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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콤 남PD Oct 07. 2022

#30개월아기 의 생떼특집!

18개월의 짜증보다 100만 배 강력한 아기들의 #생떼

#생후1000일 이 된 아기, 사람이 태어난 지 1000일이 되면 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이 꽤 많아진다. 지금은 생떼가 없어졌고, 짜증도 없어진 #32개월아기 



엄마들이 입에 18181818을 달고 살게 된다는 #18개월아기 였던 무렵, 우리 아가는 #재접근기 라는 #껌딱지 시즌이 도래해 그렇게나 힘들었다. 뭐만 하면 "엄마가~ 엄마가~", "안아~ 안아~", "엄마랑 엄마랑~" 하면서 눈앞에서 없어지면 난리난리 쌩난리가 났던 시기가 있었다. 그 정도면 점점 더 무거워지는 무게와 줄어드는 낮잠, 밤잠에 엄마도 슬슬 지쳐갈 타이밍인데, 그 시기가 지나면 '마의 30개월' 시즌이 도래한다.


지금, 이제 막 돌 지난 아기를 키우고 있다면, 곧 도래할 #30개월아기 의 화려하고 무시무시한 시기에 대비해야 한다. 지금부터 온갖 유튜브와 책, 논문을 찾아가며 되찾은 평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뭐든 혼자 하고 싶은 나이, 물을 쏟고, 실수를 해도 아이에게 자율성을 주면, 아이는 반복을 통해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고, 자존감을 키우게 된다. 대신 할 일은 많아진다.



30분이고, 1시간이고, 울고 불고 떼쓰고... 엄마가 대체 뭘 잘못한 거니...


떼가 많거나 짜증이 많은 아이가 아닌데, 28개월을 지나면서부터 생떼가 늘기 시작했다. 아침에 조금이라도 일찍 등원을 시켜 어린이집에서 주는 아침을 먹여야 하는 워킹맘인 탓에 아침 준비시간은 늘 전쟁이다. 그러다 보니 잠자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는 이때쯤 아이는 10시를 훌쩍 넘어 잠들기도 하고, 적어도 7시에는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아이의 잠은 늘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아침 시간, 눈 뜨면서부터 짜증을 짜증을 내면서 일어나는 날들이 대부분이었다. 아이가 눈 뜨면서부터 짜증을 내니, 아침 시간 엄마 기분도 영 엉망이다. 


"더 잘 거야!!!"

"그러게... 너 어제 늦게 자서 그렇잖아..."

"아니야! 더 잘 거야!!!"

"알았어, 오늘은 일찍 자자. 근데 지금은 일어나야 돼."


그럼 이때부터 전쟁이 선포된다. 아이는 짜증을 내고, 엄마는 1분, 2분 시간이 흐르면서 속이 까맣게 탄다. 아침밥을 못 먹여 보낸다는 죄책감에 달래고, 얼러 최대한 좋은 기분으로 아이를 데려가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시작부터 꼬이는 것. 회사 어린이집에 다니는 우리 똥깡아지는 심지어 서울 시내에서 가장 밀리는 마의 구간을 3곳이나 지나야 하기 때문에 25분이면 갈 거리를 50분에 걸쳐 가야 한다. 이 때문에 어린이집 입소 초반, 멀미를 한 탓에 등원 직전 차에다 토하고, 주차장 도착해 토하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이 이야길 하자면 또 한 바가지!!! 이 이야기는 번외로 하기로 하고, 일단 아이의 짜증 이야기부터 해 보자.


이러면 엄마는 정말 난감하다. 


"하..................."


어쩔 수 없이 아기가 눈을 뜨지도 않았는데 영상을 틀어 귀를 쫑긋 깨워본다.


'안된다 크로옹~~~ 이건 콩콩이꺼다 크로옹~~~'


좋아하는 영상이 흘러나오면 번쩍 눈을 뜨고 재빨리 일어나 앉아 영상을 본다. 그러는 동안 아이의 관심을 영상으로 돌리고 10분 안에 바디크림 바르고 옷 갈아입히고, 머리를 묶어본다. 그리고,


"서연아~ 엄마가 이쪽으로 와~ 하면 엄마 핸드폰 들고 거실로 나오세요~"

"으응~"


기부니가 좋아진 아기는, 영상에 몰입하며 OK 사인을 준다. 그럼 옷을 치우고 주방에서 빠르게 양치할 수 있도록 세팅을 해 둔 다음 아기를 부른다. 기분이 좋으면 또 금세 오지만, 기분이 저조한 날은 


"이거 다 보고!"


하... 또 한 번 엄마 속 타는 소리. 


"빨리 와야지~ 늦었어~"

"아니야! 이거 보고 갈 거야!"

