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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퍼 Jun 01. 2024

판교사투리 모음.zip3

이전에 올렸던 판교사투리 모음.zip1판교사투리 모음.zip2의 조회수가 폭등하면서... 새롭게 써본 판교사투리 모음.zip 3편. 


이번에도 역시 알아둔다고 해서 인생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진 않지만, 모르는 것보다는 오백 배 나은 판교사투리들을 모아봤다. (웬만하면 검색해도 잘 안 나오는 것들 위주로) 



판교사투리 모음.zip3



렐러번스

판교에서 콩글리쉬처럼 흔하게 사용되는 단어다. '관계성' 혹은 '연관성'이라는 뜻이 있는 Relevance. 고객과의 관계를 이야기할 때도, 팀 간의 시너지를 이야기할 때도 주로 사용된다.


예문

기획안 마지막에 조금 더 타겟 렐러번스를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추가해주세요. (=타겟 적합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추가해주세요.) 

해당 업무는 저희팀과의 렐러번스가 떨어지는 것 같아요. (=해당 업무는 우리팀에서 할 정도로 관여도가 높은 업무는 아닌 것 같다.) 


동명의 책도 있고, 관련된 기사들도 많으니 이 단어에대한 감을 잡는 일은 어렵지 않다. 

The PR -  "'Relevance'를 높여라"



하이브리드 근무

팬데믹 이후, 많은 IT 회사들은 재택근무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팬데믹이 잠잠해지고 재택과 출근을 섞은 형태의 신박한 근무가 생겨났는데, 이를 바로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이라고 한다. 

보통 주5일 중 주2~3일 정도는 재택을 하고, 그 외 시간은 출근하는 방식이 가장 흔하다. 



지라 치다

애자일한 방식의 협업툴이라고 불리는 지라(Jira)를 '친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투두리스트를 해결한다' 혹은 '과제를 수행한다' 정도의 의미인데, 왜 '친다'고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서비스기획자들 사이에서는 흔히 이렇게 표현하는 듯 하다.


비슷한 방식으로, 코딩을 '짠다'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과거의 코딩 방식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아래 gif처럼 코딩을 손과 실으로 '짜던' 시절이 있었다고...!

코딩을 진짜 짰구나... 



부러트리다

(실제로 뭔가를 부러트린다는 뜻은 아니고...) 아젠다를 '잘게 쪼갠다' 혹은 '정리한다'는 의미로 주로 사용된다. 예산, 아젠다, 컨펌 등등... 다양한 단어가 앞에 붙을 수 있다.


예문

이거 예산 내일까지 부러져야 할 것 같아요. (=내일까지 예산 결정되어야 할 것 같아요.) 

a,b안 중에서 최종안을 오늘 부러트립시다! (=a,b안 중에서 최종안을 오늘 결정합시다!



어펜딕스 (appendix)

사실 '어펜딕스'는 판교사투리라기보다 기본적인 업무용어에 가깝다.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부록'이라는 뜻으로, 중요도가 다소 낮은 아젠다나 장표를 뒷장에 배치할 때 쓰인다.

주니어라면, 내가 밀고 싶지만 중요도가 낮아서 아쉬운 얼터(alter)안 아이디어를 어펜딕스에 넣어 가져가도 좋다. 의외로 눈에 걸려서 채택되는 경우도 있으니.


예문

1,2안은 메인으로 넣고, 3안은 어펜딕스에 넣어갑시다! (=1,2안은 강조될 수 있는 형태로 가져가고, 중요도가 다소 낮은 3안은 후보안으로 가져가자.)



와우한 경험

내가 중・고등학생이었을 무렵, 광고대행사의 이야기를 다룬 한 드라마에서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좀 더 섹시한 아이디어 없어?"

... 이 말을 듣고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그냥 '좋은 아이디어'라고 해도 될 것을 왜 '섹시하다'는 희한한 말을 붙이는 걸까 싶기도 했고. 


'와우한 경험'이라는 단어는 '섹시한 아이디어'와 맥락이 비슷하다. '섹시하다'는 말이 어감이 좋지 않아, 이런 걸로 변질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한마디로 유저에게 '놀랄 만큼 좋은 경험'이라는 뜻이다. 


예문

이 아이디어가 유저에게 어떤 와우한 경험을 줄 수 있을까요? (= 이 아이디어가 유저에게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요?) 

A 기획안은 와우한 경험을 줄 수 없을 것 같아서 아쉬워요. 와우한 경험에 초점 맞춰서 조금 더 디벨롭 해봅시다. (= A 기획안은 색다른 경험이 없을 것 같아요. 좀 더 색다르고 매력적인 경험을 줄 수 있는 방안이 뭐가 있을까 좀 더 생각해봅시다.) 



어바웃

(이것도 판교 사투리는 아닙니다만) About. 즉 '대략'이라는 뜻이다. 특히나 예산 앞에 자주 붙는 말이다. 특히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예산에 관한 거라면 무엇이든. 

조금 더 '있어빌리티'하게 보이고 싶다면 이 단어를 앞에 붙여보자.


예문

이번 마케팅 예산은 어바웃 4억 정도예요. (=이번 마케팅 예산은 약 4억 정도예요.)

웹사이트 오픈하기 위한 준비기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어바웃으로라도 알려주세요. (= 웹사이트 오픈하기 위한 준비기간이 대략 얼마나 걸릴까요?) 



밸류어블

영어로는 valuable. '가치있는'이라는 의미다. 

'와우한 경험'과 비슷한 의도로 주로 사용되는데, 아이디어를 조금 더 가치있게 고민해보자는 의미로 주로 쓰인다. '밸류어블'을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단 보통 '밸류업' 같은 형태로 쓰인다. (아이디어의 가치를 올려보자는 뜻) 

너무너무 콩글리쉬 같아서.. 들을 때마다 약간 오글거리긴 하지만 현실에서 은근히 많이 쓰인다는 게 함정.



예문

A안이 B안보다 조금 더 밸류어블하네요. (= A안이 B안보다 조금 더 가치있어보인다. 낫다.) 

C안을 밸류업 해볼까요? 유저 관점으로 (= C안을 유저 관점으로 조금 더 고민하고 다듬어보자.) 



심리스하다

Seamless. 말 그대로 부드럽게 잘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단어는 디자이너냐, 마케터냐, 서비스 기획/개발이냐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된다. 


디자이너라면 = 디자인이 매끈하고 잘 연결되는가. 어색함이나 불편함 없는 디자인인가.

마케터라면 = 해당 캠페인/콘텐츠 아이디어가 유저/소비자에게 걸리는 요소가 없는가. 자연스럽게 유저가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인가.

서비스 기획/개발자라면 = 호환성이나 상호연결성 등이 매끄러운가.




더 궁금한 판교사투리가 있다면 댓글으로 제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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