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9.
2015년 5월 9일 (오픈 한 달 전)
'예상한 대로 흘러가는 삶은 없다'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마치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소나기를 맞는 듯
너무도 현실적이고 적나라하게
그 생각에 가격을 당하고 있다.
살면서 상상도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길에 덜컥, 걸음을 내디뎠다.
물론 누구도 쉽게 결단하지 못할 일이긴 해도
아주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인데
마음이 이상하게 쪼그라든다.
여태껏 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돼서 그런 게 아니라
지금까지 나름 안정되어있던 삶이
어지럽게 흔들릴지도 모른다는,
그리고 잘못하다가는
그 삶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더 이상 웃지 못하면 어쩌지?
마음 편한 대화가 힘들어지면?
아니, 무엇보다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배도 채우기 힘들어지면?
... 최악의 시나리오만 만들어내는 두려움은 죽음의 늪 같다.
새 길에 대한 기대도 있는데,
자꾸만 두려움이 기어오른다.
다시 마음을 고쳐먹어 봐야겠다.
발목에 붙은 무거운 두려움을 털어내고
이 낯선 길로 또 한 걸음 디뎌봐야겠다.
이 길에서는 누구와의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변해갈까?
물으며,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