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학연구회 6월 모임 - 돌봄에 관한 책을 준비하며
[개벽통문24-29] 1. 어제(25, 낮), 생명학연구회 월례모임을 진행하였습니다. 올해 생명학연구회 주요 업무는 '생명학적 과제로서의 돌봄'에 관한 공부와 공저 발행입니다. 이는 모시는사람들(돌봄연구소)의 제안 사항이기도 하여, 일종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셈입니다.
2. 어제는 2차 예비발표(1차는 1개월 전 2명)로, 4시간에 걸쳐 모두 6명이 발제를 하고, 참석자들의 피드백을 청취하였습니다. 저도 '동학의 돌봄철학(가제)'라는 주제로 발제하였습니다. 장황한 발제에 대해서, 선택과 집중, 그리고 '동학의 동봄철학의 특이점을 분명히 부각시킬 것' 등의 좋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동학은 한마디로 돌봄의 존재론적 근거를 제시하는 철학 사상이라는 것이, 그리고 동학의 돌봄 철학의 관점에서 접근할 때 이 시대 화두로서의 돌봄의 근본적인 의의를 이해하고, 자기돌봄은 물론 시대+문명 전환적 주제로서의 돌봄을 온전히 구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성공할지는 미지수입니다.(^^)
3. 현재까지 제가 정리한바, 동학에서 '돌봄'의 개념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동학에서 돌봄은 사람과 만물이 각각 한울님을 모신 존재임을 인식하고/하게 하고, 그러한 존재로서 자기 존재의 최상(본질)을 실현(道成立德, 自己實現)하도록, 몸과 마음에 걸쳐 노력하고, 나 또는 너 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서로 나누고, 온전히(不移)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② 동학에서 돌봄은 자기돌봄(마음공부, 수양)에서부터 타자돌봄(서로 모심과 서로 살림), 나아가 국가사회 돌봄(보국안민)과 세계(지구)돌봄(천지부모효양)에 이르기까지 다차원적인 층위로 구성된다.(나-너-우리, 천-지-인)
③ 동학에서 돌봄의 근본 원리는 ‘기화(氣化)’로 설명된다. 기화란 존재(생명)가 존재(활동)하는 양식인바 동질적 기화와 이질적 기화를 포괄한다. 이를 달리 ‘이천식천’이라고 하는데, 먹고 먹음뿐만 아니라 서로 돕고, 서로 살리는 행위까지가 이천식천이며, 기화이다. 기화는 달리 말하면, 인간이 천지와 부모의 곡식과 젖을 먹고 먹히며 살아가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은혜 베풂과 그에 보답하는 것이다. 돌봄은 곧 보은의 행위이다.
④ 돌봄은 곧 모심이다.
4. 우리 시대에 돌봄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된 것만은 분명합니다. 인구 노령화가 이미 진행된 선진국(?)은 물론이고, 여전히 절대적 빈곤 선상에서 고통받는 제3세계 빈곤국가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예컨대, 대한민국이라는 한 국가 내에서도 노인과 어린이뿐 아니라 많은 계층에서 다양한 방식의 돌봄이 요구되고 있으며, 또 국가적으로도 그동안의 '복지' 개념을 '돌봄' 개념으로 일원화, 전환하면서 돌봄이 시대의 화두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것입니다.
5. 서점에서도 '돌봄'을 주제나 소재로 하는 책들이 거의 매일 한두 권씩 쏟아지고 있습니다. 범위를 조금 넓혀보면 사실 명상 서적이나 명상 붐, 그리고 '치유' 관련 서적도 '돌봄'의 범위에 포함되거나 연계되는 책-또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터입니다. 생명학연구회에서의 돌봄은 이러한 현실을 아우르면서도, 더 깊은 차원을 말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현실 세계의 재구축 - 전환으로서의 건강하고 행복한 돌봄이 넘치는 사회를 꿈꾸는 것입니다.
6. 모시는사람들-돌봄연구소의 돌봄학 사전 작업도 속도를 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