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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지컬배우 박소연 Jun 06. 2020

뮤지컬 <레베카> 중 레베카 파헤치기

막장 쏀캐 어디까지 가봤니?_레베카 편

안녕하세요


소연 알이 뮤지컬 배우 박소연입니다.


오늘은 특별한 분을 모시고

 

색다른 시선으로 뮤지컬을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뮤지컬 속 등장인물들의 성격적 특징을 살펴봄으로써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볼 텐데요

 

주인공들의 성장배경과 양육환경을 정신과 전문의와 뮤지컬 배우의 시각으로 


예측해 보고 분석해보는 특별한 시간. 오늘의 뮤지컬은 레베카입니다 


앞선 회차에 뮤지컬 레베카의 중심 줄거리 스포 했었죠?


간략한 인물 소개도 있으니까 


혹시 레베카 못 보신 분들, 후딱! 보고 오시면 


본 회차 더욱 즐겁게 즐기실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오늘의 주제 캐릭터는..


주인공인 듯, 주인공 아닌, 주인공 같은, 그녀.... 레베카!!입니다


뮤지컬 <소연알이> 레베카 편

등장 한번 없이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이죠


막심의 죽은 전부 인 인 ‘레베카’는 겉으로는 아름답고 다정한 아내였지만 


사실, 남편을 신경 쓰지 않고 수많은 남자들과 자유롭게 바람을 피우는 여자였습니다


레베카가 전혀 사랑하지도 않는 막심과 결혼을 한 것은 


본인이 살고 싶은 삶을 살기에 딱 적절한 배우자가 막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심지어 나중에 본인이 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자 그 분노마저 막심에게 전가합니다 


의도적인 거짓말을 해서 막심에게 자신을 살해하도록 종용한 건데요

 

의도된 자살이지만 죽을 때도 혼자 죽지 않겠단 걸까요? 


막심을 거의 지옥으로 끌고 가는 물귀신 같은 존재입니다 


그럼 손 닥터님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Dr. 손승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저는 정신과 전문의 이자, 괜찮아 정신과 의원의 원장 손승현이라고 합니다

.

인간의 심리와 발달에 관심이 많고 이를 여러분들께 재미있게 전달드리고자 노력 중입니다 :)


오늘은 레베카라는 작품 안 주요 등장인물을 통해 


헌신적이면서도 속박된, 풍요로우면서도 


한편으론 가난한 마음의 여러 풍경들을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나누어 볼 텐데요


일단.. 레베카 저도 참 이 인물을 보면 할 말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냥 예쁘고 매력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아름답지만 그래서 치명적이랄까요? 



박소연>

레베카라는 인물은 


사실 요즘 말로 막장 드라마의 악역이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Dr. 손승현> 

일단 자신의 이득을 위해선, 


타인의 감정과 행복은 전혀 상관하지 않는 모습을 작품 내내 보여주네요 


때문에 어찌 보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인 반려자조차 


전혀 의식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취하기 위한 도구처럼 사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말씀 주신 것처럼 이미 반항 같은 건 잘 못할 것이라는 계산까지 마친 뒤지요


남들의 행복이 뒷순위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아예 신경 쓰이지 않는다! 이게 가장 중요한 성격적 특성인 것 같습니다


아마 막심이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서러움을 이야기했어도 


콧방귀를 뀌었을 거 같아요


또 그래서일까요?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조종하는데 능숙합니다


작품 내 실제로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존재감이 엄청납니다


막심은 물론이고 그녀를 거쳐 간 인물들에게 모두 그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요


이건 논리랑 조건으로 그 사람을 설득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마음속 배고픔을 본능적으로 잘 찾아내어 이를 통해 주도권을 쥐지만, 


막상 상대방을 채워주려는 마음은 별로 보이지 않거든요


그녀를 거쳐 간 많은 남자들. 


장난감 장에 원하는 자세를 취하고 수집된 여러 인형들이 생각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런 레베카도 절대 무적은 아니지요


오히려 본인 안에 큰 구멍이 있어서 


자신의 뜻대로 인생이 흘러가지 않으면 


이를 굉장히 성숙하지 못한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것 같습니다


공감을 구하거나 막심에게 손을 내미는 대신,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강한 분노를 보이며 


마지막까지 막심을 조종하여 자신에게 속박되게 만들어 보입니다


선로가 끊어진 롤러코스터랄까요?


사람들을 마음대로 조종할 땐 세상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것처럼 행복했겠지만, 


언제 제자리를 잃을지 모르는, 그런 불안을 자신도 알고 있어서 


오히려 더욱 자신의 이득에 집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박소연> 

현실에서 이런 사람이 있으면 


거의 법만 안 어겼지, 범죄자에 가까운... 


