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프로세스 전사 도입 4
저희 회사는 OKR을 성과 관리 지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OKR의 기본 취지와는 맞지 않지만 평가하고도 연결되어 있습니다.(고치고 싶지만 우선순위가 자꾸 밀리네요.) 그렇다 보니 KR과 그 아래의 initiative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간혹 KR을 잘못 짰을 경우에 대한 보완책이 없었습니다. 구성원들은 KR을 보고 일을 하는데, KR을 수정할만한 마땅한 프로세스가 없었던 것이죠.
프로세스를 만들자는 액션플랜이 떨어졌고, 담당자로 저를 포함한 몇 명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할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무엇보다 문제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에 대해 파헤쳐보기 시작했습니다. 문제가 명확하지 않으면, 제시된 해결책도 진정한 해결책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표면적인 문제는 이랬습니다. "KR 조정에 대한 명확한 프로세스가 없었다." 그럼 KR을 왜 조정하려고 했는지 확인해 보니, KR을 조정하지 못해서 비효율적으로 팀이 운영되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리더들이 "KR 조정이 목적이 아니라, 팀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불편해하는구나"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정말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팀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던 것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로 전환되었습니다. 단순히 KR조정을 위한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리더들이 가지고 있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 것을 깨닫게 되었으니 말이죠. 여러 가지를 논의하다 번뜩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우리는 비효율을 극복하기 위한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고, 경험했다는 것을요. 바로 회고입니다.
회고는 과거를 돌아보며 잘했던 것과 못했던 것을 확인하고 그중에 가장 중요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찾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간단하게 줄이면 "비효율을 제거하는 일"이 됩니다. 저희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좋은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이미 몇몇 조직에서는 회고 시스템이 정착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회고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들이 존재했고, 리더들도 전사 리더 회고를 진행하면서 이해도도 높아진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전사 적으로 회고 프로세스를 진행한다면? 비효율에 대한 문제는 해결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논의에 참여한 사람들도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논의를 했던 사람들과는 동의가 되었으나, 실무를 진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리소스를 회고에 투여해라라고 하는 것이니 부담이 될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우리의 해결책을 공감하게 할 것인가는 숙제로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그 숙제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펼쳐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