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박씨 Jul 11. 2024

졸업생들의 방문

종종 졸업한 친구들이 학교를 찾는다.

다른 선생님을 만나러 왔다가, 작년에 이어 도서관에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한 보따리 이야기짐을 풀어낸다.

반가운 마음에 있는 간식 없는 간식을 꺼내며 아이들의 고등학교 이야기를 듣는데, 다 큰 언니들이 된 것 같아 내가 다 흐뭇하다.


고등학생이 되었다고, 중학생들이 귀엽다고 하는 너희들.내 눈엔 너도 예쁘고 귀엽단다!!


그중 두 번째 찾아온 학생들이 있다.

보통은 다른 선생님들을 찾아왔다가, 내가 올해도 있으니 반가워 들르곤 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인데,

오로지 나를 보러 오는 아이들이었다.

중학교 때도 친했던 두 친구는 고등학교도 같이 갔고, 중간고사 때 한 번 기말고사 중에 한 번 들렀다.

처음에는 인사차 왔고, 두 번째 방문 때는 걱정을 한 아름 들고 왔다.


학폭위가 열릴 예정이라고 했다.

사연은 복잡했으나 대충 온라인 DM으로 하던 험담 현장을 같은 무리의 친구가 캡처하여 상대 친구에게 보냈다는 것이다. 인권이 훼손되는 내용임에는 틀림없었고, 반성해야 했다.


해결책이 딱히 있는 건 아니니 학교에서 하던 행사를 하도록 권유했다.

컬러드로잉 엽서를 캘리그래피로 꾸미는 이벤트였는데, 생각 없이 색칠하고 있으면 마음의 안정은 찾을 것 같았다. 이것저것 간식도 챙겨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후배들도 찾아와 그들끼리 그리고 쓰며 하하 호호 담소를 이어갔다. 도서관 문을 닫을 시간이지만, 조금 더 기다려 주었다.


어떻게 되었으려나..

소식이 궁금하다.

잘 해결되었으면,, 그리도 다시는 그런 험담은 하지 않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도서관이 매점이 되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