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 쿄세라 돔
서울-부산, 도쿄-오사카를 연상하면 맞아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본 제 2의 도시이고 과거에는 수도 역할을 하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도쿄에 비하면 호방한 편입니다. (실제 필자는 오사카 돔을 처음 여행하였을 때 연신 사진을 찍었는데 어떤 오사카 한신 팬이 친구에게 말을 하는 것처럼 "뭘 그렇게 사진을 찍어대?"라는 질문을 받고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맛있는 것도 많은 동네여서 일본 속담에 '교토는 입다 망하고 오사카는 먹다 망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죠. 어디든 여행을 가면 비슷하겠만, 제 친구는 오사카, 고베 이 지역을 4박 5일 동안 돌면서 나온 식대만 80만원을 넘겼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사카 역시 한국인들이 많이 지내는 곳인데 츠루하시(鶴橋) 지역이 오사카의 대표 한인촌입니다. 가 보면 대한민국 어느 시장을 보는 것 처럼 김치, 떡볶이, 신라면 등을 팔고 있죠. 단, 양은 한국에서 파는 것처럼 많이 주지는 않으니 푸짐함을 기대하고 가면 실망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한 번 생각을 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하철은 우리나라 지하철을 이용 해 본 사람이면 평범하게 이용 할 수 있는 난이도(?)이니 그렇게 겁을 먹을 필요는 없을 듯 싶습니다. 사실 오사카를 비롯한 칸사이(關西) 지역은 생각보다는 일본에서 그렇게 넓고 크지는 않지만 볼 거리와 먹을 거리는 어느 지역에도 뒤쳐지지 않을 만큼 빽빽하니 한 번 기대를 해 보고 발을 내 닿아 봤으면 좋겠습니다.
오사카 쿄세라 돔은 오사카 시내의 서남쪽에 위치한 대형 복합 스타디움입니다. 그래서 지을 때 콘서트 등 다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신경을 썼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음향 시설인데, 일본에 있는 돔 구장 중 가장 좋은 음향 시스템을 자랑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처음 돔 구장을 지을 때 쇼핑몰 입점을 계획해 부대 수익을 노릴 계획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야구 경기 또는 이벤트가 없는 날에는 거의 방문객이 없어서 세입자들의 경영이 힘들다는 하소연이 많았고 결국 대부분 철수 한 아픔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해체 후 사라진 야구단인 킨테츠 버팔로즈도 입장객 동원이 힘들어 경영에 난색을 표했고 결국 2004년을 마지막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구단 경영의 어려운 요인 중 하나가 오사카 돔의 비싼 대관료가 어느정도 차지했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도 있습니다. 많은 기대를 하고 지었지만 생각만큼 활용도도 떨어지는 바람에 한 때 오사카 쿄세라 돔은 세금을 낭비했다는 비난을 한 동안 받았던, 시정자들이 듣기에 꽤나 가슴 뜨끔한 역사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이 탓에 오사카 돔 구장은 이러한 비난에 대응하고자 이벤트 등의 행사 유치에 상당히 열을 올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물론 앞에서 소개한 삿포로 돔, 나중에 소개 할 후쿠오카 돔과 같이 투어가 있기는 하지만 단체 투어 위주로 진행을 하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오사카 돔 구장이 예상하지 못 한 문제가 또 한 번 붉어졌는데 콘서트를 목적으로 방문한 팬들이 흥분하여 야구장 내에서 뛰면 지역 주민들이 지진과 비슷한 효과를 느낀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결국 콘서트 개최 계획을 취소한 경험도 있죠. 이래저래 비싼 돈을 들여가며 지은 돔 구장이지만 활용을 억지로라도(?)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죠.
오사카 쿄세라 돔은 일본에서도 큰 사이즈의 구장입니다. 특히 이 곳의 펜스가 정말 높기로 유명한데 그 탓에 나고야 돔, 삿포로 돔, 펜스를 당기기 전의 후쿠오카 돔, 오사카 돔 이 4곳은 타자들이 홈런 치기가 참 어려운 곳으로 유명합니다.
물론 잠실구장 (잠실 구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5손가락에 들 정도로 정말 큰 구장입니다.) 만큼의 사이즈는 아니지만 막상 야구장에 처음 들어서는 야수들 입장에서는 높은 펜스 때문에 '여기서 어떻게 홈런을 치지'라는 생각이 한 번은 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일본 선수들이 잠실구장에 발을 들인다면 아마 똑같은 생각을 하겠지만요.
