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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포구민 Mar 09. 2021

준비없이 한 임신

막연히 그저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착각이었을까.

더욱 신중히 가져야 했을까.

사실을 안 날로부터

기뻤던 날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좋지않은, 다른 종류의 생각을 한 건 아니지만

나는 아이를 가지면 안되는 사람이 아닐까

그런 생각은 자주 했던 것 같다.


나 하나만이 중요하던 이기적인,

큰 희생을 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잘 헤쳐나갈 수 있다고

누구나 서서히 엄마가 되는거라고

준비된 엄마는 없다고...

그렇게 누군가가 말해줬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타인의 임신에 대해

생각보다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입덧 이상으로 삶의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하고

이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사람은 본인 일뿐,

누구도 그 변화의 과정과 당황스러움을 대신해주지 못한다는 것이, 가까운 남편마저도 직접 겪지 않기에

크게 공감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답답하다.


나 하나 헤쳐나갔던 시간은 어렵지 않았는데

내 안의 어찌할 수 없는 존재로부터 오는

어찌할 수 없음이 때론 너무 무력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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