 4:16분 수정 - 영화 파리넬리와 상관없이 뮤지컬을 위해서 새롭게 창작한 뮤지컬 입니다 )
영화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새롭게 등장한 파리넬리의 연인 안젤로 역할(제가 맡고 있죠)이 왜 생겼을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는데요.
거세당해서 남자도 여자도 아닌 카스트라도 가 되었지만 이성에 대한 사랑은 사라지지 않았었다는 설정에 대해서 이해하고 보시면 극 중 파리넬리와 안젤로 두 역할이 주고받는 뮤지컬 넘버들과 주요 장면들이 조금은 남다르게 느껴지시게 될 겁니다.
이처럼 공연의 원작이나 모티브가 된 자료들을 찾아서 숙지하고 보신다면 공연이 두배 더 재미있어질 수 있을 거란거~ 참고하세요!!
많은 분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 위주로 공연을 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뮤지컬의 재미를 조금 더 느끼고 싶은 뮤지컬 자체를 좋아하는 마니아 분들이라면 다양한 캐스팅으로 보실 것을 추천드리는데요
그 이유는 배역을 맡은 배우들 마다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해석하고 소화하는 바가 다르고, 각 배우들 마다 다른 장기와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뮤지컬 파리넬리의 주인공 파리넬리는 카운터테너인 '루이스 초이'와 전문 뮤지컬배우 '이주광'이 더불 캐스팅 되어 있는데요
가수로서 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소리와 연기가 루이스초이 만의 장기와 매력이라면
형에게는 한없이 약하고 여리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강한 동생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주광 배우의 연기는 배우로서 좀 더 다른 각도의 접근 했다고 볼 수 있는 그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형 리카르도 역할의 '김경수'가 보여주는 강한 형의 이미지와 '이준혁'이 보여주는 자상하면서도 동생에게 조금은 자신 없어 보이는 형의 이미지가 참 다른데요 이런 점들을 비교하면서 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 안젤로 역시도 누가 파리넬리냐에 따라서 대사나 행동의 몸짓이 조금씩 다르니까요 ~^^
앙상블들은 메인 배역과 달리 매회 동일한 인원들이 변함없이 출연하지만, 그들도 연기자들이기 때문에 본인들의 극 안에서 맡은 배역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하면서 매회 다른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자신 만의 드라마를 끊임없이 변화시키면서 관객들에게 보여 줍니다.
앙상블들은 메인 배역이 아니기 때문에 보통 관객들로부터 조명받기 힘든때가 많은데요. 때로는 헤매는 주조연배우의 동선을 잡아주기도 하고, 극 안에서의 주조연의 실수가 자연스러워보이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역할을 하면서 공연이 제대로 갈 수 있게 해주는 그들은 메인배우 못지 않게 정말 중요한 존재들이랍니다.
앙상블들의 연기를 집중해서 보시면 그들이 얼마나 디테일한 연기를 하는지, 또 그 연기가 작품을 얼마나 더 단단하고 힘있고 또 재미있게 만드는지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공연이 오르면 연습이 끝났기 때문에 항상 같은 공연을 반복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배우들은 첫 공이 오르고 공연이 계속 진행되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하고 더욱더 깊은 해석을 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래서 같은 장면에서도 다른 몸짓이나 애드리브가 나올 수 있고, 초기에 봤을 때의 내면 연기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의 내면 연기의 표현이 달라지게 됩니다. ( 저 같은 경우에는 이번에 처음으로 남장여자 역할을 맡으면서 남장여자 '안젤로' 로서의 '말하기 발성'과 '노래하기 발성'을 따로 매일 매일 연구하고 또 고민하면서 연기하고 있습니다. )
그래서 언젠가 친구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마지막 공연까지 열심히 공부하며 공연하는 것이 배우기 때문에 처음, 중간, 마지막 공연을 보면서 내 해석이 어떻게 달라지게 되는지 함께 보면서 즐겨달라고
뮤지컬 관람을 자주 하시는 마니아 분들께서는 이미 다 알고 계실만한 이야기 들이지만, 아직 뮤지컬 공연 관람이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께는 꼭 필요한 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매 공연 때마다 많은 배움을 얻는데 이번 뮤지컬 파리넬리의 안젤로 역할은 저에게 정말 다양한 도전거리와 가르침을 주는 배역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 공연까지 매회 열심히 달릴 테니 뮤지컬을 사랑하는 분들은 꼭 보러 와 주세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