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고쳐나가야 하나?
체제와 제도로서의 우리 민주주의. 너무 큰 비용을 치러야 하는 에러를 충분히 경험한 것 같은데, 이번 탄핵 국면 이후 에러가 반복되는 부분을 고쳐야 하지 않겠나?
국민을 대변하라고 뽑아 놓은 국회의원이 국민의 뜻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아도 버틸 수 있는 것이 첫 번째 에러. 사법 판결 외에 그들을 자리에서 내릴 수 없는 것은 분명한 체제 결함이다. 지역구, 비례 각각에 적절한 "국민소환"을 만들어 넣어야 한다.
6 공화국 체제의 가장 큰 에러는 사실상의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집단을 마련한 데 있다. 검찰이 그 집단이지. 헌법 자체의 수정 없는 검찰 개혁은 사실상 지속적 실패라는 것을 충분히 경험했으니, 검찰을 손 보기 위해서라도 헌법 개정은 당연히 요구되는 수순 아닌가?
검사 못지않게 문제적인 엘리트 집단은 판사라는 사실도 판사 출신의 정치인, 행정가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보면 알 수 있거니와, 실제 재판 과정에서도 완전 자기 마음대로 판결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사법부 개혁도 절실하다.
더불어, 의료 개혁도 체제 정비가 절실하다. 법률가 못지않은 사실상의 권력 집단으로 의사 집단을 이야기하는 것이 과하다 할 수 있는가? 병원을 다녀보라. 의사가 가진 진료와 치료의 배타적 권한이 얼마나 가공할만한 것인지 충분히 느낄 수 있지 않은가? 민주주의가 제대로 개입되어야 할 부분으로 나는 감히 의료 체제를 지적한다.
결국, 권력에 관한 우리 국민의 합의와 약속으로 현법을 해석하자면, 누구에게 권력을 어떤 방식으로 맡기나에 관해 빈 구멍을 메우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라 본다. 법치 외에 민주주의 실현 방식을 정하는 다른 방식이 없는 공화국 체제에서 우리가 겪는 에러는, 입법 단계에서의 미비를 수정하고, 법 해석의 권한을 남용하는 엘리트에게 제대로 재갈을 물려 올바르게 처신하게 하는 방식의 법률 수정으로만 가능하겠지.
그리고 제발 정신 똑바로 박힌, 자기 성찰이 가능한 종류의 엘리트를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하자. 넌덜머리 나도록 이기적이고 자기변명적인 엘리트 집단들을 어떻게 정신 차리게 만들지... 이건 법률로 하기보다, 사회 개혁으로 하는 것이 옳을지도. 어려서부터 권력의 맛을 알아버리는 똑똑한 못된 놈들보다 위험한 게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