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NVC란
2024.5.22 수
수요일 저녁 8시 30분부터 10시 30분, NVC 연습모임이 있는 날이다.
비폭력대화 (NVC, Nonviolent Communication)에 대한 설명은 아래와 같다.
나에게 NVC는 어떤 의미일까?
처음 만난 건 2017년이었을 것이다. 지방교육도청에서 부모교육 일부로 NVC교육을 시켜줬다. 개인비용을 조금만 부담하면 NVC 1 과정을 정규과정으로 배울 수 있었다. 당시 한 책을 읽고 NVC에 관심이 있었다. (아마 '아이는 사춘기, 엄마는 성장기'였을 것이다.) 당시에는 '내가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하는가'에 관심이 많았다. NVC수업을 들으면서 내 삶에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상대의 행동에 내 생각을 투사해서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는 연습을 시작하게 되었던 것이다.
남편은 양말을 앉은자리에 그대로 두는 편이었는데, 예전에는 "맨날 그러지!"이렇게 반응했다면, 그 수업을 듣고는 "자기야, 양말이 여기에 있네."이렇게 관찰된 부분만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후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고 덕분에 상담까지도 공부하게 되었다. 그때 시작한 연습모임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대학원에 다니는 동안 나는 잠시 쉬었다가 다시 합류했다.
언니들과는 친하지만 친하지 않다. 이상한 의미로 들릴 수 있겠지만, NVC연습 모임에서만 만난다. 개인적 친분관계와는 또 다른 이야기다. 한 분과는 원래 다른 곳에서 인연이 되어 만났기에 따로도 만나지만, 이 모임 내에서는 NVC로 이어진 인연이다. 여기선 내가 제일 적게 배웠다. 나는 NVC3과정까지만 했고, 언니들은 중재과정, 라이프과정까지 하는 분도 계신다. 모두가 느끼는 건, 나를 잘 돌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에게 NVC는 나와 대화를 가능하게 만들어준 대화법이었다. 처음에는 나와 친밀하지만 자주 다투게 되는 타인을 이해하고자 시작했다. 지금은 나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나와 대화 나눈 것 자체가 어색한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잘 데리고 살게 되었다. 처음에는 참 어색했다. 그래서 공허했었나 보다. 지금 떠올려보면 그래서 세상 살기 싫었나 보다. 뭔가 답답한데 나 자신과 대화도 할 수 없고, 뭔가 실수했을 때 보듬어줄 수도 없고 위로해 줄 수도 없던 시간들이었다. 벼랑 끝에 간신히 버티고 있는 느낌이랄까.
지금은 어떤가?
나를 잘 데리고, 햇볕이 잘 드는 보드라운 잔디밭에 가서 천천히 거니는 느낌이다. 오늘 위 사진을 픽사베이에서 고른 이유이다. 나에게 NVC는 그렇다.
우리 연습모임은 처음에는 비폭력대화 책을 여러 번 읽다가 현재는 읽고 싶은 책을 같이 선정해서 있는다. 최근에는 나의 추천 도서, '관계를 읽는 시간', '관계 언어'를 함께 읽었다. 책을 한 권 다 읽으면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회비로 밥도 같이 먹고 이야기도 나누도 술도 한잔 기울인다. 다음 주 목요일 날 만나기로 했다. 평소에는 비대면으로 한다. 오늘도 그랬다.
함께 읽은 책 내용 중에 인상적인 구절이 있어서 남겨두려 한다.
관계의 언어
1장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 : 왜 인간관계는 아무리 노력해도 힘든가?
2장 서로 좋은 관계로 가는 길 : 마음 헤아리기는 어떻게 관계를 변화시키는가?
3장 마음 헤아리기의 작동 : 어떻게 마음을 헤아릴 것인가?
4장 관계의 언어 : 마음을 헤아리는 4단계 대화
오늘 읽은 부분은 4장 관계의 언어 중
1단계 : 마음 헤아리기 스위치 켜기 : 나는 아직 네 마음을 몰라
2단계 : 적극적 경청 : 좀 더 얘기해 줄 수 있나요?
3단계 : 내 마음 헤아리기 : 내 감정과 욕구는 무엇인가?
4단계 : 메타 커뮤니케이션 : 대화의 목적은 무엇인가?
중 4단계이다.
대화에 목적에 대한 내용이었다.
227쪽
-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대가 나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표현해 주고 행동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실은 바람과 다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인 인간관계의 지혜인가? 사람에 따라 달리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마음 헤아리기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개떡같이 이야기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개떡같이 이야기하면 개떡같이 알아듣는 사람에게는 찰떡같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
-답답하더라도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의도와 욕구를 표현하는 것이다.
228쪽
-'이유를 잘 설명하는 능력'은 인간의 협력을 이끄는 핵심 능력이다.
-상대의 말을 이해하는 것 못지않게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의 말을 이해하는 대화에서 중요한 것이 심층적 침묵이라면 상대를 이해시키는 대화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고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230쪽
- 메타 커뮤니케이션이 이란 '의사소통 속에서 어떤 메시지가 오가는지 한 발짝 물러나 관찰하고 대화의 의도나 목적을 떠올리며 대화는 것'이다.
231쪽
- 운전할 때는 보통 목적지가 있다. 대화를 하는 데도 목적이 있다. 대화를 잘하는 것은 운전을 잘하는 것과 같다. 마음 헤아리기 대화는 목적지를 놓지 않고 대화하는 것이고, 그 최종 목적지는 '이해와 연결'이다. 대화에 실패하는 이유는 도중에 대화의 목적을 잊기 때문이다.
232쪽
-과연 강하게 이야기하면 상대가 바뀔까?
-강하게 이야기하는 만큼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비난과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배우자의 공감을 얻고자 했다면 배우자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끌어내야 한다.
-대화의 목적을 떠올리는 이유는 감정적 동요와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원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233쪽
- 대화를 잘하는 사람은 대화의 목적을 놓치지 않고, 의도와 표현의 불일치를 최소화한다.
- 당신이 상대와의 대화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241쪽
억압의 반대는 '표현'이다. 관계 문제로 상담실을 찾는 이들은 대체로 갈등에 억압이나 폭발로 반응하고 표현에는 서툴다. 그들은 원래 그렇게 태어나서가 아니라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갈등을 대화로 풀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243쪽
갈등을 한 번의 대화로 풀려고 하지 마라. (시간적 여유, 포기하지 않고 여러 번 시도가 필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 번이라도 갈등을 대화로 풀어보기 바란다.
그 경험으로 당신의 갈등 해결 역량은 눈에 띄게 커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