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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티스 Apr 17. 2024

학부모 상담

안심과 불안 사이

2024.4.17 수


오후 3시, 아이 학급으로 찾아갔다. 아무도 없었다. 옆반 선생님은 교실 앞에 학부모님을 보더니 방긋 웃으며 교실로 들어갔다. 나는 덩그러니 몇 분 더 서있었다. 속으로 고민했다.

'어떻게 할까? 교실을 둘러볼까. 아니면 있을까.'


문득 실내화로 갈아신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교실 문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약속한 정각이 지나고, 시간이 더 흐르자 선생님 두 분이 지나가셨다. 어느 분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일단 인사를 했다.


"00이 어머니?"

그리고 교실로 들어갔다.


"커피 한잔 드릴까요?"

"먹고 왔어요."


 학교에 방문할 때는 미리 물도 먹고 오고 뭔가 마시고 오는 게 낫다. 예전처럼 학부모가 뭘 사들고 갈 수 없기에, 선생님들이 다 챙겨야 한다. 나는 그 대기시간이 불편하다. 어차피 선생님들은 드시고 오셨을 것이다. 아니면 본인의 물은 책상 위에 세팅되어 있을 것이다. 인사치레로 하는 말들은 넘기는 게 낫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정확하게 이 문장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뉘앙스로 해석하자면 '특별히 문제도 없고 조용한 아인데 뭐가 걱정이 되시냐?'는 의도로 들렸다. 그래서 내가 온 의도를 말씀드렸다.


사실 가장 큰 뜻은 아이가 1년 동안 어떤 분과 생활하는지 궁금해서다.

나와 선생님이 대화를 나누어 봐야지 안다. 어떤 분인지 학부모인 내가 안심하고 가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시는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실지에 대해 가늠하기 위함이다.


일단 정확한 분 같았다. 그리고 경력도 있으신 분이었다.

단호할 때는 단호할 줄 아는 분으로 느껴졌고, 아이들을 기다려주는 기회도 주는 분으로 보였다. 최소한 내가 느끼기엔 그랬다. 나는 선생님이 큰 틀(꼭 지켜야 하는 것들)을 학기 초에 아이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고 안정감을 전달해 주시는 분이 좋다고 느껴지는데, 이 분도 그렇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 아이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계셨다.


그거면 됐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왔다.


1학기 학부모 상담은 되도록이면 대면으로 하려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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