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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퍼 Sep 08. 2023

판교 사투리 모음.zip

판교에 처음 입성한 주니어들을 위해

R&R이라는 용어를 몰라서 회의록에 아레나라고 썼던 과거의 나..

주니어의 첫 1년은 업무용어와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의에 참석하면서, 스케줄을 조율하면서, 회의록을 작성하면서, 보고를 하면서... 매번 새로운 용어들이 나온다.

그래서 모아봤다. 한 번 들으면 까먹기 십상인, 판교가 낯선 '판교 주니어'라면 몸에 익혀둬야 할 판교 사투리 모음집.




(모르면 당황스러운) 판교 사투리 모음


R&R

위에서 내가 실수한 (ㅋㅋㅋ) 그 아레나 맞다.

알엔알 혹은 R&R이라고 불리는 이 용어는 Role and Responsibilities의 약자다. 말 그대로 '역할과 책임'이라는 뜻인데, '이 역할 누가 맡을거야?' 혹은 '이 일 누가 책임져?' 정도의 해석이 되겠다.


예문

이번회의의 주요 안건은 하반기 캠페인에 대한 알엔알 논의입니다.

R&R 관련해서는, 대행사에서 개발과 배포를 맡고 저희 쪽에서는 전략과 기획을 맡기로 정리됐어요.

저희 업무 시작하기 전에 알엔알 얘기 먼저 해야할 것 같아요.



탭핑

영어로는 tapping. 정확한 어원은 모르겠다.

한 블로그에서 보니, '실 거래주문이 아닌 현재 가격이 어느정도 되는지 물어보는 것'으로도 통용된다고 한다. 이 블로그에서 언급한 것처럼 말 그대로 '간 본다'는 뜻이다. 보통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진행 가능성을 대충 점검해본다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예문

이번 전략, 본격적으로 기획하기 전에 유관부서에 먼저 일정 탭핑해봐야 할 것 같아요.

이전 미팅에서 간단하게 진행가능성 태핑해봤어요. 지금 수위로 진행해도 될 것 같습니다.



오사마리

일본어로 '納まり(おさまり)', 또는 '收まり(おさまり)'라고 쓰인다는 '오사마리'. 찾아보니 건설 현장 용어라고 한다. 뜻은 '정리한다' '마무리한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예문

이 일은 ㅇㅇ팀장님께서 잘 오사마리 해주세요.

전략 기획서는 제가 마지막으로 오사마리 해서 전달드렸습니다.

저희 크리에이티브안이 다소 정리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오사마리 필요할 것 같아요. (=정리가 필요할 것 같아요.)



이슈라이징

말 그대로 '이슈'와 '라이징'의 합성어다. '이슈를 만든다' 혹은 '중요도를 올린다' 정도로 해석될 수 있겠다.


예문

하반기 전략 때는 조금 더 ip를 이슈라이징 해야겠네요.

내부적으로 검토해보니, 이번 안건은 충분히 조직 내에서 이슈라이징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한정된 예산으로 제대로 된 이슈라이징이 필요할 것 같아요.



어레인지

정리한다, 처리한다, 조정한다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오사마리와 뜻은 얼추 비슷하나, 오사마리가 조금 더 은어처럼 사용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어레인지를 더 많이 쓴다.


어레인지와 오사마리는 대충 이렇게 다르다.

어레인지 =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유관부서와 미팅을 잡는 등의 환경에서 주로 쓰임

오사마리 = 정리되지 않은 채 흩어진 안건/문서 등에 대해서 정리가 필요할 때 주로 쓰임


예문

다음 미팅 어레인지 해주세요. (=일정&참석인원 결정해서 다음 미팅 잡아주세요.)

이전에 기획한 그 문서, 슬슬 어레인지 해야 할 것 같아요. (=이전에 기획한 그 문서, 슬슬 유관부서와 논의해서 실행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스탠스

stance. 입장이나 태도라는 뜻으로 쓰인다.


예문

이 아젠다에 대해서 서비스 쪽 스탠스 체크해보세요. (=이 아젠다에 대해서 서비스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체크해보세요.)

개발 쪽 스탠스가 저희가 이해하는 거랑 수위가 낮아요. (=지금 개발 쪽 의견은 저희가 생각하는 업무 난이도보다 낮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생각보다 개발 쪽 스탠스가 강경하네요. (=생각보다 개발 쪽 의견이 강경하네요.)

저희는 이런 스탠스로 갑시다. (=저희는 이런 의견이라고 전달합시다.)



