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리듬 밖에서
작은 두꺼비가 아주 늦게,
그러나 확실하게 고개를 들었다.
누군가,
그들을
보고 있었다.
그 시선은 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나무의 끝이나 숲의 높은 곳도 아니었다. 시선은 흙과 같은 높이에서 머물고 있었다. 풀잎과 뿌리 사이, 늘 생명들이 스쳐 지나가며 서로를 확인하던 그 경계 어딘가에서. 두꺼비는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몸이 먼저 반응했다. 등줄기가 단단해졌고, 앞발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나 움직이지는 않았다.
숲은 여전히 제 소리를 냈다. 물은 흐르고, 새는 울었으며, 바람은 풀잎을 스쳤다. 다만 그 모든 소리가 한 겹 얇아진 것처럼 느껴졌다. 중요한 것을 가리기 위해 다른 소리들이 앞에 놓인 듯했다. 두꺼비는 숨을 들이켰다. 공기는 여전히 숲의 것이었지만, 그 안에 섞인 미묘한 결이 사라지지 않았다.
작은 두꺼비는 고개를 든 채 멈춰 있었다. 놀라지도, 움츠러들지도 않았다. 대신 눈을 고정한 채, 그 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집중하고 있었다. 두꺼비는 그 태도를 보고 깨달았다. 지금 이 순간, 작은 두꺼비는 두려움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두꺼비는 아주 조심스럽게 몸의 방향을 틀었다. 작은 두꺼비의 시선을 가로막지 않는 선에서, 그러나 완전히 뒤로 물러서지도 않는 위치였다. 보호라기보다는, 함께 서 있다는 표시였다. 그는 이 거리야말로 지금의 답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너무 앞서면 위험하고, 너무 뒤처지면 놓친다.
풀잎 하나가 흔들렸다. 바람 때문은 아니었다. 그 흔들림은 단발적이었고, 방향이 분명했다. 누군가 지나갔다기보다는, 자리를 아주 조금 바꾼 느낌. 두꺼비의 피부가 다시 한번 반응했다. 이번에는 따끔거림이 아니라, 옅은 열감이었다. 마치 체온이 아닌 다른 온도가 스쳤다 지나간 듯한 감각.
그 열감은 오래 머물지 않았다.
그러나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았다.
두꺼비는 겨울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 얼어붙은 연못 아래,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어둠 속에서 느꼈던 존재감. 보이지 않는데도 분명히 ‘있다’고 느꼈던 그 순간과 닮아 있었다. 그때 그는 배웠다. 숲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드러난 위협이 아니라, 규칙을 설명하지 않는 변화라는 것을.
작은 두꺼비의 숨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 떨림은 크지 않았지만, 분명했다. 두꺼비는 앞발을 뻗어 그 몸에 가만히 닿았다. 끌어당기지도, 막지도 않았다. 그저 거기에 있다는 신호. ‘지금은 멈춰’라는 말보다, ‘괜찮아’에 가까운 접촉이었다. 작은 두꺼비는 그 손길을 느끼고 숨을 다시 고르기 시작했다.
공기의 냄새가 달라져 있었다. 습기와 흙내, 이끼의 향 사이로 낯선 결이 섞여 있었다. 새로움이라기보다는 오래된 냄새였다. 계절의 냄새도, 숲의 냄새도 아닌. 오래도록 묻혀 있다가 이제야 표면으로 올라온 흔적 같은 냄새. 두꺼비는 그 향이 기억을 불러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더 긴장했다.
기억이 오지 않는 변화는,
언제나 다음을 예고한다.
그는 그제야 분명히 깨달았다. 지금 자신이 경계하는 것은 ‘무엇’이 아니라 ‘이유 없는 변화’라는 것을. 겨울의 위험은 명확했다. 차갑고, 날카로우며,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이 기척은 다르다. 숲이 새로운 규칙을 슬쩍 보여주고, 아직 이름을 붙이지 말라고 하는 것 같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알 수 없었다. 밤은 늘 시간을 숨긴다. 그러다 어느 순간, 풀잎의 긴장이 풀렸다. 공기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고, 달빛의 경계도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숲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러나 두꺼비는 알고 있었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층으로 옮겨졌다는 것을.
작은 두꺼비가 먼저 고개를 내렸다. 그제야 두꺼비도 시선을 거두었다. 숲의 안쪽은 여전히 깊었고, 흔적은 여전히 그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길은 단순히 ‘안쪽’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영역이었고, 동시에 새로운 규칙이 시작되는 자리였다.
두 생명은 잠시 더 머물렀다. 서두르지 않았다. 움직임은 언제나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을 때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두꺼비는 작은 두꺼비의 숨결을 느끼며 생각했다. 방금의 만남은 끝이 아니라, 첫인사에 가깝다고. 숲은 늘 그렇게, 모든 것을 한 번에 보여주지 않는다.
이윽고 두꺼비는 몸을 돌렸다. 작은 두꺼비도 그 뒤를 따랐다. 발걸음은 이전보다 더 조심스러웠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멈추지 않는 것이 지금의 답이었다. 두 생명은 숲의 안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햇빛이 숲 바닥에 내려앉았다. 이끼는 더 짙은 색을 띠었고, 풀잎 끝의 물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숲은 아주 작은 소리를 냈다. 마치 ‘여기’라고 부르는 것처럼. 그러나 그 소리는 더 이상 환영처럼 들리지 않았다. 확인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여기’의 끝에서,
두꺼비는 분명히 느꼈다.
새로운 계절은 따뜻함만으로 오지 않는다.
먼저 아주 작은 낯섦으로 몸을 깨우고,
그 낯섦이 가시기 전에
다음 낯섦을 데려온다.
숲의 안쪽으로 한 발 더 들어섰을 때, 바람이 갑자기 멎었다. 잎사귀가 멈추고, 소리가 낮아졌다. 숲 전체가 숨을 참은 듯한 정적. 그 짧은 공백 속에서 두꺼비는 다시 느꼈다. 아까와 같은 감각, 그러나 더 분명한 형태로.
이번에는 소리도, 냄새도 아니었다.
시선이었다.
작은 두꺼비가 아주 늦게, 그러나 확실하게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 반응은 두꺼비보다 한 박자 늦었지만, 그래서 더 분명했다. 그 시선이, 이 숲의 리듬을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리고 두꺼비는 알았다.
그 시선은,
아직 이 숲의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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