옆에 절대 옆에 두고 싶지 않은 인물인데 


특징이 ‘자기중심적, 극단적, 충동적, 가식적, 불안정한...’ 나쁜 건 다 붙어요! 


타고난 걸까요? 이런 성향은 왜 생기는 건가... 궁금합니다~



Dr. 손승현> 

일단 체질이 있습니다


음? 갑자기 의사가 웬 체질 이야기지? 라 말씀하실 분들이 계실 텐데요


'사람이 얼마나 불안을 느끼는가?'


'감정이 얼마나 예민하게 움직이는가?' 


'스트레스에 얼마나 견디는가?'에 체질적인 요소도 작용하거든요


그런 요인을 기질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주변 환경으로 인한 요인도 있겠죠


주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떠한 방식을 택해 왔는가, 


레베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었는가. 


레베카가 가진 것이 아니라, 레베카의 모든 것을 


그 자체로 아껴주었던 사람들이 있었다면 


레베카의 삶의 방식도 달라졌을 수 있겠지요


더불어 어린 시절부터 만성적인 우울감이나 불안이 있었다면 


자신을 통제하기 더욱 어려웠을 수 있고요


이런 요인들이 합쳐져서 남을 통제하고 자신에게로 끌어들이며


마음속 공허함을 채워가는 성향이 발전해 나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소연>

우리가 극 중 인물인 레베카라는 사람의 


성장환경이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 수는 없지만 


대체 어떤 일을 겪으며 살았길래 이런 악마가 탄생했나 싶거든요


사람의 마음을 보시는 전문의로서 


몇 살까지의 교육이 사람의 가치관과 성격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시나요?



Dr. 손승현> 

사실 마음의 성격이 평생에 걸쳐 일어나니 만큼 


올바른 답은 평생입니다 라고 말씀드리는 게 맞겠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하게 더 중요한 시기들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성격이란 건, 일종의 틀이거든요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라는 게 시간이 걸쳐 쌓여가며 


일종의 틀, 형식을 갖추게 됩니다


'세상은 이런 곳이야, 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보이는 사람이야.' 이러한 느낌적인 느낌들? 


대개 성인이 되면 이러한 틀들이 어느 정도 굳어지게 되고, 


이후에는 변화에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외부적인 요인에 보다 크게 영향을 받고,


 가치관과 성격이 보다 유연한 것은 그래서 유소아, 청소년 시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소연>

그럼 그 유소아, 청소년 시기 중에서도 


양육자로부터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나이 때? 시기가 있나요?



Dr. 손승현> 

저는 만 세 살 이전까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양육자와의 애착, 그리고 분리 개별화가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조금은 낯선 단어들이 갑자기 두 개 튀어나왔죠?



박소연>

제가 요즘 9개월 아기를 키우는 엄마다 보니 


애착형성 이란 말에 굉장히 관심이 크거든요


안정애착, 불안정 애착. 이런 말도... 


정확히 애착이란 게 뭔가요?



Dr. 손승현> 

애착 


자신을 주로 돌보아 주는 사람들과 안정된 관계를 얻고 


여기서부터 마음의 평온과 안정을 얻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고 


애정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발전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양육자가 적극적으로 아이의 필요를 읽어주고 


이를 만족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의 필요는 배고픔, 더위 추위 같은 몸이 바라는 것 이외에도


'내 감정을 읽어주세요. 나와 공감해 주세요.' 


부모님의 감정을 알 수 있게 설명해 주세요 하는 것들도 포함됩니다



박소연>

방금 말씀하실 때 돌보아 주는 사람‘들’이라고 복수를 쓰셨는데 


꼭 엄마가 아니어도 괜찮은 건가요? 


갑자기 너무 위안이 되네요 제가 워킹맘이라서....



Dr. 손승현> 

예전에는 단 한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이 관계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많이 강조가 되어서 


홀로 아이를 돌봐야 하는 워킹 맘, 워킹 대디들이 많이 마음을 졸이셨습니다


내가 아이를 다른 보호자들에게 맡겨도 되는 것인가? 하고요


하지만,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되고, 


양육자들이 너무 자주, 많이, 불규칙하게 바뀌지만 않는다면 


크게 걱정하시지는 않아도 되리라 생각됩니다


아이도 이른 나이부터 부모의 표정과 어투에서 뉘앙스를 전달받는 만큼 


양육자의 변경이 있을 때 미리 설명해주고, 


주 양육자와의 재회가 일관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다녀올게, 다녀왔어, 잘 지냈니" 아이에게 자주 말을 걸어주세요



박소연>

아까 양육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때가 만 세 살 이전 까지라고 말씀하시면서 


그 시기에 만들어지는 것이 ‘애착’과 함께 한 가지 더 말씀하신 



‘분리 개별화?’ 그건 뭔가요?



