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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하 Nov 19. 2024

컴퓨터 화면 한가운데에 있는 파일은무엇인가요?

도서출판선하출간일지


제 컴퓨터 화면은 상하좌우 나누어 여러 개 노랑 파일이 정렬되어있습니다.

ㆍ오른쪽으로 갈수록 마감이 정해진 프로젝트
ㆍ왼쪽으로 갈수록 마감 없이 매일 반복하는 일상 기록
ㆍ위로 갈수록 재미와 취미로 가벼운 것
ㆍ아래로 갈수록 공지와 업무적인 것

그리고 화면 한가운데는 몇 개의 노랑 파일이 자리합니다.
9월부터 그 화면의 주인은 도서관이라 이름이 적힌 노랑 파일과 PDF 파일입니다.
책의 집에 머무는 지극히 사적인 여행, 꿀벌과 여왕벌의 『도서관에서 한 달 살기』
프로젝트 정식 이름입니다. 곧 출간할 산문집입니다.

10여 년 전 두 아이와 함께한 도서관 여행을 기록한 가족문집이 그 출발이었습니다. 그때는 오른쪽 위 끝에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5월 그림과 글을 한글파일에 옮기면서 왼쪽 위에 옮겨 두었습니다. 지금은 스크린 한가운데 위치합니다. 지금 제가 가장 관심을 두고 몰두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9월 3일 도서출판선하, 출판사를 등록했습니다. 첫 책은 이것이어야 한다며, 10월 30일을 마감으로 여름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10월 20일, 가제본을 받고 인쇄를 멈추었습니다. 인쇄소를 바꾸며 발행을 한 달 미루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한 번 더 생각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상업출판 아닌 독립출판을 염두에 두었지만, 저는 저만의 작은출판을 생각합니다. 직원 없이 모든 것을 혼자 하는 일인출판,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 독립출판, 독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싶은 상업출판. 셋의 본질을 모두 갖고 싶은 작은출판 도서출판선하입니다. 하지만 절대 혼자만의 힘으로 출판을 할 수 없습니다. 많은 이들의 작은 도움으로 나의 작은 출판은 귀하게 존재할 것 같습니다.

출간 기획과 원고 작성, 퇴고와 내지 편집, 표지 디자인과 인쇄. 뭐 하나 쉬운 것은 없습니다.
원고를 왼쪽 위에 놓았을 때가 행복했습니다. 오른쪽 아래에 있을 때도 뭐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화면 가운데 위치하면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다 되었다고 손 털고 뒤돌아서면 다음 날 다시 손봐야 할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샴페인을 터뜨릴만하면 다시 오프너를 바닥에 내려놓아야 합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더니 이제 곧 끝이 보입니다.
한가운데 놓아두길 잘했습니다.

여러분 마음 한 가운데, 컴퓨터화면 한가운데 무엇이 놓여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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