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할수록 멀어지던 순간들

이해를 바라던 말들이 요구가 되던 때

by Helia

설명할수록 멀어지던 순간들이 있었다. 말을 덧붙이면 이해에 가까워질 거라 믿었는데, 문장이 길어질수록 상대의 표정은 미묘하게 굳어갔다. 그 변화를 처음엔 알아차리지 못했다. 고개를 끄덕이고, “응, 알겠어”라는 말이 돌아왔으니까. 하지만 설명이 끝난 뒤 남는 공기는 늘 이전과 달랐다. 분명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마음은 한 발짝 멀어져 있었다.

나는 설명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오해는 풀어야 하고, 감정은 말로 정리해야 한다고 믿었다. 침묵은 무책임함처럼 느껴졌고, 말하지 않는 태도는 관계를 방치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설명했다. 왜 그날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왜 연락이 늦어졌는지, 그 말에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설명은 언제나 충분했고, 스스로 보기에도 성실했다. 문제는 그 성실함이 늘 같은 방향으로 닿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설명은 대개 마음보다 늦게 도착했다. 감정은 이미 스쳐 지나갔고, 그 자리에 남은 흔적을 붙잡고 말을 꺼냈다. 이미 상처받은 마음 앞에서 설명은 변명이 되기 쉬웠다. 나는 해명하려는 게 아니라 이해받고 싶었지만, 상대에게는 그 차이가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설명이 길어질수록, 상대는 점점 말을 줄였다. 그 침묵 앞에서 나는 더 설명해야 할 것 같았고, 그렇게 문장은 계속 늘어났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Helia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말이 되지 못한 마음을 글로 쌓습니다. 기억과 계절, 감정의 결을 따라 걷는 이야기꾼. 햇살 아래 조용히 피어난 문장을 사랑합니다." 주말은 쉬어갑니다.

57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91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