Dr. 손승현> 

분리 개별화


아이가 한 살이 지나면 슬슬 아 엄마, 혹은 아빠는 나와 일심동체가 아니고 


각기 다른 존재이구나라는 것을 알면서,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이 생기거든요~


점차 기기도 하고 뭔가를 찾아 걷기도 하면서 세상을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충전된 아이의 용기는 생각보다 빨리 재충전이 필요해요


그래서 뒤를 돌아 그곳에 부모가 있는지 확인하고 


다시금 돌아와 자신을 지켜봐 주고 있었는지 재확인하는 과정들을 반복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와 부모는 각기 다른 존재지만, 


당장 나와 딱 붙어 있지 않아도 나를 항상 지켜봐 주고 아껴주고 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엄마, 아빠를 자신의 마음속에 살게 하게 만들죠


 바로 이러한 과정을 분리 개별화라고 부릅니다 



박소연>

그럼 레베카는 대체!!! 만 세 살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레베카가 한 수없이 나쁜 짓들을 보면서 


공감력이 결여되어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크게 받았거든요


물론 극 중 인물이라 과장된 부분도 있겠지만 


드라마에 등장한다는 것은 현실에 있을 수 있을 수도 있는 사람이란 뜻인데, 


이 정도면 사이코패스 축에 들지 않나요?



Dr. 손승현> 

사이코 패스와, 소시오 패스 사실 정신과 의사가 자주 쓰는 용어는 아니에요


왜냐하면 이 둘을 망라한 반사회성 인격장애라는 용어를 주로 많이 사용하게 되거든요

 

어깨 통증을 담, 이라고 표현하는가 근육통이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쓰이는 배경과 분야가 다르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정식 용어는 반사회성 인격장애라 부릅니다


확실히 레베카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어요


이것은 알지 못한다가 아니라 신경 쓰지 않는다 라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타인의 감정에 잘 공감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는 반복적인 거짓말과 기만을 반복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충동적이고도 공격적인 성향이 있을 수 있지만 


항상 그것을 분출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고도의 지능에 따라서 치밀한 계획을 짜서 뒤에서... 


그런 사람이 더 무섭거든요


사이코패스는 


이를 선천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라고 여기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용어이고 


소시오패스는 


사회적, 그러니까 후천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라고 여기는 분들이 주로 쓰는 용어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언어가 쓰임새가 달라져 가듯이 


요즘은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가 마치 다른 용어인 것처럼 


분리되어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여기서의 레베카는 과연 사이코패스일까요 소시오패스일까요


레베카에 대해 더 많은 것이 알고 싶어 지는 순간입니다



박소연>

저는 문득 레베카의 부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최근 읽은 책에서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모들이 아이를 키울 경우, 


아이의 기질과 성격에 따라 다른 성향으로 자라게 되는데...


1) 문제를 만날 경우 해결책과 책임을 내 안에서 찾는 성숙된 성향으로 자라기도 하는 반면

 

2) 문제의 해결책을 안에서가 아닌 외부의 위안으로부터 찾는 성향으로 자라기도 한다는데

 

외부에서 위안을 찾다 보니 자연히 


약물남용, 중독적 관계 등의 즉각적 만족감을 끊임없이 찾는다고 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레베카처럼 결혼 후에도 끊임없이 바람을 피우는 그런 사람들이 좀 대표적인 예일 텐데... 


그런 사람이 아이를 낳으면 다시 또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모가 되겠죠? 


이런 맥락에서 제가 레베카의 부모를 ‘정서적으로 미성숙하지 않았을까’라고 의심하는 건... 


무리일까요?

 


Dr. 손승현> 

날카로운 의심이십니다

 

저는 제가 진료를 볼 때, 


특히 소아 청소년 아이들은 각기 부모님들을 따로 면담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이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빠진 퍼즐을 찾는 심정으로요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레베카의 부모님들도 


괴물을 세상에 풀어놓은 무시무시한 죄인들이 아니라, 


평범한 부모님이셨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요


다만 자신의 미성숙한 부분이 아이의 기질과 상호작용을 일으키거나, 


주변에 양육을 도와주거나 어려움을 이해해줄 사람이 없었다던지, 


부모도 삶의 시련을 많이 겪었다던지 했을 뿐일 수도 있거든요

 

유독 이아이는 나와 안 맞는 거 같다 너무 힘들다 


하지만 부모라서 당연히 이뻐야 하는 건가?


그런데 내 힘든 건 어떻게 풀고 누구와 상의하지?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으셔서요

 

그래서 이건 레베카 부모님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


이게 제 생각입니다 



박소연>

아, 반전 있는 엔딩입니다!



위 내용을 영상으로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레베카 1편

https://youtu.be/Wg_0z1uoImY


레베카2편

https://youtu.be/m4q3J5mvD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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