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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 p Sep 30. 2015

#6. No sugar, No water"REAL"

제주 디자이너의 건강한 주스

INTERVIEWEE 고희숙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디자이너이자 부업으로 착즙 주스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고희숙입니다. 이곳을 오픈하고 나서는 부업이 본업을 이기고 있는, 뭔가 본업을 잃어버린 요즘을 보내고 있어요.(웃음)


ⓒ 닮. 리얼 REAL



업이 디자이너인데, 가게를 오픈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처음 시작은 좀 웃겼어요. 리얼이 있는 전농로가 굉장히 외진 곳이에요. 유동인구도 거의 없고요. 이 근처에 제 사무실이 있어요. 밥을 먹으러 가는 중에 이 공간에 ‘임대’가 붙어 있었던걸 봤어요. 그래서 주인 아주머니한테 전화를 해서 가격을 물어봤는데 아주머니가 적당한 가격을 제시하셔서 바로 계약을 했어요. 이 정도면 내가 감당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잘못된 선택이었나?(웃음)


ⓒ 닮. 리얼 REAL


ⓒ 닮. 리얼 REAL


그렇다면 은연중에 이런 가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네요?

이전부터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어요. 일 적으로는 모두 다른 사람들의 것을 만들기만 하고 내 것을 만든 경험은 없어서, 내가 이랬으면 좋겠다 싶은 부분이 있어도 클라이언트는 원치 않을 때가 많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아쉬웠던 마음이 있어서 내가 내 브랜드를 만든다면 이렇게 해야지 생각한 것들을 담아보려고 했어요. 아직 다 채우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해나가려고 해요.


ⓒ 닮. 리얼 REAL


ⓒ 닮. 리얼 REAL


ⓒ 닮. 리얼 REAL


카페라고 하면 기본적인 메뉴는 커피인데, 커피가 아닌 착즙주스 전문점을 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계약을 하고 나서는 착즙주스를 할 계획이 없었어요. 커피숍을 하려고 생각했었어요.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에 같이 일하는 수빈이와 얘기를 하다가 제주도에 커피숍만 300여 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리고 저도 커피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저 그런 커피를 내놓을 바엔 커피 잘 만드는 커피숍을 소개하고, 우리는 우리만의 메뉴를 갖자고 했어요. 그러면서 생각했던 게 주스인 거고, 때마침 착즙주스 붐이 일어났어요.


ⓒ 닮. 리얼 REAL


착즙주스라는 것이 아직 제주에는 많이 알려진 것은 아닌데요, 착즙주스라는 것이 무엇인가요?

착즙주스는 몸을 해독하는 주스예요. 서울에서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어요. 제주에서는 저희가 처음인 걸로 알고 있어요. 요즘에 사람들이 인공적인 것 들을 많이 먹잖아요. 밀가루, 설탕, 색소가 첨가된 것들을 많이 먹다 보니 제대로 된 맛을 느끼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요. 저희는 오로지 과일과 채소들을 착즙 하기 때문에 천연에서 나오는 단맛을 느낄 수 있어요. 정리하자면, 몸의 독소를 빼주고 미각을 되찾게 해줘요. 그래서 다이어트에도 좋아요.


ⓒ 닮. 리얼 REAL


맛있고 건강한 주스 메뉴인데요, 메뉴 등록하는데  우선시되는 것이 있나요?

우선, 저한테 맛있어야 해요. 저는 편의점에서 파는 야채주스를 진짜 못 먹겠더라고요. 만들어보고 나니 맛없는 메뉴면 단가가 떨어져요. 저희 메뉴 가격이 통일되어 있잖아요.  가오픈했을 때 여러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고서 500원을 내렸어요. 그런데 이게 최소 마진이에요. 가격을 낮게 해서 그 가격에 맞추다 보면 맛이 없어지고, 맛이 없어지면 사람들이 찾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단 맛있는 음료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 닮. 리얼 REAL


그럼 맛있는 주스를 만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겠네요?

지금 메뉴로 등록돼 있는 주스들의 비율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에요. 제가 본업이 있다 보니 여기를 오픈하기까지 공사만 7개월이 걸렸어요. 세는 계속 나가고 답답해서 일단 기계를 샀어요. 사서 만들고 먹어보자고 했어요. 만들어서 먹다 보니까 이건 아닌 것 같고 저것도 아닌 것 같고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쳐서 궁합을 찾았죠. 건강한 음료도 좋지만 저한테는 맛없는 건강함은 별로거든요. 찾지 않는 건강함보다는 저한테 맛있어야 다른 분들에게도 맛있을 것 같더라고요.


No Sugar, No Water여서 가게의 이름이 REAL인가요?

가게 이름을 지을 때 고민이 많았어요. 이름에 따라 가게의 이미지가 좌우되기 때문에 열 개 정도의 이름이 나왔었는데, 어렵게 갔다가 한참 돌아서 쉽게 가자 했어요. 사람들이 알기 쉽게 가는 것이 맞다 싶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주스를 팔 것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넣지 않은 주스로 인식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REAL이라고 지었어요.


ⓒ 닮. 리얼 REAL


제주시내에서는 인적이 드문 전농로인데, 이곳에 가게를 오픈하기에 부담되는 부분은 없으셨나요?

저는 전농로가 좋아요. 사람 없는 것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사람 많은 곳에서 북적북적하면서 하는 것도 좋지만, 부업이다 보니까 큰 욕심 없이 이곳에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사람들이 많이 다니게 되면 내가 욕심이 나서 더 열심히 하고 더 늦게까지 하다 보면 제 본업이 없어지겠죠.


ⓒ 닮. 리얼 REAL

REAL이 어떠한 장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나요?

저도 그렇고 오는 손님들도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며칠 전에 제 대학 동기가 찾아왔었어요. 들어오면서 하는 말이 대학교 때 건강한 것은 입에도 대지 않던 애가 건강주스를 한다고? 라며 들어오더라고요.(웃음) 제가 건강하고 오시는 분들도 건강하게 되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T. 070 8837 4560 A. 제주시 전농로 96 

TIME. 월-금 10시-8시, 토 12시-4시 일_휴무


전농로만의 분위기, 참 공감이 많이 가던 말입니다. 전농로를 꼭 벚꽃이 필 때만 찾아가면 예쁜 곳이 아니라 그 곳만의 조용한 분위기가 있어서 더 좋은 곳입니다.

건강한 음료와 건강한 분위기 모두 담고 있는 리얼, 오늘 찾아가 봐야겠어요 :)


포토그래퍼 & 에디터 김지혜 


*이 글은 2015년 6월 인터뷰한 내용을 재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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