"늦으면 밥 못 먹어, 얼른 오세요~"

"아니야! 다 보고 갈 거야! 애앵!!!"


이렇게 울기 시작하면 생떼특집 시작. 생떼는 진짜 말 그대로 생떼. 영상 보던 걸 차에서 곧 보여주겠다는 말도 통하지 않을 정도로 완강하고 절대 그 자리를 뜨지 않으려고 한다. 그걸 흐트러뜨리는 순간 아이의 분노는 극에 달하는데, 이런 날은 30분이고 1시간이고 대성통곡과 짜증으로 등원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시작이 이렇게 되면 아이를 결국 울려서 어린이집에 등원을 하고 50분 내내 영상을 보여주며 쪼꼬렛까지 줘 가며 운전을 해야 한다. 시작이 잘못됐다. 


또 한 번은 시댁에 갔을 때였다. 갑자기 배가 아파 화장실을 간 사이, 아이의 껌딱지 심리가 또 발동, 


"엄마~~~~~ 엄마아아!!!!!!!!!!!!!!!"


와 진짜, 엄마는 응까도 마음대로 못한다. 왜 하필 지금 배가 아파가지구.... 애가 바깥에서 울며 불며,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의 말림에도 울리블리 근성을 드러내며 울어대는 통에, 급히 나와서 아이를 달래기 위해 또다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20분 정도 영상을 보고 이제 집으로 가야 하는 시간.


"자~ 이제 가자~ 엄마가 차에서 보여줄게."

"아니야! 이거 볼 거야!!!"

"응 봐~~ 보면 돼~~ 이거 엄마가 그대~~로 가져가서 차에서 보여 줄게"

"아니야! 안 갈 거야! 여기서 볼 거야!!!!"


이렇게 또 울기 시작해, 결국 그날 오후 일정을 취소해야 했고, 기다리다 못해 아이를 강제로 안아 차에 태워 영상으로 회유했으나, 1시간을 울고 그치며 "서러웠어..."라는 말로 아이는 울음을 그쳤다.



생떼, 원인이 뭐야? 드디어 알았다!


이유를 모르겠다. 왜 그 자리에서 꼭 그 영상을 보아야 하는지, 왜 아침 시간, 굳이 여유를 부리는지, 엄마의 설명을 잘 이해하는 아이인데도 갑자기 변하니 엄마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밥을 못 먹이는 엄마 책임을 늑장 부리는 아이에게 전가하며, 아이를 혼내는 일이 많아지고, 아이에게 짜증도 내게 된다. 그야말로 악순환.


30개월 무렵 아이는 스스로 하려는 마음이 강해지고, 자아도 생긴다. 발달이 빠른 편인 서연이는 정신적으로도 성장이 빠른 편이어서 생떼가 조금 더 일찍 시작된 것 같다. 육아 전문 유튜버, 소아청소년 심리, 정신건강 전문의들의 강의, 의사 친구의 조언과 육아서적을 뒤적거리며 크게 이 무렵 아기들의 생떼의 원인을 찾았고, 지금은 거짓말처럼 생떼가 사라졌다.



비가 안 와도 우산에 장화를 코디하고, 휴대용 변기를 모자라며 쓰는 아기들은 나름대로 자신만의 생각을 놀이로 표현하며 사고의 폭을 넓히고 있다.



"선생님... 요즘 서연이가 생떼가 너무 심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도 항상 늑장 부리고 집에서 하고 싶은 걸 해야 나와서, 너무 늦어요. ㅠㅠ"

"어머니, 그러면 서연이가 평소 일어나는 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깨워 주시고, 일어나기까지 약간의 여유를 줘 보세요. 그리고 서연이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시는 건 어떠세요?"


어린이집 선생님 말씀대로 평소보다 10분 일찍, 아기 방 문을 열고 음악 소리를 흘려 서서히 잠을 깨웠다. 아이는 꼼지락꼼지락 대며 눈을 뜨더니 말을 먼저 건다.


"엄마~"


어라? 오늘은 짜증을 안 내네? 아이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엄마는 오늘도 노심초사하며 아이를 깨우고, 좀 더 자겠다고 하면 일단 기다려 준다.


"더 잘래~"

"그래~ 더 자~~ 엄마는 기다려줄게!"


그러면 너무 신기하게도 아기는 1분을 지나지 않아 주섬주섬 일어나 앉아, 어린이집 갈 마음의 준비를 한다. 


"잘 잤어, 우리 아기?"

"응~ 꿈에 핑크퐁이 나왔쪄!"

"진짜? 대박사건!!! 우와!!!! 우리 서연이 진짜 좋았겠다!!!! 그래서 뭐하고 놀았어??"