오사카 돔에 있는 특징 중 하나는 에스컬레이터. 경기 전 쇼핑몰에서 쇼핑을 마치면 에스컬레터를 타고 경기장으로 들어서는 야구 팬들이 하나 둘 그라운드로 입장을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잘 없는 장면 중 하나인데 처음 이런 장면을 경험하시면 마치 쇼핑몰을 연상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평소의 일본인이 맞나'하고 의구심이 들 때가 있는데, 그 때가 야구장 내 매장을 이용하는 팬들입니다. 평소 비싼 물가 때문에 지갑을 잘 안 연다고 고정관념이 잡혀 있어서 그럴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야구장에만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참 돈을 잘 씁니다. 장바구니 안에 이것저것 사 들고 와 호기있게 결재하고 나가는 팬들도 심심하지 않게 나오는데 이러한 부분도 한 번 관찰 해 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샵 한 곳을 잘 찾아보면 이치로 선수의 사인이 담긴 기념 코너가 있으니 구경이나 한 번 보세요.
오사카 돔은 천정이 최고 72M까지 올릴 수 있도록 설계를 해 놓았습니다. 현재는 60M로 고정을 해 놓은 상태인데 그런 구조 탓인지 사진과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필자가 처음 야구장에 보았을 때 저 위에 달린 스피커가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소개하겠지만, 한신 타이거즈는 고시엔 대회로 인해 장기 원정길에 오릅니다. 그 탓에 홈 구장으로 활용하는 고시엔 구장을 사용하지 못 하는데, 이러한 점 때문에 한신 타이거즈가 일부 경기를 홈 구장으로 활용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고시엔 구장에서의 한신 경기는 높은 좌석 점유율로 인해 예매도 힘들지만 현장 구매도 힘들기로 유명합니다. 혹시라도 한신 타이거즈 팬들의 응원을 구경하고 싶은 야구 팬이 있다면 비교적 표 구하기가 수월(?)한 편인 오사카 쿄세라 돔 개최 경기를 한 번 노려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한신 팬들의 응원 장면은 실제로 보시면 꽤 장관입니다.
이 밖에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일부 경기를 오사카 쿄세라 돔에서 개최를 하며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도 일부 경기를 오사카 쿄세라 돔에서 개최를 하니 이 점 참고하세요. 좀 더 더 해 보자면,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예전에 오사카를 연고지로 사용한 역사가 있습니다. 지금의 연고지 후쿠오카는 구단의 모기업이 난카이 그룹에서 유통 전문 회사인 다이에 그룹으로 바뀌면서 1992년에 이전한 연고지죠.
오사카 돔의 외야석을 잘 보면 한 가지 독특한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위에는 열심히 응원을 하고 있는데 응원석 바로 아래에는 난간에 기대어 서서 느긋하게 야구를 보는 팬들이죠. 오사카 돔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인데, 열성팬이 뿜어내는 열정과 그 아래 승패와 상관없이 느긋함을 즐기고 싶어하는 팬들이 빚어내는 꽤 재미있는 모습 중 하나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열정적이리고 유명한 팬들이라고 하면 단연 한신팬들을 첫 손가락으로 꼽습니다. 현장에 가 보시면 야구 없이는 어떻게 살까 싶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응원하기로 유명하죠. 성적이 나오든 안 나오든 항상 경기장을 메워주기로 잘 알려진 팬들입니다. 구단의 상징색인 노란색으로 스탠드를 채우는데 내야에서 외야를 보면 그 모습이 장관이죠. 이 때문에 원정팀 팬들의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 초라하기 그지 없을 정도입니다. 목청껏 노래를 부르고 박수치며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 분위기가 우리나라의 롯데 자이언츠 팬들과 비슷하죠. 똑같이 응원을 열심히 하지만 죽기 살기라는 느낌이 강한 주니치 팬들과는 달리 뭐랄까? 전반적으로 오늘 이 경기 즐기러 왔다는 인상에 조금 더 가까운 편이랄까? 아무튼 저는 그렇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예전에는 경기에 지면 한신 팬들이 타팀 팬들에게 시비를 걸거나 위협을 가하는 일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 한신 구단 직원들이 원정팀 팬들이 마음 놓고 응원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라는 응원단에게 교육을 경기 전 시키기도 하죠. 그 탓인지 지금은 예전에 비하면 그런 일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딱히 응원하는 구단이 아무래도 없는 외국인의 입장에 있는 우리로서는 그렇게 와 닿는 내용은 아니지만 알아두고 야구장에 출입하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 적어 놓았으니 참고하세요.
