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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티스 Dec 17. 2024

오늘 나에게 뭘 해줄까?

찐친언니와 커피 한잔

2024.12.17 화


 오전 8시, 머리가 아팠다. 어제까지 중요한 서류들을

넘긴 상태라 기분이 홀가분했다. 오늘부터 이사준비를 하면 되는데, 일정이 꼬였다. 목요일 아침 성과발표회 시간에 가구가 들어오게 된 거다. 휴.


 분명 화요일이었는데… 어디서 꼬인 건지 알 수없다. 위에 통증이 느껴졌다. 일단 멈추고, 가만히 머물렀다. 일할 때는 그렇지 않은데 가정과 관련된 스트레스는 경미한 위경련이 자주 오는 편이다. 난 바깥일이 좋다. 살림과는 정말 맞지 않다. 집을 꾸미는 일에는 더더욱 관심이 없는데 그걸 지금 해야 해서 큰 스트레스다.


이럴 때는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생각했다.

‘오늘 나에게 뭘 해줄까?’

일이 꼬인 덕분에 오전 시간이 비었다. ‘뿌리염색을 하고 친한 언니랑 밥 먹어야겠다.’ 염색을 하니 사람이 달라 보인다. 언니랑 회덮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언니는 올해 NVC 라이프과정을 1년 동안 들었다.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내면의 변화들을 소소하게 나누어주었다.


언니는 ‘공평’이 중요해서 가까운 이들을 돌보는데 소홀했다고 했다. 그걸 깨닫고 이제 마음을 그대로 상대에게 전하는 ‘편애’를 실천하는 중이라고 했다.


언니와 10년 지기이다. 예전에 서운한 부분이 그 부분이었었는데 그 마음을 전한 거다. 언니의 변화와 성장을 축하했다.


나는 뭐가 중요했을까. 예전에는 사랑과 돈을 등한시

했다. 이제는 안다. 그 두 가지가 나에게 중요한 거라는

걸 말이다. 돈은 많이 원하는 건 아니고, 평안할 정도만. 사랑은 개념이 달라졌다. 받는 것이 중요했고 내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투정했다. 돌이켜보니, 난 사랑받았던 사람이었다. 작년 올해까지 교수님과 교육분석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나는 준 적이 없었던 거다. 받는데 집중하느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사랑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다. 오늘 언니랑 이야기하다 알게 되었다. 굳이 특정 대상 한 명과 마음을 나눌 필요가 있을까. 둘러보니

나에게는 이렇게 인생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찐친들과 즐거움을 나누는 친구들, 마음을 나누는 상담 동료들도 있고 힘들면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할 선생님도 있다.


이미

충분히 많은 걸 가진

사람이었다.


오늘 아침 나에게 선물로 언니와 만남을 선택했는데, 그 시간 동안

내 삶의 감사함을 느끼고 왔다.


위경련에, 해결해야 할 일에 매몰되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소소한 행복들.


오늘 하루도 충분히 행복했다.

오늘치 행복 가득 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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