엄마의 호응에 아기의 기분은 매우 매우 좋아지며 활짝 웃으며 지난밤 꿈에 핑크퐁이 나와서 신났던 기분을 전한다. 그럼 그때를 타 아이 옷을 입히고, 머리를 빗어주면 된다. 그럼 영상도 필요가 없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 무렵 아기들의 생떼의 원인은 이러하다. 


첫 번째 원인, 생떼의 원인은 사실 다른 곳에 있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기는 지금 블록 놀이를 하고 있다. 블록을 쌓았는데 쓰러져 다시 쌓았다. 그런데 또 쓰러졌다. 다시 쌓았고, 또다시 블록은 중심을 잃고 쓰러졌고, 다시 쌓았으나 다시 스르륵 쓰러졌다. 그 찰나, 엄마가 말한다. "밥 먹자~"


그럼 아기는 '엄마가 밥 먹자고 했다고' 생떼를 부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미 아기는 그전에 짜증이 났을 가능성이 높고, 때마침 엄마가 블록 쌓기가 안 돼 속상한 마음도 모르고 밥을 먹자고 해서 아이는 짜증을 낸다는 것. 


두 번째 원인, 이 무렵 아기들은 안정적이고 아주 평온한 상황을 좋아하는데, 이 상황이 위협받을 경우 극도의 짜증을 낼 수 있다. 예를 들면, 시댁에서 영상 보던 상황, 적당한 온도, 적당한 습도, 그리고 적당히 많은 사람들과 내가 좋아하는 영상이 플레이되는 그 상태를 매우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고 있었는데, 그때 엄마가 집에 가자며 짐을 싸고 일어난다면? 아이는 엄마가 자기 마음을 몰라주고 매우 안정적인 상황을 '위협'한다고 느낀다. 


사실 서연이의 경우는 두 번째 원인이 대부분이었다. '사부작러' 서연이는 역할놀이를 매우 일찍 시작한 편이고, 역할놀이 소스를 영상을 보며 듣게 된 말과 상황을 자신의 경험에 녹여 활용하는 걸 좋아했는데, 이걸 엄마가 흩트리려고 했던 것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마치 우리가 초집중해 일을 하고 있고, 매우 잘 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자, 다 접고 일단 집에 가서 하자!'라고 하는 것과 같은 상황.


아!!! 이제야 아기의 생떼 원인이 이해가 갔다.



그럼 어떻게 해? 잠깐 동안만 아이의 평온한 상태를 유지시켜주자!


일단 원인이 파악된 듯했다. 일단 아이의 그런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고, 나의 전략은 '일단 오케이!'였다.


"서연아~ 우리 이제 갈까?"

"아니~ 이거 다 보고, 조금 있다가~"

"그래? 알았어~ 그럼 그거 보고 있어, 엄마는 나갈 준비 마무리하고 있을게!"

"으응~~"



생각보다 아기들은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이 많고,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많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조금만 기다려주면 아이들은 스스로 알아서 움직인다.



그러고 엄마가 아이에게 자율성과 여유를 주면, 아이는 잠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다가 '엄마는?' 하며 주위를 환기시키며 지금은 어린이집 가야 하는 시간임을 자각하게 된다. 아기지만 그 정도는 알고, 스스로 움직일 줄 아는 시기가 바로 30개월이다. 


"엄마, 이제 갈래요!"


너어~~~~~~~~~~~~~무 신기하게도 정말 거짓말처럼 생떼가 사라졌다. 두 달 넘게 속 태우고 한 번 울기 시작하면 한 시간은 너끈히 울며 떼 부리던 아이가, 달라졌다.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은 5분을 넘지 않는다. 그 정도만 참으면 아이도, 엄마도 정말 평화로울 수 있다. 




생떼특집 종료! 


지독하게도 길던 생떼특집 때문에 등원 전부터 애를 울리고, 하원하고 내리지 않겠다며 떼쓰는 아이를 혼냈던 걸 생각하면 아직도 미안하다. 엄마가, 아빠가, 조금만 기다려주고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파악하면 아이는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다음 행동을 한다. 그리고 약간의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더하면 아기들이 생떼를 낼 이유가 없어진다. 아이들이 생떼를 내는 이유는, 말로 잘 설명하는 것이 어렵고, 자신의 생각을 엄마, 아빠가 잘 이해 못 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아이가 행복해야 엄마도, 아빠도 행복할 수 있다. 아이에게 잠깐의 여유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줘 보자.



지금, 아이와 전쟁 중인가? 그렇다면, 한 발 떨어져 아이의 상황 앞 뒤를 살펴보자. 그리고 나에게도 잠깐의 여유를 줘 보자.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그렇게 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약간 늦어서 아기가 밥을 적게 먹어도 한 시간 울리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걸 부탁하고 싶다.


아이가 행복해야 엄마도, 아빠도 행복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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