오사카 지하철을 이용이 가장 보편적입니다. 한신 전차를 이용해서 가는 방법도 있는데 여행편에 맞추어서 선택해 가도록 해 보세요. JR도 있기는 하지만 도쿄의 JR과 달리 아마 오사카에서는 활용도가 많이 떨어져 여행 내내 거의 JR을 타지 않을 것입니다. 일정이 맞다면 고시엔 구장 구경 후 오사카 돔으로 가셔서 야구 경기를 볼 수 있는 것도 하나의 방법 중 하나입니다.
※ 오사카 시영 지하철 도무 마에 치요자키역(ドーム前千代崎駅) 1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인다.
※ 한신 난바센(阪神なんば線) 도무 마에(ドーム前)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인다.
※ JR 다이쇼역(大正駅)에서 도보로 7분
구장 데이터
1.수용인원: 36,154석 (최대 수용인원은 55,000명)
2.양윙 100m, 중견수 122m, 펜스 4.2m
3.잔디: 인공잔디
4.공사비용: 498억엔
5.사용팀: 오릭스 버팔로즈 (2005년~)
6.특이사항: 천정의 높이 조정이 가능함
위에서 이야기 드린대로 도쿄만큼 놀 거리가 많은 동네 중 하나입니다. 때로는 오히려 오사카가 시시하다 느껴질 정도로 주변의 큰 도시도 볼 거리가 많은 곳 중 하나죠. 이 지역을 중심 거점지로 잡고 인근 고베(神戶), 교토(京都), 나라(祭良)까지 4곳의 시내를 골라서 볼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하나하나 특징을 나열 해 볼테니 마음에 드는 도시를 골라서 가든지 아니면 모두 한 번 둘러보든지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이 지역 대표 4대 도시를 이제 소개 해 보겠습니다.
오사카(大坂)
타코야키 등 먹을 것 볼 것이 많은 간사이(關西)지역의 가장 큰 도시. 도톰보리, 신사이바시, 우메다, 난바가 오사카의 메인 스팟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도톰보리와 신사이바시를 타코야키 하나 손에 들고 이리저리 구경 다니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사람 사는 동네고 여기도 노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노는 것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만) 무엇을 하고 노는지 구경 다니는 것도 꽤 재미있습니다.
고베(神戶)
요코하마처럼 국제 항구도시로 발전한 곳이어서 이국적인 색채가 강합니다. 오사카가 뭔가 부산스럽고 시끌벅적하다면 고베는 전반적으로 도시가 차분하다는 인상입니다. 야경도 멋진 곳으로 일본에서는 유명합니다. 그래서 느긋하게 저녁까지 데이트 하는 기분으로 돌아다녀 보는 것도 꽤 괜찮은 곳입니다. 요코하마처럼 외국인 촌이 있는데 이제는 대부분 카페, 레스토랑으로 바뀌었습니다. 다녀 보시면서 호기심에 들어갔다 어마어마한 식대(!)에 놀라는 일이 있으니 주머니 사정 따져가면서 여유 있다면 들어가서 음식을 먹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교토(京都)
우리네 경주를 연상 하면 딱입니다. 그래도 인구 100만이 넘게 거주하는 큰 도시인데, 제대로 보려면 한 달은 잡고 돌아다녀야 할 만큼 넓기도 하지만 볼 거리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역사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을까 싶지만 별다른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하품만 나는 지루한 곳 일 수 있습니다. 버스 노선이 도쿄 지하철 노선만큼 복잡해서 다니다가 간혹 내가 어디로 오고 다니는지 어리둥절 해 하는 일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가 볼 만한 지역이니 생각이 있으신 분은 계획을 한 번 짜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나라(祭良)
교토에 비하면 볼 만한 것이 전반적으로 몰려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천천히 걸으면서 다녀도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이 지역의 특징은 사슴입니다. 사슴이 이리저리 어슬렁거리면서 다니며 밥 달라고 합니다. 어린 사슴이야 귀여워서 주지만 뿔이 하늘 높이 올라간 사슴은 막상 들이대면 무섭습니다. 잘못해서 뿔에 받히는 것 보다 조용히 간식주고 달아나는 것이 상책입니다.
注: 1. 이 야구장은 2008년에 방문하였습니다. 현재의 모습과 다소 안 맞을 수 있습니다.
2. 모든 사진은 제가 직접 찍었으며 제가 찍지 않은 사진은 출처를 밝혔습니다.
3. 구장 데이터 및 각종 자료는 일본 위키피디아 및 일본 쿄세라 돔 오사카 홈페이지에서 가지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