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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퍼 Jun 11. 2024

주니어가 알아야 할 업무용어 모음

모르면 대손해 

이전에 다뤘던 시리즈인 판교사투리 모음(1), 판교사투리 모음(2), 판교사투리 모음(3) 게시글이 높은 조회수를 달성했다. 이후 몇몇 구독자분들께서 간간이 DM으로 '판교 주니어가 아닌 주니어가 알아야 할 업무용어도 다뤄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 있다. 그래서 써보는 이번 글!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고 몸으로 부딪혀야만 알게 되는, 그러나 모르면 당황하는 업무용어 모음.



주니어가 알아야 할 업무용어 모음



MD

흔히 말하는 MD 직무 말고, 가끔 개발자분들이 이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처음 개발팀과 업무 논의를 할 때 계속 이 단어가 언급되었는데... 구글에 검색해도 안 나오는거다.. (ㅠㅠ) 


다 이런 내용뿐... 

여기서 통상 개발자가 말하는 MD란 Man Day. 즉 한 사람의 작업일수를 의미한다. 보통 주말을 제외한 워킹데이 기준으로 산정한다. 


보통 개발자들과는 이런 식으로 컴하게 된다. 

(예문)
"백엔드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요?"
"5MD 정도 소요될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 이 업무는 개발자 1명 워킹데이 기준, 5일 소요된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와 비슷하게 맨먼스, 즉 MM(Man Month)도 리소스 산정에 자주 쓰이는 용어다. 한 사람이 한 달간 작업 했을 때의 리소스를 의미하며, 보통 MD보다 MM을 더 흔히 사용한다. 

(하지만 어떤 용어든 마찬가지! 조직마다 쓰이는 디테일한 의미가 다를 수 있으니, 꼭 개발자에게 먼저 선체크하는 것을 추천한다.) 





짜치다

이것도 사실 판교사투리에 가까운 말이다. '짜치다'는 말은 사투리로 '생활이 쪼들린다' 혹은 '생활에 어려움이 있다'는 뜻이 있다. 경상도 출신인 나는 '짜치다'라는 말이 꽤 익숙한(?) 편인데, 서울 사람들에겐 아니었나보다. 가끔 서울 토박이 친구들 중에 이 말을 못 알아듣는 경우도 왕왕 있더라. 


짜친다는 말은 은어에 가깝고, 순화하자면 '퀄리티가 좋지 않다' '허접하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반대말로는 '히뜩하다' '날이 서있다' '기깔난다'가 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섹시하다(...)' '힙하다' '등으로 표현하기도 하더라. 


(예문) 
"아이디어는 좋은데 디자인 퀄리티가 너무 짜쳐요. 예산을 조금 올리거나 디자인 스타일을 바꿔볼까요? 히뜩한 뭔가 더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케파 (캐파)

보통은 제조현장에서 '생산능력'이나 '생산가능성' 등의 의미로 쓰이나, 통상 업무 환경에서는 '가능성' '업무의 사이즈' '리소스' 등 다양한 의미로 쓰인다. 가끔은 사람마다 다른 의미로 쓰기도 하니, 이 단어의 의미로만 판단하기보다는 앞뒤 문맥을 파악해 의미를 캐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행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받는 환경이라면..

(예문1) 
"이번에 K 기업에서 저희에게 프로젝트 비딩을 신청했는데요.. 저희 케파가 될까요?"
"그 프로젝트는 마케팅 뿐 아니라 비즈니스/제휴/디자인까지 핸들링 해야 해서 저희 케파가 안될 것 같아요."

이처럼 워크스콥이 너무 크거나 작음을 의미하는 상황에도 쓰인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면... 

(예문2) 
"이번에 새로운 프로젝트가 들어왔는데 호퍼가 맡아줄 수 있어요?"
"저 이번 프로젝트는 케파가 안돼서 어려울 것 같아요."

이처럼 가끔은 조직/사람의 리소스를 의미하는 말로도 쓰인다. 

참고하자면... 이는 제조업 베이스가 아닌 업계에서 통용되는 의미다. 제조업 베이스의 일이라면 텍스트 그대로 '제조 능력' 혹은 '제조공장의 상태' 등의 의미로 쓰일 수 있으니... 본인이 속해있는 조직의 성격을 먼저 파악하고 적용하자.)


혹시 업무가 너무 많은데 새로운 업무를 받게 되었거나,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의 업무가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저 그 일 못 하겠어요."가 아니라 "제 케파로는 어려울 것 같아요."로 운을 띄워보는 것은 어떨까. 





KPI

KPI는 Key Performance Indicator. 즉 핵심성과지표를 의미한다. 

마케터라면 매출이나 PV, UV가 될 수도 있고 서비스 기획자라면 PV, 서비스 체류시간 등이 지표가 될 수 있다. 보통 광고대행사 등 대행사나 협업사일 경우 핵심지표가 광고주를 따라가게 되겠지만, 인하우스에 속해있거나 브랜드/서비스를 직접 핸들링하는 브랜드 마케터라면 직접 KPI를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꽤 골치 아플 수 있다. (주니어인 나는 아직도 이 KPI 측정이 가장 어려운 과제로 느껴진다..) 


회사에서 KPI 설정은 상하반기(혹은 연간 단위)의 가장 주요한 마일스톤 중 하나이기도 하다. KPI가 너무 빠르게 달성되거나 과하게 초과달성 된다면 애초부터 낮은 목표치였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달성이 너무 어렵다면 무리한 지표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실제로 KPI 설정 시 '우리가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정도가 100%라면, 120% 정도 되는 챌린징한 지표를 KPI'로 잡기도 한다. 





