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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tlewomen Jul 18. 2018

보넷길을 아시나요?

요즘 일산에서 입소문나고 있는 식당이며 카페는 다 이 골목에 있다.

명절 말고 일년에 한 번쯤, 일산에 간다. 일산은 고향이나 다름없는 동네다. 94년 일산에 ‘신도시’가 생겼고 아파트에 사는 게 소원이었던 엄마를 필두로 우리 가족은 서울에서 일산으로 이사를 갔다. 덕분에 초, 중, 고등학교 학창시절의 추억은 오롯이 이 도시에 남게 되었고, 장장 왕복 4시간 가량의 거리를 감수하고도 이곳에서 대학과 첫 직장을 오갔다. 일산을 떠나게 된 건 4년 전, 결혼을 하게 되면서다.


가끔 일산에 가면 요즘 어디가 맛집으로 떠오르고 있는지 나름의 시장조사를 하곤 하는데, 최근 몇 년 사이 밤가시마을 쪽 동네가 심상치 않더니만 이젠 ‘보넷길’이네 ‘밤리단길’이네 하는 이름까지 얻어가며 핫플로 등극 중이더라. 2년 연속 들렀던 밥집이 의도치않게 모두 이 동네였고 두 번 모두 맛있어서 소개하고 싶어졌다. 그럼에도 부디 지금보다 더 많이 알려지지는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어쩔 수 없고!


효교 Hyo Gyo

이번에 들른 곳은 아메리칸 차이니즈 비스트로를 표방하는 효교다. 마침 한식, 양식 다 지겹게 느껴지던 차였다. 할 이야기가 많은 만남이라 서두르다보니 오픈시간에 도착했고 덕분에 웨이팅은 없었다. 작은 공간이지만 테이블을 다닥다닥 붙여 놓지 않아 좋았다. 대표 메뉴로 보이는 아보카도 크림 새우와 마파두부를 주문했는데, 혹시 산초를 싫어한다면 권하지 않는다는 피드백이 돌아와 볶음쌀국수로 바꿨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주문한 음식들이 테이블에 놓였다. 도톰한 새우와 으깬 아보카도와 크림소스, 루꼴라의 조합이 돋보였던 아보카도 크림새우는 카라멜을 입혀 구워낸 호두까지도 맛있었다. 꽃빵튀김을 곁들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차돌과 새우 중 선택 가능했던 볶음쌀국수는 아보카도 크림새우에 비하면 감동이 덜하긴 했으나 맛은 좋았다. 새로운 곳을 좋아하는 성격 상 두 번 방문하는 집이 많진 않은데 이곳은 다음 번에도 방문하고 싶었다. 이번에 맛보지 못한 유린기와 가지튀김, 멘보샤를 먹으러!


주소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380번길 41 (정발산동 1287-6)
영업시간 11:00~15:00, 17:00~21:00, 월요일 휴무




필모어 Fillmore

지난 해에 들렀던 필모어는 양지미식당의 세컨 레스토랑이다. 시간대별로 예약을 해야 하고 빨리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 양지미식당보다는 덜 빡세지만, 이곳에서 입성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큰 테이블로 안내를 받아 앉았는데 합석을 해도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기대가 컸던 살치살 스테이크보단 즉흥적으로 시킨 킹크랩 링귀니가 더 맛있었고, 다음에 다시 온다면 뇨끼지짐을 먹어보고 싶었다. 살치살 스테이크는 그린 머스타드와 크림 스피니치 간이 좀 셌던 걸로 기억한다. 스테이크 자체도 간이 좀 되어 있었고. 그나마 좀 심심한 감자 무스가 짠 기운을 좀 덜어내주었다. 그래도 한 번쯤은 들러볼 가치가 있는 곳!


주소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380번길 15 (정발산동 1296-6)
영업시간 12:30~15:00, 17:30~22:00, 월/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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