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습작노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타티스 Mar 21. 2024

착각, 상상과 현실에 대하여

‘미술관‘과 ’미술관‘

2024.3.21 목


지난주. 화, 수, 금 3일은 창원교육연수원으로 갔었다. 오늘은 진주교대로 왔다. 학습지원단 연수가 있다. 점심 먹고 강의실로 돌아오는 길, ‘미술관’이라는 이름이 눈에 띄었다.

학교내 미술관

평소 미술관을 좋아하는 편이다. 나에게는 힐링 공간이다. 20대에 부산시립미술관에서 ‘2002 부산 비엔날레’ 도슨트로 활동하기도 했었다. 전공은 아니지만, 운 좋게 미술전공한 언니들과 함께 말이다.

올해 2월 기획안 작성하느라 머리가 복잡했을 때는 혼자 제주도 도립미술관을 다녀올까 여행계획을 하기도 했었다.


제주도 여행 가면 꼭 들리는 공간이다. 제주의 하늘과 미술관 수경시설에 비친 하늘, 그리고 전시관 내 작품들, 작년에는 수묵화에 마음을 빼앗겼더랬다. 올해도 얼마 전까지 특별 전시가 있었다. 그 전시를 보고 싶었는데. 이제는 기간이 지나가버렸다. 아쉽다.


그 아쉬움이 마음 가득 남아있는 나에게 건물에 적힌 ’ 미술관‘이라는 단어는 크게 들어왔다.


‘혹시 작은 전시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마음속에 꽉 차버렸다. 게다가 건물 주변에는 이렇게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마음속은 점점 더 벅차올랐다. 제주도는 못 갔지만, 진주에서 미술 전시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건물 입구 벽화, 주변 벤치


정문을 미는 순간,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문이 열릴 거라는 기대와 달리, 굳건히 닫혀있었다.


‘어? 뭐지?’

정문은 닫혀있었다.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들어가기를 포기했다.



대신 꽃구경을 했다. 햇볕이 좋은 곳이라 목련이 활짝 피었다. 봄꽃인 목련과 겨울꽃인 동백꽃이 공존한 공간이다. 여긴 봄인가, 겨울인가.


그러다 옆 문을 발견했다. 강의실 앞 안내문도 발견했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


내 기대와 다른 공간이었다.

내가 생각한 ‘미술(전시)관’이 아니었다.

이곳은 ‘미술(실기)관’이었다.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미술을 가르치려고 공부하는 분들이 미술에 대해 공부하는 공간이었다. 그랬다. 내 착각이었다.


어쩌면 내 기대감이 커서였을지도 모른다.

보지 못한 전시에 대한 기대를 여기서 채우려 했던 마음 때문에 더 아쉬웠을지도 모른다.


‘상상’과 ‘현실’은 다른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쁜 곳이다.


내 기대와 다르더라도.

매거진의 이전글 들어주는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