애티튜드

attitude. 텍스트 그대로 '태도'라는 의미로 쓰인다. '스탠스'가 입장이나 의견에 가까운 느낌이라면, '애티튜드'는 예의, 태도 정도의 느낌이다.


예문

이 대행사는 애티튜드가 좋네요. (=이 대행사는 태도(업무스타일, 기본예절 등)가 좋네요.)

애티튜드가 너무 별로인 곳은 제외하시죠.

이번 미팅은 무엇보다 애티튜드가 중요할 것 같아요.



커피챗

Coffee Chat. 말 그대로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동명의 서비스도 있다.) 대부분 업무와 관련된 스몰토크를 주로 하는데 업무 관련 상담, 미팅 등으로 부르자니 너무 딱딱한 것 같아서 이렇게 쓰는 것이 아닐까..

비슷하게 쓰이는 말로 '티타임' '원온원(1on1)' 등이 있다. (커피챗, 티타임에 비해서 원온원은 조금 더 딥하고 사무적인 느낌이 강하다.)


예문

업무 R&R 관련해서 잠깐 커피챗 해요!

이번주에 리더님과 원온원 하기로 했어요.



스펙 아웃

Spec Out. 단어 그대로 스펙에서 빠진다는 말이다.

보통 서비스에서 특정 기능이 빠진다는 의미로 쓰긴 하지만, 기획이나 개발 뿐 아니라 디자인, 마케팅에서도 흔히 사용한다.


예문

런칭 커뮤니케이션에서 인플루언서 콘텐츠는 스펙아웃 되기로 했어요.

이번 배포 일정에서 그 기능은 스펙아웃 되었대요.



브레이크 다운

처음에 이 단어를 들었을 때는.. '브뤡타웅이 뭐에요..?'라고 되물었었다.

Break Down. 무슨 댄스용어 같은 이 말은 보통 예산을 이야기 할 때 주로 쓰인다. 견적이나 예산을 통으로 잡지 말고 세분화 해서 가져오라는 뜻이다. 이럴 때는 '대충 얼마 쓰겠습니다~'가 아니라 '이런 개별 항목에 구체적으로 이렇게 쓰겠습니다'가 필요하다.


예문

저희가 갖고 있는 10억 예산, 브레이크 다운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1억을 어떻게 쓸지 브레이크 다운 해서 가져오세요. (=1억 안에서 세부 예산을 짜오세요.)



마일스톤

사전적 의미로는 '이정표', '기념비' 등을 의미한다. 여행갈 때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전에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와 방향을 새겨놓은 표시석이라고도 하는데, 판교 사투리로 쓰일 때는 '큼직한 목표 혹은 목적'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프로젝트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큼직한 목표나 계획, 단계 등을 의미한다.


예문

이번 미션의 마일스톤을 구체적으로 짜야 해요.

런칭 커뮤니케이션의 마일스톤을 순서대로 3가지로 정리해봤어요.



리스크 헷지

원래는 금융 용어로 흔히 알려진 '헷지'. 금융에서 '헷지(hedgd)'는 투자를 할 때 리스크를 감수, 혹은 리스크를 회피, 리스크로 하여금 자산을 보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판교에서도 이와 비슷한 의미로 리스크 관리 시 사용된다. 단순히 리스크를 회피하거나 극복한다는 의미보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에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검토하고 감수하거나 보호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좋다.


예문

이 서비스 런칭 시 ㅇㅇ한 부분에 대해서는 리스크 헷징이 필요해요. (=이 서비스 런칭 시 ㅇㅇ한 부분에 대한 리스크를 이해하고 검토해야 해요.)



러프하다

대충, 대략이라는 의미로 흔히 사용된다. 보통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기 전, 방향성을 잡고 대략적인 기획안을 잡을 때 주로 사용한다.


예문

하반기 아이디어, 일단 러프하게 준비해주세요.

일정과 구조 정도만 포함한 러프한 버전으로 기획안이 필요할 것 같아요.

러프하게나마 미디어 믹스 전략을 먼저 고민해보시죠.



메이크업

화장 아니다. (아무리 검색해도 화장만 나오는 매직...)

조직이나 상황에 따라 쓰임은 다르겠지만, 벌어진 일에 대하여 수습이 필요하거나 이슈를 타파해야 할 때 사흔히 사용된다.


예문

이 이슈를 메이크업 할 만한 아이디어 전략이 있어야 합니다.

개인정보 이슈는 메이크업이 쉽지 않으니, 기획 시 해당 부분이 꼭 고려되어야 해요.




판교생활 3년차, 지금 이 순간에도 판교사투리는 계속 업데이트 되고 있다... (질끈) 나도 꾸준히 브런치에 업데이트 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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