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쎄 Sep 05. 2023

조금은 가볍게


최근에 ‘최강야구’를 보고 활력을 되찾았다는 사람들의 간증(?)을 듣는다. 그 간증에 의해 나도 그 프로그램을 한번 보게 되었다. 재밌었다. 활력이 생겼다. 박카스를 백 개 먹은 기분이었다. 평소에 가지 않던 헬스에 가서 땀이 나도록 뛰고 또 뛰었다. 은퇴한 야구선수들이 모여 야구를 하는 평범해 보이는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 안으로 들어가면 프로선수의 열정이 느껴져 가끔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동이 있다. 하지만 열정이 있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때때로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종종 실수하는 모습을 본다. 투수는 와일드 피치를, 타자는 과도한 배팅을. 그렇게 경기를 망치기도 하고, 팀을 패배로 이끌기도 한다.


“얌마, 힘 빼고 던져! 삼진을 잡으려고 하지 말고 그냥 맞춰 잡아라.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라! 또 힘 들어가네, 또! 힘 빼고 슝하고 탁 치라고! 홈런보다 안타를 치라고 안타.”


이상하게 무언가를 열심히 하려고 하면, 오히려 일이 더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그게 어떤 일이든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비교적 과하거나 피치를 높일 때 실수하게 된다. 보통 말실수를 할 때도 조심스러울 때가 아니라 기분이 좋을 때가 아니던가. 글을 만질 때도 그렇다. 과하게 잘하려고 글을 만지다 보면 오히려 글이 산으로 간다. 힘을 빼고 남의 글인 것처럼 생각하고 슥슥 넘어가야 교정이 더 잘 될 때가 있다. 그런 글이 또 읽기에도 편하다.


내 인생을 나 스스로 바라보는 태도도 그렇다. 너무 멋진 인생을 살려고 하면 왠지 모든 게 엉망으로 보인다. 그럴 때는 남의 인생인 것처럼 내 인생을 바라보면,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진다. 그렇다고 내 인생을 너무 남의 인생처럼 내팽개쳐서는 안 되겠지만. 중요한 건 힘을 빼고 조금은 가볍게 하루하루를 살아갈 필요가 있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화려하지 않더라도 괜찮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