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롯이 Oct 19. 2019

창틀에 고인 저녁

어떤 바람이 창을 두드려 잠을 설쳤을까요

비가 스쳐간 하늘엔 선명한 구름의 땅이 생겼어요

주민 잃은 땅이 쓸쓸히 흘러갑니다

저녁의 인사는 부끄럽기만 하고

밤의 품은 소란할 만큼 고요해요

설핏 잠이 들었다 깨면

몰래 들어온 손님처럼

새벽이 멋쩍은 표정으로 앉아 있어요

안녕

인사는 늘 너무 늦거나 빨라서

때를 놓친 하루가 이어집니다

햇빛을 가리기 위해 창의 방향을 바꾸며

다시 저녁을 기다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말을 잃어버린 여름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