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리언니 Jun 18. 2023

나만을 위한 시간은 어떤 시간일까?

워킹맘의 힘듦에 대한 고찰

워킹맘 14개월 차(솔직히 얘기하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기간에도 책을 썼기에 19개월 차라고 해도 무방하다.), 워킹맘이 힘든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봤다.


대체 뭐가 얼마나 힘든데?라고 생각이 들 수 있는데

나 같은 경우는 나를 위해 온전히 쓰는 시간이 줄어든 점에서 힘들다.


평일엔 아기 어린이집 등원 후 출근, 퇴근 후엔 아기를 보고 집안일을 하고 분리수면을 하지 않는 아기를 재운다. 그럼 보상심리가 작동해 평소 보지도 않던 드라마를 틀어놓고 허송세월하며 잠든다.


주말엔 아침부터 밤까지 거의 옆에 붙어 아기만 바라보며 챙겨야 한다. 별다른 일이 없을 땐 그래, 내가 엄마니까 하고 가뿐한 마음으로 육아에 전념하지만 중요하게 마무리할 일이 있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아이에게 짜증이 나고 남편에게 짜증이 나고 결국 이 짜증이란 감정이 에너지를 소모하며 일도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가족들에게도 미안한 상황이 반복된다.



그리고 연차도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날 위해 쓰기보단 아껴두게 된다. 갑자기 아기가 아프거나 어린이집이 방학이거나 할 때, 생각보다 갑자기 써야 할 일이 생긴다.

이때 아이를 조금이라도 봐줄 수 있는 양가 어른들이 계시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기회는 없다.

결국 이직 전 회사는 반차 혹은 연차만 사용할 수 있어 복직 6개월 만에 휴가 15개를 다 썼다.


흔히 육아 퇴근이라는 말을 하는데 아이가 커갈수록 두 개 직장을 병행하는 듯한 스트레스와 체력소모가 있다. 즉 투잡을 하지만 휴가를 쓸 수 없는 그런 근무환경이라고 생각하면 적절한 비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 그렇게 힘든데 왜 일을 계속하는지 묻고 싶을 수 있다.

내가 일을 지속하는 건 내 역량을 사회에 올바르게 쓰고 싶어서이다. 그 수단으로 나는 직장을 택했고 현재 내 목표를 실행할 수 있는 조직에 있기에 더더욱 직장에 집중하고 있다. 일을 일주일만 쉬어도 감이 떨어지는 걸 체감하는데 육아를 위해 일을 몇 년간 쉬는 결정은 할 수 없었다. 꾸준함의 힘, 끈기의 힘을 알기에 더더욱 일은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이 힘듦은 온전히 내 선택에 의한 힘듦이다.

예전엔 일도 육아도 내가 선택한 일인데 힘들다고 얘기하는 게 내 얼굴에 침 뱉기라고 생각했다. 내가 선택한 일이라면 힘들더라도 불평 없이 묵묵히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내 역할과 책임은 충실히 하되 힘든 때는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내가 힘든 시기에 다른 워킹맘들 이야기를 보며 많은 위로를 받고 힘든 상황도 혼자가 아니게 느껴지며 잘 지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또 다른 워킹맘들에게 공감이자 위로가 되고 그 공감이 또 내일을 잘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길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에서 공유한다.  

작가의 이전글 업무 회고의 중요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