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그저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착각이었을까.
더욱 신중히 가져야 했을까.
사실을 안 날로부터
기뻤던 날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좋지않은, 다른 종류의 생각을 한 건 아니지만
나는 아이를 가지면 안되는 사람이 아닐까
그런 생각은 자주 했던 것 같다.
나 하나만이 중요하던 이기적인,
큰 희생을 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잘 헤쳐나갈 수 있다고
누구나 서서히 엄마가 되는거라고
준비된 엄마는 없다고...
그렇게 누군가가 말해줬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타인의 임신에 대해
생각보다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입덧 이상으로 삶의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하고
이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사람은 본인 일뿐,
누구도 그 변화의 과정과 당황스러움을 대신해주지 못한다는 것이, 가까운 남편마저도 직접 겪지 않기에
크게 공감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답답하다.
나 하나 헤쳐나갔던 시간은 어렵지 않았는데
내 안의 어찌할 수 없는 존재로부터 오는
어찌할 수 없음이 때론 너무 무력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