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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티스 May 10. 2024

내가 바라는 삶

이렇게 될 줄 미처 몰랐다.

2024.5.10 금


  요즘 참여하고 있는 글쓰기 모임은 '몹시 쓸모 있는 글쓰기'이다. 알레작가님이 리더로, 브런치 혹은 블로그, 인스타에 평일 밤 12시 전에 글을 올리고 인증을 한다. 매달 회비가 있다. 평일 밤 12시 안에 모두 인증을 하면 1만 원을 환급받는다. 나는 참여한 달에는 아마도(?) 모두 환급받았던 기억이다. (그렇죠? 알레작가님??)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함께하는 연대가 없다면 매일 하기 힘들 것이다. 내가 생긴 모양이 그렇다. 반강제적인 무언가가 있어야지 한다. 그러한 흐름이나 틀 속에 나를 넣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하리라는 믿음이 있다.


내가 바라는 삶은 그렇다.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과 매일 쌓아가는 것이다.


성격이 그리 유순하지 않으므로, 하기 싫은 일은 억지로 못한다. 주어진 환경 속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건 나에겐 아주 힘든 일이다. 내가 그런 사람인지 알아차리는 것도 꽤 오래 걸렸다. 상담일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알아차릴 수나 있었을까.


요즘 매일 생각하는 문장인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는 매일 쌓아가는 일들과 연결되어 있다.


난 좋아하는 사람과 '산책'을 좋아한다.

오늘도 상담센터 젤 친한 선생님과 오후에 1시간을 걸었다. 그 분과 첫 만남은 그리 호감은 아니었다. 뭔가 신경 쓰이는 사람이었다. 1년이 지나서 보니 우리는 센터에서 가장 친해졌다. 난 내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그 선생님은 오늘처음 나에게 그녀의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비슷하지만 다른데, 교차점인 그 무언가가 우리만의 독특한 영역 중에 하나이다. 그 면은 빛도 강하고 그림자도 강한 영역이라 잘 받아들이면 강점인데, 아닐 때는 상처의 씨앗이 된다. 그녀는 상처받고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산책은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라 좋아한다.


난 글쓰기를 좋아한다.

잘하는 건 아닌 거 같다. 하지만 좋아한다. 잘 못해도 좋아하는 건 내 맘이 아닌가. 그래서 글쓰기 모임도 좋아한다. 특히 리더가 좋은 분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 모임에 속하려 한다. 지금 그렇다. 알레 작가님의 몹시 쓸모 있는 글쓰기. 난 덧글에 취약한 사람이다. 내가 다른 분들 글에 덧글을 자주 달거나, 친근하게 활동하지는 못한다. 그저 그 방에 존재하고, 좋아하는 글쓰기를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그것도 안전하고 포근한 사람들과.


난 수다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이건 최근에 알았다. 원래 말이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수다를 좋아하는 줄 미처 몰랐었다. 나는 참.. 나를 모르고 살았구나. 유머에는 아직도 취약하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른다. 마치 시험칠 때 모르는 문제를 시험지에서 발견했을 때 그 당황스러움과 비슷했다. 예전에는 그 감정이 싫어서 피하려고 했었나 보다. 지금은 재미있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살아간다는 건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구분해 가는 과정의 시간들이 아닐까. 나에 대해서도 그렇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떨 때 힘들어하는지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수다에 대해서 정확하게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을 때 하는 걸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이 수다 떠는 걸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거 같다.


난 예전과 다른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슈퍼 J성향이었다. 나의 경우 미래에 대한 불안이 그렇게 발현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후, 지금은 다른 선택들을 해보고 있다. 미리 하지 않은들 어떠하리, 실수 좀 하면 어떠하리, 완벽하게 챙기지 않은 들 어떠하리. 스스로에게 많은 걸 허용하는 중이다. 뭐 어떠한가. 오늘 하루 행복하다는데.

 오늘도 두 가지 버전의 상담보고서에 기획안 작성이 있지만 읽고 싶은 책을 읽었다. 그 또한 뭐 어떠한가. 내가 내일과 모레 해내면 되는 일이 아닌가. 그 책을 읽는 동안은 행복했다. 오늘 읽어야 할 책이었나 보다.


내가 바라는 삶은

이런 내 모습을 관찰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나를 잘 데리고 살아가는 삶, 이

내가 살고 싶은 삶이다.






*내가 반려묘를 이렇게 원하게 될지 몰랐다.

얼마 전부터 큰 딸과 두 손 맞잡고 우리는 집사가 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아마도 이 집 계약기간이 끝나고 이사가게 된다면, 집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사진출처 : Pixabay로부터 입수된 Foden Nguyen님의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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