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9.2 화
첫째,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 내려놓기.
지난달부터 집단상담 준비 중이다.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부터, 가능한 날짜를 잡고, 프로그램 운영시간, 장소 섭외, 대상자 탐색 등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어떻게 시작할지 한 달 넘게 고민했다. 결국 마음이 가까운 선생님께 전화했다. "선생님, 집단상담 준비할 때 어떻게 하셨어요?" 선생님 답변은 이랬다. "선생님, 고민하지 말고 일단 시작해."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다. 대략적인 프로그램 계획서가 나오고, 이미지 안내문을 JPG 파일로 만들었다. 홍보를 위해서 카카오톡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안내문을 보냈다. 여기까지 일주일이 걸리지 않았다.
시작하면 진행되는데, 고민은 몇 달간 했을까?
이왕 하는 거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머릿속으로는 프로그램을 몇 번이나 그렸다 지우고, 대상 연령을 20대로 했다가 다시 40대로 했다가 수십 번이라는 단어로 부족할 듯하다. 마음속에 이 생각을 품고 여름을 보냈다. 전화 통화하면서 동료선생님 한마디가 시작하게 만들었다. "선생님, 완벽하게 하려면 끝도 없어. 시작 못해."
둘째, 과도한 미래 걱정 내려놓기.
무언가 시작하기 전에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그랬다. 마음속 타자기를 작동했을 때 가장 굵은 문장은 이거였다.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나를 믿지 못하는 마음이 앞으로 나아가는 걸음을 붙잡는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미리 가서 푹 눌러 않는다. 현재로 돌아오지 못하고 거기서 고민한다. 불안과 긴장이 몸에서 느껴진다. 이번에도 그랬다. 이미 마음은 집단상담 장소로 가있다.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내가 보인다. '과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그분들에게 가치 있는 일일까?' 스스로에게 계속 묻는다.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내쉬는 숨에 불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이미지를 그려본다. 몸이 이완되고, 마음도 조금 편안해졌다. '그래, 일단 해봐야 알지.' 머릿속 타자기에 이 문장이 지나갔다. 그리고 하나 더. '이 시간에 프로그램을 더 구체화시키고 워크북에 더 신경 쓰자!'
지금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것으로 돌아온다.
셋째, 비교하는 마음 내려놓기.
'그때 그 집단 좋았는데.' 이제는 과거 한 순간으로 돌아간다. 나는 집단상담이 좋아서 상담을 시작했다. 그 선생님의 집단상담 진행이 좋았다. 새로웠다. 상담인데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해나가는 것이 참 마음에 들었다. 어떤 순간에는 가만히 있어도 되고 어떤 순간은 자신을 열어 보여도 되고, 어떤 순간은 위로받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6주간 주 2시간 동안 참 많은 걸 나누었다. 그래서 상담을 선택하게 되었다. 상담 수련을 하면서 전국으로 집단상담을 참여하러 다녔다. 좋은 경험을 더 해보고 싶었다. 슈퍼바이저 선생님께서 그랬다. '좋은 걸 경험하면 그전으로 돌아가기 힘들죠. 좋은 걸 유지하고 싶어 지죠.' 진짜 그랬다. 이미 오랜 시간 상담을 해온 '대가'인 그분들과 나를 비교하고 있었다. 나는 아직 거기까지 가려면 한참 멀었는데 말이다.
사람마다 속도가 다르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
넷째, 내 힘을 바꿀 수 없는 문제 내려놓기
어떤 학교는 집단상담 프로그램 지도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물론 개인 부담 비용이 드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고 상황별로 다양하다. 내 상황은 혼자서 하나하나 그 시간들을 채워나가야 했다. '그 학교에 다녔었더라면 집단상담 부분은 자연스럽게 채워졌을 텐데..' 하지만 다른 부분은 내가 다닌 학교가 더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어디서든 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걸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오늘 내 마음을 가볍게 하기 위한 네 가지 선택
1. 이미 충분하다.
2. 나는 지금을 산다.
3. 나는 내 속도로 나의 길을 간다.
4. 바꿀 수 없는 건 놓고, 할 수 있는 걸 한다.
어떤 때는
애쓰는 것보다 받아들임이 더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지금은 받아들이고, 내려놓아야 할 때이다.
사진출처 : Pixabay로부터 입수된 morn in japan님의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