리스크 / 피져빌리티

사실 리스크와 피져빌리티는 완전히 다른 말이지만, 이 둘이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아서 묶어봤다.


리스크는 말 그대로 '위험'을 의미한다. 금융사에서는 '투자의 위험'일 수도 있고, 광고대행사에서는 '광고주가 끊기는 위험'일수도 있으며, IT회사에서는 '앱스토어에서 앱이 내려가는 위험'이나 '유저가 이탈하는 위험'일 수도 있다. 회사마다, 조직마다, 업계마다 어떤 것을 가장 큰 리스크로 보느냐는 다르겠지만 모든 기획안에는 이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혹은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이 리스크가 적어지면 '피져빌리티'는 올라간다. 피져빌리티는 말 그대로 '실행가능성' 정도를 의미하는데, 일반적인 프로젝트에서 리스크가 낮아질수록 피져빌리티는 올라간다. 

물론 피져빌리티를 높일 수 있는 요소에는 단순 리스크 하나만 있는 건 아니다. (마케팅 캠페인으로 예를 들자면) 주어진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원하는 모수만큼 참여시킬 수 있을지, 기획안이 목적과 타겟에 잘 드러맞는지 등이 피져빌리티를 높이는 요소가 된다. 


(예문1)
"지금 이 캠페인은 어글리해서, 유저가 이탈할 리스크가 너무 높아요. 이 리스크를 막을 만한 ux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피져빌리티가 너무 낮을 것 같네요."
(예문2)
"현재 캠페인 아이디어의 피져빌리티가 낮아보이는데..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20대 타겟으로 고민했던 아이디어다 보니, 10대가 참여할 만한 매력요소가 적은 게 아쉬워요. 타겟을 조금 넓히더라도 온/오프라인 매체 동시 집행해서 조금 더 모수를 늘려보는 건 어떨까요?"

"타겟을 넓히면, 같은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는 리스크는 없을까요?"

"10대와 20대에게 노출되는 소재를 다르게 구성해서, 최대한 리스크헷징 하는 방향으로 미디어믹스안 짜보겠습니다."





메인안(main) / 얼터안(alter) / 어펜딕스(appendix)

기획안을 가져갈 때, 아이디어와 별개로 보여지는 설득 전략을 짜야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가 5개라면 5개를 모두 팔 순 없으니, 가장 선호하는 한 가지 안을 미리 정한다거나... 이럴 때 주로 사용되는 말이 '메인안' '얼터안' '어펜딕스'다.


메인안 = 말 그대로 가장 메인으로 보여주고 싶은 안이다. 보통 가장 첫 번째 순서로 배치하기도 하고, 매력적인 이유에 대해서 조금 더 디테일하게 서술하는 등 기획서 안에서 가장 돋보이게 작업해두곤 한다.


얼터안 = alter는 '바꾸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메인안은 아니지만, 메인안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안을 뜻한다. 메인안이 A라면 얼터안은 B라기보다는 A-2에 가깝다고 이해해도 좋다. 예를 들어, 메인안이 다 좋지만 예산이 아쉽다면 얼터안은 그런 예산을 보완하고 아이디어에서 매력적인 요소를 살짝 덜어낸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어펜딕스 = '부록'이라는 의미의 어펜딕스. 우선순위로 따지자면 메인안 > 얼터안 > (딱히 안 봐도 되는) 어펜딕스 정도의 수위다. 어펜딕스는 메인안과 얼터안처럼 기획안인 경우도 있지만, 하나의 온전한 기획안이 아니라 참고할 만한 내용인 경우도 있다. (예산 상세, 일정 마일스톤, 추가 이슈 등) 





메일용어 (FYI / cf)

파도파도 나오는 메일용어. (...)

일반적인 대행사나 대기업의 경우,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을 메일로 진행하기 때문에 메일용어를 모르면 난감한 경우들이 종종 있다. (다행인 건, 메일용어는 대부분 구글에 검색하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글들이 많다.)


그 수많은 메일 용어 중에서도 내가 가장 많이 보고, 흔히 썼던 용어는 요 두개 정도다.

FYI(For your information) : 전달 혹은 참고를 의미한다. 특별한 액션을 취하지 않고 메일을 전달하기만 하거나, 관련자를 태그해 '이 내용 확인해두세요'라고 알려줄 때 주로 쓰인다. 

cf : FYI와 비슷하게 '참고하세요'라는 의미로 쓰인다. 

다행(?)인 건 현재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메일이 주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아니라서, 


그 외의 메일용어는 아래 블로그에서 잘 정리해두었더라. 참고하세요!




바터 거래/계약 (Barter Trade)

일반적으로 금액을 주고 받는 거래는 많이 경험하겠지만, 바터 거래는 낯설 수도 있다. 바터(barter)라는 뜻은 기본적으로 '물물교환'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돈 없이 상호 간 제공할 수 있는 물품/구좌 등을 나누는 계약을 말한다. 

바터 계약 시 실제로 돈이 오가진 않지만, 계약서는 작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A사가 B사에게 3억 가량의 경품을 후원한다면, B사는 A사에게 3억 가량의 구좌/내부 무상캐시 등을 집행해줘야 하는 것이다. 바터 계약은 특히나 '해당 경품이나 구좌 등의 가치산정'이 중요하다. 가치 산정이 올바르게 되지 않았을 경우, 공정거래에 이슈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법무 담당자의 검토 및 승인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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