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won Jul 29. 2024

Let's Fxcking Go

데드풀과 울버린 : 힐링 팩터에서 회복탄력성으로

1.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을 봤다고 한다. 마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서사적으로는 아쉬운 면이 없진 않았지만,


2. 그래도 영화를 보면서 데드풀과 울버린의 캐릭터는 잘 표현했다는 생각을 했다. 슈퍼 히어로서 데드풀과 울버린을 관통하는 능력은 ‘힐링 팩터(healing factor)’인데,


3. 신체적으로 아무리 상처를 입어도 계속 회복되는 능력을 가진 두 캐릭터는 엄청난 강인함과 공격성을 가지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멘탈 측면에서는 회복탄력성이 굉장히 떨어지는 캐릭터.


4. 그래서 모든 엑스맨이 죽은 우주에서 회복 능력으로 혼자 살아남은 울버린은 과거에 얽매여 자책과 후회를 하며 살아가고, 신체적으로 상처 입어도 계속 회복되는 자신의 능력을 저주라고 느끼기까지 한다.


5. 데드풀 역시 거친 말투로 인생과 세상을 조롱하는 유머나 던지며 시시껄껄하게 살 뿐, 과거에 경험한 거절과 시련과 좌절에 얽매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살아가는 캐릭터.


6.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신체적으로는 무한한 회복력을 가진 두 캐릭터가 멘탈적으로는 굉장히 취약했던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기르는 과정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는데,



7. 이를 표현하는 대사 중 하나가 바로 “렛츠 X킹 고(Let's Fxcking Go)”.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여기 멈춰 있지 말고 그냥 계속 가보자는 것.


8.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회복탄력성이라는 게 원래부터 그런 것일 수 있다. 상처, 거절, 실패, 좌절, 정체, 절망 속에서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그럼에도 그냥 계속 나아가보자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회복탄력성일 수 있다는 얘기다.


9. 실제로도 사업을 시작하고나서 여러 좌절과 실패를 겪었고, 나 자신에 대한 실망과 타인에 대한 실망, 세상에 대한 실망 같은 것도 때로는 겪었지만, 종종 그것들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어쩌면 사업을 처음 해보는 거니까, 당연히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모르고.


10. 물론 그것들로부터 배우고 성찰하고 반성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고, 그럴 수 있다면 지나간 모든 일들이 훨씬 더 소중해지고 아름다워지겠지만, 부족함이 많아서 그걸 지금 다 해낼 수 없을 수도 있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도 그 자리에 머물러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다면, 그런 부족함 속에서도 뚫고 나간 순간들이 또 다른 의미를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11. 가끔씩 사람들이 찾아와서, 그게 사업이든, 커리어든, 공부든, 요즘 자신이 정체된 것 같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은근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해줄 말도 어쩌면 비슷하다. 정답과 정확한 탈출구는 모르지만, 그냥 계속 가보자고.


12. 그런 상황에서도 계속 나아가는 게, 회복탄력성일 수 있으니까. Let's Fxcking Go! 


썸원 레터 구독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5010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